고대, 중세, 르네상스, 그리고 바로크 시대의 음악까지.

 
[글] 문화뉴스 아티스트에디터 김수영 panictoy27@mhns.co.kr 음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실용음악과 건반을 가르치면서 음악방송 '음악잡수다' DJ를 맡고 있다

[문화뉴스] 지금 현재 2016년. 우리가 듣고 있는 수많은 음악 장르들이 생겨나기 이전에, 문명이 발상하기 시작하면서 음악이라는 하나의 수단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고대의 음악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음악이 발전되어져 온 변천사를 흔히 '서양 음악사'로 통틀어 이야기하는데, 대한민국에서는 간혹 서양 음악사에 관한 짧거나 얕은, 혹은 전문적인 지식이 마치 교양인들에게는 필수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에 관한 판단은 내릴 수 없지만, 클래식 음악 즉, 고전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알아두어 나쁠 것 없는, 혹여 고전음악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알고 있다면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위주로 '얕게 파보는 서양 음악사'에 관해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버튼을 누르면 본 칼럼을 팟캐스트로 청취할 수 있습니다  

# 고대음악 (BC. 4∼5천 년 무렵부터 발생한 음악)

고대 음악의 발자취는 문명의 발상지인 국가들인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중국, 인도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 지역의 고대 국가들의 음악을 주로 종교의식과 관련된 것들이고 그 이외에는 궁정에서의 향연이나 오락 등을 위한 것과 전쟁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음악들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 시대의 음악은 화성도 대위법도 없는 단선율 음악이 대부분을 이루었으며, 그 선율 또한 대단히 소박했다고 볼 수 있다.

즉, 고대의 음악은 감상으로서의 음악이 아닌, 제사 의식을 위한 수단, 혹은 감정표현의 한가지 수단으로 사용됐던 것이다.

메소포타미아에서 발생한 음악은 주로 여사제들이 제사를 위해 직접 노래를 작곡하기도 했다고 전해지며, 이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처음으로 하프라는 악기가 만들어지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인도와 중국 문명에서의 음악 역시 주로 종교의식에 음악이 사용되었고, 이집트 문명에서 발견되는 피라미드의 벽화를 보면 피리를 부는 사람의 모습, 노래하는 듯한 사람의 모습, 하프를 연주하는 사람의 모습 등이 발견되면서 고대 문명 발상지들에서의 음악이 어떤 존재로 인식됐는가를 유추해볼 수 있다.

*고대음악의 키포인트 - 종교의식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음악이 사용됐다는 것.

# 중세 음악(500~1450년 정도. 약 6세기~14세기 중반의 음악이라고 볼 수 있다)

고대 음악과 중세 음악을 나누는 기준은 '콘스탄티누스 1세의 기독교 인정 이후'라고 볼 수 있다.
중세 음악의 특징은 단선율(모노포니-Monophony), 말 그대로 하나의 선율로만 이루어진 음악이 지배적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단선율의 음악이 지배적이었던 시기를 흔히 '로마네스크'라는 단어로 함축하여 표현하기도 한다)

중세 음악의 대표적인 음악은 바로 그레고리안 성가이다. '그레고리안'이라는 이름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여러 형태의 성가들을 로마 교황이었던 그레고리오 1세가 집대성하는 데에 큰 공헌을 한 데에서 가져온 이름이기도 하다.

그리고 중세 시대에는 단선율 음악의 유행과 동시에 다성음악(폴리포니-Polyphony) 또한 발달하게 되는데, 중세시대 초반에 불린 초기의 다성음악을 '오르가눔'이라는 단어로 총칭하기도 한다.
단선율로만 이루어지던 음악이 복선율의 발달로 인해 대위법이 생겨나는데, 대위법이란 '2개 이상의 여러 성부가 각기 다른 선율을 노래함으로써 하나의 음악으로 발전해 나가는 기법'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중세음악의 키포인트 - 그레고리안 성가가 발전한 시기이며 동시에 대위법이 발생한 시기.

#르네상스 음악(약 1450~1600년대의 음악. 즉 15세기 중반~16세기의 음악)

원래 '르네상스'라는 단어의 뜻은 '문화의 부흥 혹은 부활'이라는 의미가 있다. 즉, '고대 문화의 부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나, 음악사에서의 르네상스 음악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문화 전반적인 부분에서 일어나던 르네상스 운동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겠다. 그 이유는 음악이라는 분야에서는 문학이나 미술계에서처럼 '부활'의 의미는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르네상스 시대'라고 총칭하는 그 시대에 발전했던 음악을 르네상스 음악이라 부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시대에는 중세 시대에 나타난 대위법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조금 더 세련되어지고, 단선율 위주였던 음악이 성부가 다양해지면서 작곡가들은 한 선율만을 위한 작곡이 아닌, 여러 성부가 조화를 이룰 수 있게끔, 조금 더 큰 틀 안에서 작곡을 해야 했다. 그러므로 인해 대위법의 본격적인 도입으로 인한 작곡 기법이 발전했던 시기라고 할 수 있겠다.

또 한가지 특징이라고 한다면, 이 시대에 발명된 인쇄술의 발전으로 기보법이 또한 함께 발전했다는 것을 들 수 있는데, 이때 처음으로 '총보'(스코어-Score)가 등장했으며, 각 성부의 진행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악보의 발달이 르네상스 시대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 시대부터 종교 음악과 세속 음악이 확실하게 구분되기 시작하기도 했다.

*르네상스 음악의 키포인트 - 본격적인 대위법과 기보법의 발전

#바로크 음악(1600~1750년, 17세기~18세기 중반까지의 음악)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서양 음악사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시대가 바로 이 바로크 시대이다. '바로크'라는 단어의 뜻은 '찌그러진 진주,' '모양이 고르지 못한 진주'라는 뜻의 포르투갈어인 'Barocco'에서 파생됐는데, 후대 학자들이 이 단어를 붙인 이유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불완전하고 불규칙한, 뭔가 낯설고 괴상하게 들리기까지 하는 음악적 느낌을 지칭하는 의미라고 판단하는 견해가 대다수이다.

바로크 시대의 역사적 배경을 잠시 살펴보자. 그 당시는 유럽 사회가 급변하던 시기였다. 1492년 아메리카 대륙이 발견되고 난 후 본격적인 탐험의 시대가 열렸던 시기였으며, 그로 인해 다른 대륙들 간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항해술, 인쇄술, 과학기술이 크게 발전했던 시기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세상을 조금 더 넓게 바라보기 시작한 사람들이 건축, 미술, 음악 등의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조금씩 규모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훨씬 더 광범위해진 바로크 양식의 건축과 미술, 바로크 음악 등이 발전했던 것이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적인 특징은 크게 단선음악, 푸가와 소나타의 발전, 조성에 대한 체계의 확립 등으로 꼽을 수 있다.

단선음악(모노디, 혹은 모노포니-Monophony)은 쉽게 말해 성악의 독창형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중세시대의 다성음악(무반주의 여러 성부가 노래하는 아카펠라 형식)이 발전했다면, 바로크 시대에는 주선율을 노래하는 멜로디와 그 멜로디를 받쳐주는 기악이 또 다른 선율을 연주함으로써 선율과 반주의 개념이 뚜렷하게 분리되기 시작한다. 이 단선음악이 곧 후에 오페라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되고, 반주에만 그치던 기악이 독립적인 기악음악으로서 발전하게 되기도 한다.

또한,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로는 바흐와 헨델을 꼽을 수가 있는데, 바흐가 남긴 곡 중 '푸가'(Fugue)형식의 음악이 발전했던 시기가 이 때이기도 하다.

푸가 형식이란,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여러 성부들이 번갈아가면서 대답하는 형식을 말하는데, 조금 더 쉽게 비유하자면, 한자리에 모인 네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누군가가 이야기의 주제를 던져주면 그 주제에 대해 다른 세 사람이 돌아가면서 대답하는 형식을 음악적으로 표현했다고 생각하면 조금 더 푸가 형식에 가까운 이미지를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즉, 서로 다른 성부가 각기 다른 선율을 노래하는 작곡 기법인 대위법이 바흐에 의해 완벽히 집대성되었다고 보는 시각이 대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 바흐의 푸가 형식이 어떤 형식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두 음악가, 바흐와 헨델에 관한 이야기와 음악은 다음 편에 계속된다.

[도움말] 음악잡수다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