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연희단거리패의 이윤택 작 연출의 오구 죽음의 형식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오구는 오구굿의 약칭인데 망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굿이다. 망자 생존시의 욕구불만 해소와 과오와 죄업의 세척 그리고 안식처로의 정착을 기원하고, 유가족의 근심과 재앙을 소멸시키고 복록의 도래를 목적으로 기원하는 굿이다.

부족국가시대의 다양한 제천의식이 공동체의 신앙으로 정착하여, 축제적 기능과 예술적 기능이 지역적 특성에 맞춰 세습되고, 숙련도에 따라 무가, 무악, 무무로 발달해 현재는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오구굿은 굿 의식과 음악, 무용, 연극 등 종합예술로써 유교나 제도의 간섭을 배제하고, 원형을 유지해 경상도 해안지방에서 행해지고 있는 종합예술제례의식이다.

<오구>는 그 제목처럼 30년 가까이 지속되어 오면서, 일반 가옥이나, 마당이나, 서낭당 또는 고목 같은 특정한 장소에서 하던 굿을 천재작가이자 연출가 이윤택의 의해 대극장으로 옮겨져 상설공연물로 정착하게 되었다. <오구>는 민족 신앙의 계승과 전통예술의 부흥이라는 절대 절명의 과제를 연희단거리패의 단원들이 일치단결하여 앞장서 펼쳐가는 민족자존의 애국적 공연예술이자 흥겨운 굿거리 놀이마당이다.

해마다 추석이나 설날에는 박사학위를 받은 무속인, 다시 말해서 무당들 100여명이 모여 구국기도회를 개최하고 국태민안을 기원한다. 이들은 외래종교의 번창과 거기에 따르는 외래 종교의식의 유입과 흥륭으로, 우리 고유의 민속신앙이 폄훼되고, 전통제례가 배척, 괴멸되는 것에 비분강개하고, 우리민족 고유의 신앙이 있음을 주지시키고, 굿을 비롯한 우리 고유의 제전의식과 놀이마당으로 국민을 계도하는 애국적인 소명을 갖고 활동에 전념하고 있어 존경심이 든다.

   
 

<오구>는 특성상 공연물로 존중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꼭 한번은 관람해야 할 뛰어난 공연물이다. 제16회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의 대미를 장식한 <오구-죽음의 형식>은 두 시간이 넘는 공연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환호와 갈채 속에 펼쳐진다.

무대는 주인공 할머니의 집이다. 대나무 숲이 배경에 조성되고, 사랑방과 안방, 부엌이 무대좌우에 만들어지고, 하수 쪽에 평상이 있고, 상수 쪽에 빨래 줄에 커다란 천이 담장처럼 널려있다. 정면 계단 위의 차단된 가리개가 좌우로 열리면, 망자의 공간이 펼쳐진다.

연극은 도입에 신문을 읽는 장남과 임산부인 그의 처, 그리고 예쁜 어린 딸이 고무 줄 놀이를 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노모가 등장을 하고 노모의 청에 따라 굿을 하게되고, 굿 도중 노모가 사망한다. 빈소가 차려지고, 문상객이 등장을 한다. 문상객은 상청에 절을 한 후 곧바로 평상에 앉아 놀음 화투를 시작한다. 그 이후의 장면 하나하나가 희극적 일상으로 연출되면서 출연자와 관객은 동화가 되고, 굿 돈까지 행사 중 내는 장면이 흥겹게 펼쳐진다. 회당 1백여만 원의 돈이 관객으로부터 걷혔다는 후문이다. 대단원에서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혼령과 함께 망자의 세계인 구천으로 떠난다.

   
 

밀양연극촌 촌장이자 무형문화재 하용부, 명배우이자 연출가인 남미정, 연희단거리패 대표 김소희 배우장 김미숙, 김철영, 양승일, 황은미, 김소이, 서민우, 권혜원, 송성령, 신다영, 이현지, 홍민수, 김희찬, 정연진, 신승훈, 안윤철, 현슬기, 권혜원, 이민아, 서민우, 신다영 등 출연자 전원의 친 대중적 연기와 호연 그리고 노래와 연주는 관객의 환호와 갈채를 받으며 이윤택 작 연출의 <오구-죽음의 형식>을 밀양 아리랑 아트센터 개관기념공연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성공작으로 창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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