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달빛크로키' 중 '참깨라면'의 배우 장준휘, 한지희 인터뷰

   
지난 5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왼쪽부터) 배우 한지희, 장준휘 배우

[문화뉴스] 겹겹이 쌓은 추억, 그러나 함께 쌓은 추억에도 메울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하고.

연극 '달빛크로키'가 오는 14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사랑'과 '추억'에 대한 두 가지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어 한 무대에 올린다. 무대를 채울 두 작품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여전히 외로운 그들의 이야기 '옥탑방크로키'와 추억을 상실한 한 연인의 재회 이야기 '참깨라면'이다.

무명 여배우 '세경'과 무명 감독이었던 '지훈'이 헤어진 지 5년 만에 다시 만났다. 세경이 그의 옥탑방을 찾아온 이유는 '열쇠를 돌려주기 위해서'다. 지훈과 오랜 연애를 끝내고 유명한 감독 겸 교수와 결혼한 세경은, 5년의 시간 동안 이혼을 겪는다. 만취한 상태로 옥탑방을 찾아와 '참깨라면'을 끓여달라는 그녀의 요구. 그녀가 옛 연인을 다시 찾은 이유도 황당하지만, 5년 만에 다시 나타나 라면을 끓여달라는 요구는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

이 웃픈 상황은 그들이 5년 전의 순간을 제대로 '끝'내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졌다. 이혼녀가 되어 다시 나타난 세경이 지훈에게 고래고래 외치는 말은 "난 널 버린 적 없어. 네가 매일 날 버리고 있었지"였다. 한 순간, 일방적으로 헤어짐을 당했다고 생각한 지훈, 그러나 매일매일 버려지고 있음을 느껴야 했던 세경.

지난 5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지훈 역의 배우 장준휘, 세경 역의 배우 한지희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들어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호흡을 같이 맞춤에도 불구하고 실제 연인을 방불케 하는 극강 케미를 선보인 두 배우는, 본지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무대에서와는 달리 차분한 모습을 보이며 진지하게 그들의 이야기와 작품의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배우 장준휘와 한지희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참깨라면'의 무대를 꾸려가고 있었을까?

 

 

   
 

옴니버스 연극이다. 시놉시스만 봤을 때는 두 편의 이야기 중 '옥탑방 크로키'에 더 관심이 갔지만, 실제로 관극하니 '참깨라면' 팀의 케미가 돋보였다. 두 배우가 원래 알고 있는 사이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죽이 잘 맞는다. 둘의 인연이 궁금하다.

ㄴ 장준휘 배우 : 이 작품에서 처음 만났다. '옥탑방 크로키'는 여배우 3명이 나오고 우리 '참깨라면'은 우리 둘만 나오는데, 나이가 제일 어린 한지희 배우와 나이가 제일 많은 내가 만나게 됐다. 보기엔 안 그렇지만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서, 지희 배우한테 엠티갈 때까지 말을 안했었다. 말 놓은 지 이제 2주됐다. 원래 여배우들한테 말을 놓는 게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다.

ㄴ 한지희 배우: 캐스팅 결정 이후, '달빛크로키' 배우들이 단체 채팅방에 초대가 됐고 그때 처음 선배를 알게 됐다. 장 선배는 내가 처음 가지고 있던 지훈의 이미지와는 많이 달랐다. 선배 프로필 사진이 인상을 쓰고 있는 사진이어서 그랬던 것 같다. 실제로 뵙고 나서는 정말 동안이셔서 놀랐다. 실제 나이가 선배와 나와는 10살 이상 차이가 나지만,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참깨라면'이라는 제목이 재미있다. 다른 라면들을 제쳐두고 왜 '참깨라면'일까?

ㄴ 장준휘 : 우리 작가님이 아직 살아계시다(웃음). 그래서 우리도 제목의 이유를 여쭤봤다.

ㄴ 한지희 : 참깨라면이 가지고 있는 고소함이 우리 극과 비슷하다고 하셨다.

ㄴ 장준휘 : 지훈과 세경이 사귀었을 때의 느낌이, 그리고 현재의 모습이 참깨라면의 고소함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하셨다. 실제로 작가님이 그 라면을 좋아하신다고도 한다. 참깨라면에는 다른 라면들과 다르게 계란 블록과 유성스프가 들어가기 때문에, 고소하면서 매콤한 맛이 있다. 한 가지 참고사항을 말씀드리자면 참깨라면에는 계란이 들어가면 안 된다. 이미 계란 블록이 들어가기 때문에 계란을 하나 더 넣으면 비릿한 맛이 난다고 한다.

 

 

   
 

공연에서 실제로 세경이 라면을 정말 맛있게 먹어서 집에 가서 라면을 끓여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무대에서 실제로 라면을 끓여서 먹는다는 설정에 대한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그리고 한지희 배우는 공연 전에 저녁을 먹지 않고 등장하는지 정말 궁금하다.

ㄴ 한지희 : (웃음) 밥을 먹고 한다. 라면을 계속 먹으니까 다른 걸 안 먹으면 정말 힘들다.

ㄴ 장준휘 : 내일 당장 2회 공연을 앞두고 있다.

ㄴ 한지희 : (웃음)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리허설할 때, 밥을 먹고 바로 무대에 섰다. 리허설이니까 오빠가 당연히 라면을 끓이지 않을 줄 알았는데 끓여주고야 말았다. 먹느라 정말 힘들었다.

ㄴ 장준휘 : 에피소드가 하나 더 있다. 앞에 '옥탑방 크로키' 팀이랑 무대를 같이 서다 보니까 변수가 많다. 그래서 앞 팀이 물을 많이 쓰면 우리가 쓸 물이 별로 없다(웃음). 실제로 어떤 날은 라면이 짜게 되기도 한다.

 

'공연'이라는 장르의 매력은 무엇일까?

ㄴ 장준휘 : 관객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카메라 연기와 다른 부분이다. 공연은 실제로 관객들을 만나서 연기를 한다. 실수를 하더라도 끝까지 가야하며, 그런 것들이 배우로 하여금 긴장감을 갖게 하기도 한다. 또 무대에 한번 서봤던 배우들은 무대에 다시 서고 싶은 그런 매력이 있다. 무대만이 줄 수 있는 매력.

 

무대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을 더 설명해준다면?

ㄴ  장준휘 : 배우로서 칭찬받기 위해 연기를 하는데, 공연이 끝나고 관객 분들이 함께 박수를 쳐주면 '이 사람들을 만족시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배우는 감정을 표현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이 감정(커튼콜 때 배우가 박수를 받는 순간의 감정)은 얼마짜리라고 감히 말할 수가 없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게 큰 매력이다.

ㄴ 한지희 : 맞다. 그 순간마다 나오는 반응들이 있다. 모든 작업을 끝내고 나서 결과를 만나는 게 아니라,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호흡하는 게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공연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대에 서 있을 때 내게 비추는 조명 때문이다. 어느 길을 걷다가도 햇빛이 비추면 기분이 좋다. 마찬가지로 무대에서 조명이 나를 비춰줄 때 굉장히 기분이 좋다. 조명이 주는 에너지가 있다.

 

 

   
 

한지희 배우는 세경의 모습이 본인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주 자연스럽고 유쾌하게 연기하고 있다. 세경이 실제 본인의 성격과 많이 비슷한 편인지?

ㄴ 한지희 : 연출님이 학교 선배다. 처음에 연출님이 캐스팅하면서 한 말이 '세경이가 딱 너 같다'는 것이었다. 극중 내레이션이 세경이에 대해 '미친 년 같다'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연출님이 이 부분에서 특히 나를 떠올렸다고 한다(웃음).

실제로 나도 세경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실 세경이 재미있는 역할만은 아니다. 아픔을 가진 짠한 캐릭터다. 아픔을 웃음으로, 장난으로 넘기려고 하는 여자다. 극은 그녀의 아픔을 희극적으로 보여주는데, 나한테 세경이는 아픈 손가락 같은 캐릭터다. 나와 비슷한 부분이 참 많다. 여자들이 한 번 쯤은 그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후회할 것을 알면서 찾아가고, 붙잡아보는 것. 이런 모습이 나와 비슷하다.

 

후회하더라도 원하는 것은 하자는 성격인가?

ㄴ 한지희 : 그렇다.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하고 보자는 성격이다.

 

지훈은 세경과 헤어진 지 5년 만에 그녀가 헤어지자고 한 이유를 알았다. 배우 장준휘는, 그리고 지훈이라는 사람은 세경이란 여자를 이해할 수 있을까?

ㄴ 장준휘 :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 5년 만에 나타나 열쇠 주러 왔다던 그녀가 뜬금없이 헤어진 이유를 말한다. 지훈은 그녀를 끝까지 이해를 못한다. 이제 와서 얘기해봐야 부질없다고 생각한다. 연출가도 지훈이가 세경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원했다. 나도, 지훈이도 세경을 이해하기 힘들다.

 

 

   
 

'내레이션'이 흥미롭다.

ㄴ 장준휘 : 내레이션이 캐릭터를 설명해주는 부분이 많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에서, 생각으로는 떠오를 지라도 뱉지 않는 말들이 많다. 내레이션은 그런 것들을 뱉어준다. 마침 연출가가 우리 극의 장르를 정해줬다. '본격 내레이션 격정 멜로극'이라고 말이다. 세경과 지훈의 이야기는 끝까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끝이 난다. 그래서 극 말미에 내레이션 대신 실제 배우들이 녹음한 지훈과 세경의 속마음이 나온다. 지훈과 세경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목소리로 낸 부분이다. 두 사람의 후회가 담긴 말들이다. 이 목소리는 자신의 마음을 주관적으로 얘기한 부분이라면, 내레이션은 제삼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으로 설명해주는 부분이 많다.

 

연극은 추억을 상실했던 한 연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대사나 장면 중에 가장 공감이 가는 것이 있었다면?

ㄴ 한지희 : 지훈이 "여기 왜 왔어"라는 물음에 세경은 "갈 데가 없어서"라고 대답한다. 물론 세경만큼의 극적인 상황은 없었지만, 세경이처럼 누군가에게 간절히 위로를 받고 싶었던 적이 있다. 나는 그때 오래 만나지 않았던 사람에게 연락해 만났다. 세경이 지훈을 찾아간 이유는 지훈이라는 사람이 날 가장 잘 이해해줬던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세경도 그를 잘 이해했고 말이다. 소중한 사람이었으니까 시간이 지나더라도 그때 그 감정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훈을 찾아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은 이해받고 싶은 마음. 아무 말 안 해도 되니까 누군가와 눈을 마주치고 싶은 그런 마음.

ㄴ 장준휘 : 나는 실제로 이렇게까지 싸우지는 않았었다. 생각해보면 그동안 나는 다 차이면서 연애가 끝났었다. 대본에 이런 부분이 군데군데 있다. '왜 왔어', '왜 그랬어', '이유가 뭐야?' 등. 항상 그게 궁금했다. '(너를 사랑하는)마음이 없어졌어'라는 말을 하는 순간, 왜 하필 그때 마음이 그렇게 없어졌냐는 것이다. 그 대사들이 그동안 내가 품고 있던 궁금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리고 백석의 시를 읊는 장면이 잇다. 지훈이도 세경이 이별을 고한 이유를 정확하게 알고 싶었을 것 같다. 하지만 알 수 없으니, 그 이유를 '다 세경 때문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딱히 공감이 되는 대사는 없지만, 그들의 상황들은 공감이 많이 된다.

실제로 나도 예전 여자친구가 술 먹고 찾아오는 경우가 있었다. 술을 좋아하는 친구였는데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와서 냉면을 해달라고 그랬다. 만취이면서 만취 아니라고 우기기도 하고. 상황이 공감되는 곳이 꽤 있다. 작가도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참깨라면'은 15분 만에 대본을 썼다고도 한다.

 

 

   
 

내레이션을 통해 관객들은 이야기의 배경, 인물의 관계, 내면 심리까지 보다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배우들이 생각하는 내레이션 연극의 장점과 단점은?

ㄴ 장준휘 : 국내최초로 시도되는 장르다(웃음). 장점은 이렇다. 보시는 분들이 내레이션이라는 장치를 통해 극에 깊이 있게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레이션의 대사에는 실제로는 뱉지 않을 말들이 많다. 가령, 세경을 쳐다보며 '지훈은 그녀를 미쳤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해준다.

두 배우는 무대에서 굉장히 진지하다. 내레이션이 거기에 들어가 무겁지만은 않게 환기시켜주는 작용도 한다. 그래서 밖에서 보는 관객들한테는 그 점이 '본격 나레이션 격정 멜로극' 자체의 매력으로 다가올 것같다. 이 장르를 소화하며 다소 힘든 점은, 내레이션이 나올 때 배우들이 '버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들리는 걸 막을 수 없다 보니, 듣고 있다가 웃음이 터지기도 한다.

ㄴ 한지희 : 장점은 오빠가 얘기하신 것처럼, 우리가 생각은 하지만 말로는 내뱉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그걸 내레이션으로 얘기해주니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통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해주니 재밌고 유쾌할 것 같다. 단점은, 아무래도 배우의 연기 감정선이 쭉 이어지지 않고, 잠시 멈춰서 기다렸다가 다시 가야되는 것이다.

ㄴ 장준휘 : 이렇게 생각하곤 한다. '참깨라면'에는 지훈과 세경이라는 등장인물에 더해서 '내레이션'이라는 배역이 하나 더 있다고 말이다. 내레이션이 나오는 부분을 '내레이션의 대사다'라고 생각하면, 이 극 자체를 세 배역이 맞물려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장준휘 배우는 연극 '달빛크로키'의 청일점 배우다. 어딜 가나 남자 배우가 많은 현장에서 '달빛크로키'의 캐스팅같은 경우는 쉽지 않은 풍경인데, 청일점 배우가 느끼는 현장 분위기가 궁금하다.

ㄴ 장준휘 : 나도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연기를) 하다 보니 이런 날도 오는 구나' 싶었다. 첫 모임 전, 메신저 프로필은 뭐 다들……(웃음). 공연 연습 전에 홍보를 위해 포스터 사진을 먼저 찍었는데, 포스터를 본 주위 남자 동료들이 매우 부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근데 실제로는 연습을 따로 해서 사실 2인극을 하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 다만 극장에 들어가면 두 팀이 만나기는 한다. 그러나 좋지 만은 않은 부분이 있다. 일단 힘쓰는 일들은 다 내가 해야 된다(웃음). 그리고 혼자 남자니까 분장실에서 다른 배우들이 옷 갈아입는다고 하면 군말 않고 나가 있어야 한다.

 

 

   
 

 

극의 마지막, '참깨라면'의 지훈과 '옥탑방 크로키'의 소여가 만나 각자 어느 곳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웃는다. 지훈은 무엇을 떠올리며 웃은 걸까?

ㄴ 장준휘 : 두 작품은 옴니버스 작품이다. 그러다보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로 두 작품을 엮게 됐다. 대본에는 없지만 옴니버스니까 엮어내려는 시도를 했다. 프롤로그는 소여가 트렁크 들고 오는 장면, 에필로그는 지훈과 소여가 옥탑방에서 만나 서로 다른 곳을 보며 웃는 장면이다.

'참깨라면'은 배경이 2014년이고 '옥탑방 크로키'는 2015년의 이야기다. 세경이 왔다가 나간 지훈의 옥탑방, 지훈이는 그곳을 이사가고 소여가 들어온다는 설정이다. 먼 곳을 보며 웃는 것은 옥탑방에서 찾아내려는 앞으로의 희망을 상징한다. 지훈은 5년 동안 세경을 증오하며 이를 갈며 겨우겨우 감독이 된다. 이제 이곳을 마음속에서 털고 나가는 거고, 소여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서 옥탑방에 들어온다. 그래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웃는다. 소여는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ㄴ 한지희 : 매우 센 캐릭터를 맡고 싶다. 독한 캐릭터. 극적으로 치닫는 내용도 좋다. 역할을 맡으며 '내가 (연극을) 하고 있다', '살아있다'를 느낄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역할 말이다. 한편으로는 '갈매기'의 니나를 하고 싶기도 하다.

   
 

각자 배우로서의 꿈이 궁금하다.

ㄴ 장준휘 : 배우로서 '칸(Cannes)'은 한 번 가봐야겠다는 마음이다. 배우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다. 동료 배우들이 인정해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 말이다. 작업이 끝난 다음에 '저 사람과는 다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줬으면 좋겠다. 대학로에는 정말 다양한 배우가 있다. 그래서 그 다양한 배우들과 함께 작품이나 연기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다양한 평들도 오간다. 물론 모든 배우를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다섯 명 중에 네 명에게는 그런 평가를 받는 연기를 하고 싶다.

ㄴ 한지희 : 배우라는 내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내 꿈이다. 너무 힘든 직업이니까 말이다. 8살 때부터 연기학원에 다녔다. 태어나 처음 가졌던 꿈이 배우였고 변하지 않고 그때부터 쭉 예고에 진학하고, 대학에서 연기 전공을 했다. 그런데 졸업을 하면서부터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하면서 '내가 열심히만 해도 안 되는 것이 있구나'라는 걸 느꼈다. 내 노력만으로는 안 될 수 있다는 게 느껴지니 포기하고픈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연기를 포기하지 않게 된 건, 연기 입시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선배를 통해 영화를 하게 됐던 데에서부터였다. 처음 가졌던 꿈을 나도 내가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꿈을 내가 지키고 싶다.

 

연극 '달빛크로키'의 매력은?

ㄴ 장준휘 : 세계최초, 국내최초로 시도되는 '본격 내레이션 격정 멜로극'을 경험하실 수 있다. 또한 두 작품을 동시에 만나볼 수 있는데, 두 얘기 모두 현대인과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실제로 그 집에 사는 사람들처럼 라면도 끓여먹기도 한다. 라면은 냄새 때문에 배고파질 수 있으니 저녁 꼭 먹고 오시길 바란다.

ㄴ 한지희 : '달빛크로키'는 무거운 연극은 아니지만, 삶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이나 추억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가볍게 볼 수 있으면서 공감할 수 있고 '나'를 회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누가 봐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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