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이 '이야기의 재건2: 던컨 캠벨, 오톨리스 그룹, 그리고 와엘 샤키'를 서울관 MMCA필름앤비디오 영화관에서 10일부터 9월 11일까지 개최합니다.

'2016-2017 MMCA 필름앤비디오특별기획프로그램 '이야기의 재건' 시리즈'의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 역사 그리고 인간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세 작가의 작품세계를 집중 조명합니다.

던컨 캠벨(Duncan Campbell)은 아일랜드 출신 작가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으며 그의 필름작업은 옛 사진 자료와 필름들을 엮어 자본주의적 삶의 양식에 내재하는 서사를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변증법적으로 공존하는 세계의 시스템과 인간 실존의 관계에 질문을 던진 그는 '버나뎃', '폴스 번스 멀론 피들스', '존 드롤리언의 꿈' 등으로 이어지는 그의 작업을 통해 단편적인 기록물로서의 사진과 기록이미지들을 재해석하면서 역사적 사실과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열린 담론을 제시합니다.

특히 2014년 그에게 터너상을 안겨준 '타인의 오브제'는 예술작품의 상업적 가치와 효용성, 그리고 예술의 의미가 뒤섞인 문화 구조에 근본적인 질문을 제기하는 재치 있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2002년 안잘리카 사가(Anjalika Saga)와 코도 에슌(Kodwo Eshun)이 결성한 영국의 오톨리스 그룹(Otholith Group)은 이미지와 사운드의 물리적 성질을 이용하여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허구적으로 연결합니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 문명이 축적해온 환경, 기술과 감각의 변형 그리고 지층의 운동과 태양의 활동에 이르기까지 전 방위적인 문제들을 연구하는데요. 과거의 단편적인 이미지들은 이들의 영화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계기가 되고 문학, 영화, 음악, 과학 등으로부터 인용된 재료들은 실제와 허구의 경계를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이처럼 오톨리스 그룹의 작품들은 연구과정 속에서 채집된 사진 및 사물, 소리, 행위 등을 단서로 이미지와 언어의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며 그들의 작업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포함한 세계와 우주의 현상들을 관찰하는 연구과정의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이집트 아티스트 와엘 샤키(Wael Shawky)는 인형극을 이용하여 십자군전쟁 삼부작을 완성했습니다. '십자군 카바레' 삼부작은 11세기 말에서 13세기 말 사이에 벌어진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종교전쟁을 배경으로 여덟 차례에 걸친 십자군 원정의 복합적인 역사와 정치, 사회적 맥락들을 다룹니다.

2010년에 시작해 2015년에 완성된 와엘 샤키의 '십자군 카바레' 삼부작은 종교•신화•문화•정치가 복합적으로 결합된 오늘날의 사회•정치적 문제들을 십자군 전쟁이라는 대서사극을 통해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중세 프레스코화를 연상시키는 배경 속에서 마리오네트(Marionette) 인형들의 형상과 표정은 전개된 사건들의 정서적 양상들을 표현하지만 모든 사건의 맥락은 관객의 다양한 해석을 유도한다고 하네요.

'이야기의 재건2: 던컨 캠벨, 오톨리스 그룹, 그리고 와엘 샤키'는 이들 3명의 작가가 제작한 싱글 채널 작품 전부를 소개한다. 던컨 캠벨의 작품들은 모두 국내에선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이며, 일부 작품만 소개되었던 오톨리스 그룹은 전작(全作) 상영과 함께 2014년 싱글채널 설치작품 '소버린 시스터즈'가 상영관 문을 개방한 채 반복 상영된다고 합니다. 또한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와엘 샤키의 십자군 삼부작의 마지막 편 '십자군 카바레3: 카르발라의 비밀'을 포함한 그의 삼부작은 작가의 세계를 면밀히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던컨 캠벨, '노동', 영국, 2011, 39min, SD, B&W
   
▲ 오톨리스 그룹, '닮아가는 사람들', 영국, 2012, 21min, HD, Color
   
▲ 와엘 샤키, '십자군 카바레 I : 호러쇼 파일', 이집트, 2010, 32min, Blu-ray, Color

[글]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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