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고 담담하게 전하는 따스한 위로와 삶의 진리... 15세 관람가

방송 일시 : 5월 17일 24시 05분

출처 : 스폰지

[문화뉴스 MHN 김재정 기자] 핀란드에 위치한 한 일식당. 

일본어로 갈매기라는 뜻을 가진 '카모메 식당'은 일본인 사치에가 혼자 운영하는 작은 일식당이다. 

개업 한달 동안 손님 하나 없던 카모메 식당에 찾아온 핀란드 청년 토미를 만나며 일본 만화영화의 가사를 기억하려 애쓰게 되고,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일본인 미도리를 통해 가사를 전부 배우게 된다. 

토미, 그리고 미도리가 식당에 드나들며 식당을 멀리서 관찰하던 할머니 삼인방, 리사 등이 하나 둘 식당으로 모여들며 카모메 식당은 활기를 찾게 되고,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찬 카모메 식당은 핀란드 사람들의 힐링의 장이 되어간다. 

잔잔한 흐름으로 어쩌면 지루할지도 모르는 이 영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것은 바로 영상미. 

식당을 찾은 손님들을 기계적으로 대하지 않고 하나하나 정성들여 음식을 대접하는 사치에의 모습은 따뜻하고 다정한 영상미를 자랑한다. 

또한 핀란드에서 일본식 가정식이 어떻게 녹아드는지 보여주는 것도 영화를 관찰하는 포인트 중 하나. 

과장이나 불안함 없는 탄탄하고 평온한 배우들의 연기는 관객들에게 안정감을 전해주며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출처 : 스폰지

화면 너머에서 따뜻한 음식으로 관객에게 건네는 힐링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결국 바쁘고 정신없는 삶에 치여 여유로운 핀란드로 오게 된 두 일본인, 미도리와 마사코. 

그러나 그들이 마주한 핀란드의 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 슬퍼하는 이들과 곤궁함을 이기지 못하고 커피를 훔치는 도둑이었다. 

카모메 식당에서 사치에의 음식을 먹으며 서로의 사연을 알아가고, 핀란드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들은 당연하지만 중요한 진리를 깨닫는다. 

어디에서도 슬픈 사람은 슬퍼하고, 외로운 사람은 외롭다는 것. 

맛있게 먹어줄 손님을 위해 요리하고, 커피를 내리는 사치에의 행복을 바라보며 미도리와 마사코는 사람을 통해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치유해간다.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 역시 '탈조선'을 외치며 이민이나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기도 하고, 제주도 등 우리가 꿈꾸는 평온한 곳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탈피 역시 나 스스로가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똑같은 일상으로의 반복이 이어지는 것. 

영화는 관객에게 어디에 있더라도 자신의 행복을 잊지 말라는 진리를 전하며 영화가 진행되는 102분 동안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떠나지 못한다고 해서 불행해할 필요도, 떠나버렸다고 해서 모든게 행복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잠시 내려놓고 내가 이뤄갈 수 있는 행복을 찾아보자는 것이 영화의 취지이다. 

출처 : 스폰지

요리가 전하는 따뜻한 힐링, '리틀 포레스트'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카모메 식당'

영화 속 사치에의 요리 장면을 보면 꾸준히 떠오르는 것은 2017년 인기를 끈 영화 '리틀 포레스트'. 

일본 영화를 원작으로 리메이크한 한국의 '리틀 포레스트'는 원작보다 요리하는 장면이 부각되면서 요리 과정,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장면을 비추며 그 자체로 하나의 힐링이 된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 속 조용한 생활을 꿈꾸고 평온한 삶을 찾아가고 싶은 현대인들에게 '리틀 포레스트'는 소소하지만 부러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러나 리틀 포레스트가 끝나면 어쩐지 입 안이 조금 쓰다. 

영화 속 주인공처럼 우리에게는 시골로 훌쩍 떠날 용기도, 어쩌면 떠날 시골도, 함께할 친구도 없기 때문이다. 

떠나지 못한다면, 도시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나는 여전히 불행한 걸까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영화 '카모메 식당'은 근본적으로 다른 위로를 건넨다. 

바쁜 일상이 숨쉬는 도시에서도, 평온을 찾아 떠나온 헬싱키에서도 결국 내가 추구하는 바에 따라 나의 행복이 결정된다는 것. 

영화는 떠날 용기도, 여유도 부족한 관객들에게 괜찮다며 사소하지만 소중한 위로를 전한다. 

따뜻한 마음과 함께 지친 주중의 피로를 씻어보낼 영화, '카모메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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