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데일리 평점 3.4점으로 최고점
알모도바르 감독 “영화에 내 삶 반영됐지만 주인공과 동일시하지 말아달라”

출처: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문화뉴스 MHN 최윤진 기자] 칸 영화제에서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신작인 '페인 앤 글로리'(Pain and Glory)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나온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의 평점에서 ‘페인 앤 글로리’는 3.4점을 받았다. 경쟁부문 진출작 21편에서 평점이 매겨진 7편 가운데 최고점이자 유일하게 3점을 넘긴 영화다. 

영화는 한 영화감독이 점차 약해져가는 자신의 육체와 신체적인 고통 속에서 어머니와의 추억, 어린 시절의 욕망, 이루지 못한 사랑 등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을 그렸다. 알모도바르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주인공 역에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페넬로페 크루즈는 주인공의 어린 시절 기억 속 엄마 역할을 맡았다.

스페인 대표 감독 알모도바르의 작품들은 선명하고 강렬한 색채 사용, 일상과는 거리가 먼 뒤틀린 사랑, 기괴한 상황 등이 돋보인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으로 감독상을, '귀향'(2006)으로 각본상을 수상했다. 지난 2017년에는 심사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칸 영화제를 종횡무진하고 있으나 아직 황금종려상과 인연은 없다. 

외신들도 영화를 호평했다. 가디언지 비평가 피터 브래드쇼는 ‘페인 앤 글로리’에 별 네개 반을 주며 "기쁨에 대한 영화이며 이 영화는 그 자체로 기쁨이다. 재치있고 영리하며 감각적이다"고 이야기했다.  버라이어티는 "거장의 영혼이 이처럼 온전히 노출된 것이 처음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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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모도바르 감독은 18일 칸 팔레 드 페스티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에 내 삶이 반영되긴 했지만, 이 영화는 어디까지나 픽션"이라며 "영화를 내 삶이라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주인공을 나와 동일시하지는 말아달라"고 말했다.

감독은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필연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하게 된다. 나는 내 삶의 일부를 공개할 권리는 있지만,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조심해야 했다"면서 "내 삶의 몇 퍼센트를 영화에 반영했는지를 말해줄 수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에서 나이 든 주인공의 엄마가 주인공에게 '너는 좋은 아들이 아니었다'고 말하는 장면은 실제로 내 삶에는 없던 장면이다. 그러나 꼭 필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넣었다"고 설명했다.

알모도바르 감독은 영화 주인공이 어린 시절 동굴로 이사하고, 자신이 글을 가르쳐주던 건축 노동자에게 첫 욕망을 느끼는 장면에 대해 "내가 9살 때 이사한 것은 맞지만 동굴에 살진 않았다. 또 그 당시 노동자와 사랑에 빠진 적도 없다"며 "다만 9살 아이의 눈에 전후 스페인의 비극이 어떻게 보일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주인공 역을 맡은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나는 주인공을 연기하기 위해 내 안의 일부를 죽여야 했다"며 "이 영화는 내가 새로운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되도록 도와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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