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이 온두라스에 패하며 올림픽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 온두라스에 패하며 아쉬움을 더 한 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문화뉴스] 졌지만 잘 싸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대표팀이 온두라스에 0-1로 패하며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14일 오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주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축구 8강전 온두라스와의 맞대결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대표팀은 4년 전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재현하지 못한 채 짐을 싸게 됐다.

아쉬운 패배다. 경기를 지배한 팀은 대표팀이었다. 그러나 결정력이 문제였다. 슈팅이 자꾸 골대를 빗겨 나갔다. 온두라스 수문장 로페스 루이스의 선방도 이어졌다. 이날 루이스는 흡사 야신의 재림과 같았다. 후반 막판 들어서는 너무 급한 나머지 집중력을 잃어버렸다. 상대의 침대 축구 전력과 고도의 심리전에서도 휘말린 대표팀이었다. 아쉽고 억울했다. 후반 막판에는 엘리스가 약 4분여간 누워 있었지만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 잘 싸우고도 패한 대표팀. 그래서 아쉽다

파상 공세였다. 일방적인 경기 내용이었다. 온두라스 선수들 10명을 상대로 승리한 선수들이었지만 단 한 명 상대 수문장을 뚫지 못했다. 지속해서 대표팀은 온두라스 수비진을 괴롭히며 루이스 골키퍼와 1 대 1 상황도 여러 차례 만들었다. 그러나 루이스의 미친 선방이 이어졌다.

대표팀의 강력한 슈팅도 굴절되는 공은 물론이고 구석으로 빨려 들어가는 슈팅 모두 루이스 골키퍼는 막아냈다. 루이스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지면서 온두라스의 역습 전개도 탄력을 받았다. 결국 후반 15분 대표팀은 상대에 역습을 허용했고 엘리스가 차분히 오른발 인사이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반격에 나섰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루이스의 선방은 연이어 이어졌고, 온두라스 선수들은 서서히 침대 축구를 준비했다. 미네이랑 경기장은 일부 온두라스 선수의 안방과 같았다. 한 번 누우면 일어나지 않았다. 심리전에 말려든 대표팀은 더욱 조급해졌고 결국 무득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 핀투 감독의 전략적 승리. 아쉽지만 받아 들여야.

전력상 대표팀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축구의 신은 온두라스 손을 들어줬다. 무엇보다 핀투 감독의 전략이 돋보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코스타리카 대표팀의 돌풍을 이끌었던 핀투 감독은 2년 전과 마찬가지로 5-4-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고 최대한 수비진을 잠그면서 단 한 방의 역습으로 대표팀을 상대했다.

핀투 감독의 전략은 적중했다. 대표팀의 연이은 공격이 이어진 가운데 온두라스 선수들은 수비진을 내렸다. 대표팀으로 하여금 최대한 라인을 끌어 올리게 한 셈. 그리고 후반 15분 온두라스는 단 한 번의 결정적인 기회를 완벽히 살려냈다. 대표팀이 공격 상황에서 공을 빼앗기자 바르가스가 퀴오토에게 공을 내줬고, 퀴오토는 빠른 돌파 후 엘리스에게 패스했다. 이를 받은 엘리스는 차분한 오른발 슈팅으로 대표팀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온두라스는 더욱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펼쳤다. 빈틈이 없었다. 연이은 공격 상황에서 루이스 골키퍼의 선방쇼까지 이어졌다. 심리전에 말려든 대표팀은 세밀함 부재라는 문제만 낳은 채 결국 패했다.

▶ 골짜기 세대? 가능성 보여준 대표팀

패배는 아쉽지만 가능성은 충분했다. 독일과 멕시코가 속한 죽음의 C조에서 2승 1무를 기록하며 당당히 8강에 진출했다. 온두라스전 패배는 아쉽지만 경기 내내 공격의 고삐를 당기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준 대표팀이다.

주목받던 선수들도 적었고, 한 템포 쉬어가는 의미에서 '골짜기 세대'로 불렸지만 본선에서 보여준 대표팀의 활약은 으뜸이었다. 조별리그에서는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3경기에서 12골이나 터뜨리는 화력쇼를 펼쳤다. 역대 세계 대회 본선 중 가장 많은 득점포다.

결국 온두라스와의 8강전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신태용호가 보여준 행보는 골짜기 세대의 반란이었다. 류승우와 문창진 그리고 황희찬과 권창훈의 재발견이 가능했고, 선수들 역시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이대로만 쭉 크면 그만이다. 패배는 아쉽지만, 노력은 충분했던 대표팀이다.

문화뉴스 박문수 기자 pmsuzuki@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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