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양심적 병역 거부자 실존 인물 프란츠의 이야기
테런스 맬릭 감독 레드카펫 기자회견 불참... 영화 상영에는 모습 드러내

출처: 연합뉴스

[문화뉴스 MHN 최윤진 기자] 지난 19일(현지시간) 제72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미국 테런스 맬릭 감독의 ‘어 히든 라이프’가 공개됐다. 

‘어 히든 라이프’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실존인물 프란츠 예거슈테터(Franz Jaegerstatter)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오스트리아 라데군트에 살던 프란츠는 나치의 징집명령을 거부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결국 감옥에 갇히고 사형당한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마을 라데군트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평온한 삶을 살고 있던 프란츠에게 나치의 징집 명령이 내려온다. 그는 징집 명령을 거부하고, 감옥에 가게 된다. 마을 사람들은 프란츠의 가족을 배신자로 취급하며 배척한다. 

영화에서는 프란츠의 육체적 고통보다는 정신적인 고통을 더 많이 조명한다. 프란츠가 정신적 고통을 받는 장면과 함께 그의 아내가 딸 셋을 혼자 키우고 농사일을 하는 장면이 교차로 나타난다. 프란츠와 아내의 모습을 번갈아 편집하면서, 관객들에게 한 가족의 슬픔을 보여주고 있다.

세 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맬릭 감독만의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다. 많지 않은 대사보다는 카메라에 담긴 오스트리아의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의 소리가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1973년 장편 ‘황무지’로 데뷔한 맬릭 감독은 40년이 넘는 활동 기간 동안 단 7편밖에 만들지 않은 과작(寡作) 감독이다. 그는 한 영화를 만들 때 정성들여 찍고 오랜 기간 편집한다고 한다. 이번 ‘어 히든 라이프’도 2년 반이라는 긴 편집 기간 아래 완성됐다. 

또한 맬릭 감독은 사생활 노출을 굉장히 피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2011년 제64회 칸 영화제에서 ‘더 트리 오브 라이프’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나 시상식장에 참석하지 않았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레드카펫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맬릭 감독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어 히든 라이프’의 주연 배우 아우구스트 딜과 발레리 파흐너만이 자리했다. 보통 칸 영화제에서는 기자간담회에 감독이 참석해 영화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기자 간담회에서 아우구스트 딜은 “이 영화는 주인공의 개인적이며 영적인 선택을 다룬 작품”이라며 “편집에만 2년 반이 걸렸는데, 이 편집 과정은 이전의 어떤 영화와도 같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맬릭 감독은 이례적으로 이번 영화 공식 상영에 나타나 관객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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