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 최효원

[문화뉴스] 지난 13일 오후 5시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세종아트센터에서 마술사 최효원의 마술 이야기가 펼쳐졌다.

2016 부산 국제 페스티벌 클로즈업 부문 우승, 2016 알렉산더 매직컨벤션 클로즈업 부문 2위 등의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는 젊은 마술가 최효원은 '마술로 기억해'(2012), '마생'(2015) 등의 개인 공연과 연극 '초능력 패밀리'에서 마술감독을 맡으며 스토리텔링과 마술을 이어오는 작업들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이번 매지컬텔링 '마술 같은 날'도 그 작업의 일환으로, 쇼 퍼포먼스에만 의존하는 여느 공연들과는 달리 마술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한 형태로 진행된다. 마술사가 단순한 행위자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공연이 꾸려졌다. 또한, 관객들에게 직접 무대 위에서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마술이 '꿈'이라고 말하는 마술사 최효원, 그가 말하는 '마술 같은 날'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본다.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 저마다의 '마술'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문화뉴스 독자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와 부탁드린다. 얼마 전 성황리에 끝내신 매지컬텔링 '마술 같은 날'에 대한 소개도 함께 부탁드린다.

ㄴ 반갑습니다. 마술사 최효원입니다(웃음). 매지컬텔링 '마술 같은 날'은 우리 모두 가끔씩 만나게 되는 마술 같은 날, 그리고 마술사가 말하는 마술 같은 날을 마술로써 함께 풀어가고자 하는 공연이다.

 

이번 공연이 매지컬텔링이란 장르로 진행된다. 매지컬텔링이란?

ㄴ 살면서 마술 같다고 느꼈던 기이한 현상이나 실제로는 불가능한 상상을 언어와 음악으로 풀어가는 마술 공연이다.

 

공연제목이 '마술 같은 날'이다. 마술사에게 '마술 같은 날'이 궁금한데.

ㄴ 누군가에게는 '마술'의 의미가 '사랑'일수 있고 누군가에겐 '환상'일 수 있다. 나에게 마술은 '꿈'이다. 내 공연하는 날이 곧 '마술 같은 날'인 셈이다(웃음).

 

마술계의 양대 산맥 이은결, 최현우. 이은결이 아티스틱한 매직을 선보이며 마술의 본질을 고민하게 하는 마술사라면, 최현우는 친근한 이미지로 쇼잉을 강조하는 마술사 같다. 둘 중 자기와 비슷한 타입은? 혹 따로 롤모델로 삼는 마술사가 있는지?

ㄴ 두 분 다 내가 마술을 처음 배울 때부터 왕성히 활동한 선배님들이다. 또한 주옥같은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는 선배님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마술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염두에 두기도 했고,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쇼잉도 좋아했다. 그러나 두 지점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나와 어울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 배우려고 노력해왔기 때문에 어느 마술사의 타입과 비슷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세계적인 마술사들의 좋은 모습을 보면, 배우기도 하고 배 아파하기도 하고(웃음) 비판할 부분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내 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에는 정말 많은 마술사들이 있지만 '저 마술사가 내 미래 모습이야' 혹은 '내 롤 모델이야'라고 생각해본 적 없는 것 같다. 다만 존경하고 좋아하는 분들은 계시다(웃음)

 

 

   
 

마술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ㄴ 초등학생 때 어린이가 구독해 볼 수 있는 잡지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됐다. 거기에는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의 인터뷰와 함께, 마술을 배울 수 있는 사이트 주소가 적혀 있었다. 그 사이트에서 마술을 하나하나 배우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게 됐고, 어느 새 지금도 하고 있는 일이 됐다. 이제는 평소에도 재밌는 상상, 혹은 누구나 놀랄 수 있는 내용들이 떠오르면 기록해 뒀다가 어떤 마술과 같이 표현 하면 좋을까에 대해 늘 고민한다.

올해만 큰 상을 두 번 수상했다. '2016 부산 국제 페스티벌' 클로즈업 부문 우승, '2016 알렉산더 매직컨벤션' 클로즈업 부문 2위. 각 대회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ㄴ 4년 만에 나가는 대회를 앞두며 '대회에 연연 하지 말자'는 멋진 생각으로 참여하고자 했다. 그러나 알렉산더 매직컨벤션을 시작으로 대회들에 나가다 보니, 욕심이 생기고 주변의 많은 충고로 소신을 잊게 되는 느낌이 들었다. 소위 '멘탈이 부서지다'는 느낌말이다.

그때 주위 선배님과 친구들이 '뭣이 중헌지' 알아듣게 잘 설명해 주셨다(웃음). 그래서 BIMF(부산 국제 페스티벌) 때는 마술을 더 담백하게 준비했다. 무엇보다 다른 잡념 없이 '공연 하자'는 생각만 떠올리다 보니 대회를 치룰 수 있었던 것 같다. 수상은 정말 기쁜 일이지만, 내가 하려는 것을 끝까지 믿고, 잊지 않았다는 게 더 중요하게 깨달아지는 경험이었다. '의미 있는 공연'을 하는 게 내가 마술을 하는 이유니 말이다.

마술사 최효원에게 '마술'이란?

ㄴ '될 때 까지 하게 만드는 더 큰 설렘'이다.

[글] 문화뉴스 장기영 기자 key000@mhns.co.kr
[사진] 세종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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