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가야 최초의 고총고분에서 집모양토기 등 상형토기 4점 출토

출처 : 함안군

[문화뉴스 MHN 김인규 기자]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1,600년 전 가야인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보물급 유물들이 출토되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경상남도와 함안군은 말이산 고분군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2월부터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북쪽지역의 미정비구간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오는 29일 오후 2시 발굴현장과 함안박물관에서 그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말이산 고분군의 북쪽에 분포한 가야시대 덧널무덤과 돌덧널무덤 등 7기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중 45호분은 1986년 처음으로 발굴이 시도된 적이 있으나, 당시에는 무덤의 흔적을 찾지 못해 그간 가야고분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져왔다.

계속된 논란 끝에 지난해 실시한 시굴조사에서 가야고분임이 최종 확인됐고, 올해 발굴조사에서는 덧널을 내부구조로 하는 봉토분임을 추가로 밝혔다. 봉분의 규모는 지름 20m, 높이 1.8m로, 중심능선에 위치한 암반대를 원형으로 비스듬히 깎아 봉분의 가장자리를 조성하고, 가운데를 파내어 덧널을 배치했다. 덧널의 규모는 길이 6.7m, 너비 2.7m로, 기존에 발굴된 아라가야 덧널무덤 중에서 가장 크다.

또한 덧널 내부에서는 보물급 유물들이 쏟아졌다. 특히 주인공의 머리 위쪽 유물 부장공간에서는 다수의 토기들과 함께 집모양토기, 배모양토기, 등잔모양토기, 동물장식뿔잔 등 다양한 형태의 상형토기 4점이 일괄 출토됐다. 지금까지 한 고분에서 이렇게 다양한 상형토기가 한꺼번에 출토된 것은 처음이다.

이 중 집모양토기는 9개의 기둥 위에 건물을 올려놓은 고상가옥을 본떠 만들었다. 맞배지붕과 대들보, 도리, 서까래, 빗장을 걸어 놓은 대문 등 한국 전통건축의 주요 부분을 자세하게 표현해 놓았다. 지붕과 가옥 뒷면에 주둥이를 붙여 주전자로 사용했다.

배모양토기는 가야시대 준구조선을 형상화한 토기다. 유선형의 선체에 파도를 막는 판재를 앞뒤로 대었으며, 양 측판의 윗면에는 각 5개씩의 노걸이가 배치되어 있다. 배의 뒷부분인 고물부가 뚫려 있어 잔으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무덤 주인공의 주변에서는 투구와 큰 칼, 말갑옷, 금동제 말갖춤 등도 함께 출토됐다.

이주헌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연구실장은 “말이산 45호분에서 출토된 상형토기는 기존에 알려진 집모양, 배모양, 등잔모양토기 등의 출토 맥락을 확인해주는 중요한 고고자료”라며 문화재 지정을 권고했다. 하승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조사연구실장은 “가야문화를 이해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학술자료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에 등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조사된 말이산 45호분은 고분의 입지와 규모, 출토유물 등으로 볼 때, 400년을 전후한 시기에 조성된 아라가야 최고지배층의 무덤이자 최초의 고총고분으로서, 가야고분의 점진적인 발전과정과 가야의 건축과 조선 기술을 복원하는 데 더없이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며 향후 학계의 반응이 주목된다.

한편, 류명현 경상남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올해 경상남도에서는 말이산 고분군 외에도 김해 예안리, 고성 내산리, 합천 옥전고분군 등 사적으로 지정된 주요 가야유적에 대한 학술발굴조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만큼 큰 성과가 기대된다”면서 “이를 통해 가야사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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