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에쭈드'(etúde)란 말 그대로 상황극이다. 상황만 주어주고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이 극을 진행시키면서 배우자신에게 느껴지는 내면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다. 배우 김태훈은 연기에서 '에쭈드'를 논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물이다. 배우로서 에쭈드를 가장 생명력 있게 표현하고, 또 교수로서 그 노하우를 가장 잘 전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문화뉴스'를 통해 에쭈드는 이런 것이다…라고 독자들에게 설명을 전했다.

▶ [대한민국 최고예술가 100] 2. 현대연기의 근간 '스타니슬랍스키'의 제자…"나는 치열한 배우 김태훈"에서 계속됩니다. 

('에쭈드'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셨으면 좋겠는데, 사실 교수님의 키워드가 에쭈드가 있는 것 아시죠? 에쭈드는 연기를 하고자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기본적인 연기 훈련의 방법으로 전설처럼 남아있는.)
ㄴ 먼저 기분이 나쁘지 않은건 제가 15년 전에 국내 여러 연기관련 세미나 같은 곳에서 '에쭈두'를 언급하면, 그게 뭐냐며 저를 외계인 취급을 했었어요. 근데 한 2, 3년 전부터 교원 임용고시나 연극영화 교원임용고시에서 '에쭈드'가 등장했어요. 임용고시 문제는 굉장히 많은 사람이 검증을 하잖아요. 국내에서도 '에쭈드'가 인정받은 것 같아서 무척 행복했어요. 한국 들어와서 15년을헛살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에쭈드는 한마디로 얘기하면 창조적 인스프레이션입니다. 춤이든 피겨 스케이팅이든, 기술만 열심히 부린다고 해서 거기에 예술적 혼이 담기는건 아니죠. 거꾸로 혼만 있음 뭐합니까. 그걸 표현해 낼 수 있는 기술이 없으면 턴을 10번을 돌든 물구나무를 10번하든 소용없는 거죠. 기술의 완벽함과 함께 창조적 인스프레이션. 예술의 혼이 담겼을 때 보는 사람은 감동을 받습니다. 

중요한 것은 창조적 인스프레이션을 필요한 순간에 예술 행위자가 어떻게 조율할 것이냐의 문젭니다. 공연 다 끝나고 집에가서 잘 때나 또는 술집에서 창조적 인스프레이션이 왜 필요합니까. 배우라는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 포스트의 공연시간 촬영 잡힌 그 순간에 창조적 인스프레이션이 와야죠. 오도록 스스로 조율을 해야죠. 그래서 창조적 인스프레이션은 자기가 원하는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좋은 메소드인거죠. 그래서 에쭈드의 유래를 이야기하면 이미 문학, 음악, 미술, 무용에서 에스키스, 또는 에쭈드로 즉흥극, 즉흥무용, 즉흥연주라고 하여 이미 많이 활용이 됐습니다.

그것을 스타니슬랍스키가 자신의 연기 메소드에 활용을 한거죠. 그래서 기본 틀거리만 있으면 그걸 가지고 즉흥 상황극을 하는 거죠. 여기서 틀거리라는건 플롯과 인물의 목표를 말합니다. 그래서 잘 짜여진 플롯에서 배우의 정서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자신의 이성이 조율해 내는. 1단계 2단계 3단계에 올라가면서 창조적 클라이막스를 받아낼 수 있는 거죠. 교육의 훈련 단계에서도 많이 활용을 하구요.

현대에 리얼리티를 무대보다 더 담보로 하는 매체연기에 있어서의 자연스러움, 진정성. 이 부분을 가장 많이 획득해 낼 수 있는게 에쭈드 연기입니다. 그래서 특히 영화 쪽이나 TV쪽에서는 메소드를 활용한 이 연기 패턴을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배우가 즉흥을 없는 대사를 하거나 없는 액션을 하는게 아니라, 있는 대사와 정해진 주어진 액션만을 해내는데 그 안에서의 정서의 가감이 있는 것이죠.

   
 

에쭈드는 두가지입니다. 롤 활용을 하면 됩니다.

첫번째, 연기교육과 훈련에서 특히 연기초보자들한테 작가가 써준 대사를 앵무새처럼 줄줄 내뱉는게 아니라 진실한 자신의 내면에 나오는 소리를 끄집어내기 위해서 자신의 말을 하는 겁니다. 작가가 준 말이지만 결국은 직접 그 순간 떠올라서 자신이 연결하여 하는 말처럼 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자신의 말을 드러내고 그것을 자신의 입으로 내는 것이 가장 좋은 훈련법입니다.

두 번째는 좀 전에 이야기했듯이, 배우가 창조의 순간에 진정성이 필요하듯이 공간인식을 통한 자연스러움이 있으면 됩니다. 여기서 공간이라는건 드라마 안을 이야기하는 거죠. 그것을 역할로서 인식할 수 있는. 그러니까 당연히 보는 관객은 공감이 될 수 밖에요. 금방 감정이입이 되고. 그런 측면에서의 좋은 활용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거죠.

문화뉴스 김윤지 기자 kyoonji@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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