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지명부터 2차까지 11명 모두 '고졸'로만 지명

▲ 신인지명회의 현장에서 사진 촬영에 임하는 LG 스카우트 팀과 신예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 서울 호텔' 그랜드불룸에서는 내년 시즌 신인으로 활약하게 될 선수들을 뽑는, '2016 제2차 신인지명 회의(이하 드래프트)'가 열렸다. 늘 그렇듯, 드래프트 현장은 어떠한 구단이 어떠한 선수를 뽑을지 알 수 없는, 상당히 역동적인 현장이다. 그 현장에서 어느 팀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지명권을 행사하느냐의 여부가 드래프트가 지닌 매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동적인 공간에서 전체 2번 지명권을 보유한 LG 트윈스는 경남고 투수 손주영을 시작으로 투수 7명과 포수 1명, 내야수 2명을 지명했다. 특이한 것은 1차 지명권 행사 이후 2차 10번까지 전원 고졸 예정 선수를 뽑았다는 사실이다. 야구 읽어주는 남자/야구 보여주는 남자 19번째 이야기는 바로 '신인지명회의. 그 후' 세 번째 이야기, LG 트윈스의 신인지명 리뷰에서부터 시작된다.

LG 트윈스 드래프트 키워드, '고졸 루키 집합!'

이렇듯, LG 트윈스가 11명의 선수를 전원 고졸 루키로 선택한 것은 그만큼 구단의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한 살이라도 어린, 잠재력 있는 고졸 루키의 존재는 3군(육성군)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을 만하다.

LG가 1라운드에서 지명(전체 2번)한 경남고 좌완 투수 손주영은 이번 2차 신인지명회의 '투수 빅3(이정현, 손주영, 김진영)'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커 다수의 스카우트 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재원이었다. 특히, 190cm가 넘는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트레이트가 일품이다. 140km 후반대에서 형성되는 빠른 볼 하나만으로도 프로에서 충분히 효용 가치가 있다고 평가된다. 특히, 좌완 스페셜리스트/좌완 선발 투수가 부족한 LG의 마운드 사정을 감안해 보았을 때 손주영의 지명은 여러모로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준 선택이었음이 틀림없다. 김현홍 스카우트 팀장은 "즉시 전력보다는 선발 투수로, 장기적인 육성이 필요한 재원이다."라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 주기를 당부하기도 했다.

▲ 올시즌 내내 경남고 에이스로 활약했던 손주영.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트레이트가 일품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2라운드에서는 포항제철고 우완 에이스 이창율을 지명했다. 지난해 팀을 청룡기 4강으로 이끌며 파란을 일으켰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140km 중반대에서 형성되는 빠른 볼 구속도 일품이지만, 이닝 이터로서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선발 투수로서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일단 원포인트 릴리프나 셋업맨으로도 자신의 장점을 특화할 수 있는 재원으로 손꼽힌다. 동문 선배인 허건엽(SK) 못지 않은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3라운드는 아마야구 팬들 사이에서도 다소 의외라 할 만한 인재가 선택을 받았다. 서울고 투수 이찬혁이 그 주인공이다. 시즌 초반에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특히 재활로 인하여 자신의 공을 던질 수 없었던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이찬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랬기에, 그의 지명 사실에 많은 이들이 놀라움을 표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청룡기를 기점으로 '아무런 통증 없이' 공을 던질 줄 알게 된 것이 결정타였다. 이러한 힘은 팀을 결승 무대까지 올려놓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잘생긴 외모와 빼어난 야구 실력이 만나 향후 '리틀 임정우'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LG의 '투수 모으기'는 6라운드에서부터 9라운드까지 계속 이어졌다. 제주고 투수 오석주, 대전고 투수 신경모, 세광고 투수 김광수, 선린인고 투수 김태형이 그 주인공이다. 네 명의 고졸 유망주 모두 내년보다는 3~4년 후를 내다본 선택이다. 김현홍 스카우트 팀장 역시 "성장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 육성 결과에 따라서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시점이 정해 질 것이다."라며, 2~3군 무대에서 절대 시간이 필요함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 중 제주고를 이끌었던 '팔방미인' 오석주는 타격에도 재능이 있는 만큼, 팀 상황에 따라서 내야수로도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제주고를 이끈 팔방미인 오석주. 투-타 모두에 재능을 드러내 보이는 만능꾼이다. 사진ⓒ김현희 기자

4라운드와 5라운드에서는 모두 내야수를 뽑았다. 성남고 내야수 김성협과 경주고 내야수 박부성이 그 주인공이다. 모교 성남고 타선을 이끌며, 종횡무진했던 김성협은 187cm, 88kg의 좋은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장타를 많이 생산해냈던 유망주였다. 발도 빨라 제대로 성장해 줄 경우 정현(kt) 못지 않은 내야 기대주로 성장할 수 있다. 코너 내야수에 최적화된 선수인 만큼, '포스트 정성훈'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일지가 관건이다. 재미있는 것은 박부성 역시 김성협과 비슷한 플레이를 선보인다는 데에 있다. 장타력과 빠른 발, 그리고 코너 내야수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다. 과연 이 두 유망주 중에서 누가 먼저 정성훈의 뒤를 이을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지 자못 흥미로울 듯하다.

마지막으로 LG가 10라운드에서 지명권을 행사한 청원고 포수 전준호는 상당히 장기적인 안목으로 포수를 육성하겠다는 스카우트 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했다. 포수로서의 체격 조건이나 장타력 등은 앞서 지명된 포수들에 비해 뛰어나지는 않으나, 어려운 사정 속에서 모교 청원고의 안방을 지켰다는 점이 큰 플러스 요인으로 적용됐다. 수비적인 측면만 놓고 보면, 좋은 재원으로 육성할 만한 '다이아몬드 원석'인 만큼 향후 발전 가능성을 기대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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