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격 조건 좋은 전국구 유망주 끌어모으기에 '집중'

▲ 지명회의 직후 스카우트 팀과 사진 촬영에 임하는 KIA의 루키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지난 22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 서울 호텔' 그랜드불룸에서는 내년 시즌 신인으로 활약하게 될 선수들을 뽑는, '2016 제2차 신인지명 회의(이하 드래프트)'가 열렸다. 늘 그렇듯, 드래프트 현장은 어떠한 구단이 어떠한 선수를 뽑을지 알 수 없는, 상당히 역동적인 현장이다. 그 현장에서 어느 팀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지명권을 행사하느냐의 여부가 드래프트가 지닌 매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동적인 공간에서 전체 4번 지명권을 보유한 KIA 타이거즈는 경남고 좌완 투수 이승호을 시작으로 투수 5명과 외야수 2명, 내야수와 포수를 각 1명씩 지명했다. 그야말로 전 포지션에 걸쳐서 고르게 지명권을 행사한 셈이다. '무난했던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3명의 대졸 선수를 지명했다는 점에도 주목을 할 만하다. 야구 읽어주는 남자, 야구 보여주는 남자 21번째 이야기는 '2017시즌 제2차 신인지명회의 리뷰', 다섯 번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KIA 타이거즈 드래프트 키워드, '전국구 모여!'

그런데 유독 이번 신인지명회의에서는 연고지를 떠나 전국구로 유망주를 뽑는 경향이 짙었다. 물론 일부 구단의 경우, 하위 라운드에서 연고지내 유망주를 뽑는 경우가 있었지만 KIA의 경우 이러한 경향에서도 다소 거리가 먼 행보를 보여왔다. 지역에 관계없이, 자신의 구단으로 온 유망주들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기도 했다.

KIA가 1라운드에서 지명권을 행사한 경남고 투수 이승호는 손주영(LG 지명)과 함께 모교 마운드를 이끌었던 사우스포였다. 좋은 체격 조건(187cm, 88kg)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트레이트가 일품이며, 이닝 소화 능력 역시 빼어난 편이다. 특히, KIA 타이거즈의 최근 트렌드가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자주 부여하는 것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돌아보았을 때, 전상현, 정동현과 같이 미래 KIA 마운드를 책임질 수 있는 재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 경남고 마운드를 이끌었던 좌완 이승호. 꽃미남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향후 1군 무대 스타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사진ⓒ김현희 기자

2라운드에서 뽑힌 건국대 투수 박진태는 대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린 유망주다. 180cm, 85kg의 다부진 체격을 지닌 박진태는 사이드암 투수로 빠른 볼 최고 구속이 무려 148km에 이를 만큼 빼어남을 자랑한다. 경기 운영 능력 또한 빼어나 향후 '리틀 임창용'으로도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KIA에는 임창용이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후배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게 됐다.

3라운드에서 KIA가 지명권을 행사한 동성고 외야수 김석환은 고교 외야수 가운데, 공수주에서 가장 빼어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좋은 체격 조건(187㎝·87㎏)을 지니고 있어 제대로 육성할 경우 중장거리 타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지완의 후예를 키워야 하는 KIA 입장에서는 김석환의 합류가 무엇보다도 반가울 법하다.

재미있는 것은 KIA가 선택한 또 다른 외야 자원은 김석환과 전혀 다른 유형의 선수라는 점이다. 7라운드에 지명권을 행사한 덕수고 외야수 박정우가 그 주인공이다. 청소년 대표팀으로도 선발되면서 이미 자신의 존재 가치를 알린 박정우는 동문 선배이기도 한 '리틀 이용규'라는 별명을 시즌 내내 달고 살았다. 그만큼 발 빠르고, 폭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고 있어 제대로 성장할 경우 KIA에서 전성기를 맞이했던 이용규 못지않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4, 5라운드에서는 서로 비슷한 유형의 두 고졸 투수가 KIA의 지명을 받았다. 인창고 투수 강찬영과 개성고 투수 송후섭이 그 주인공이다. 둘 모두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트레이트가 일품이다. 선발이건, 중간계투건, 마무리건 간에 퓨쳐스리그에서 맞춤형 지도를 받는다면, 리그를 책임져줄 수 있는 재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9라운드에서 KIA의 선택을 받은 진흥고 투수 정윤환도 잠재력이라는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유망주다. 힘보다는 기교로 상대 타선을 제압할 줄 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박진태와 함께 대졸 투수로 KIA의 지명을 받은 성균관대 투수 김용인은 올해 어려운 학교 사정 속에서도 프로에 직행하는 기쁨을 맛봤다. 덕수고 시절에도 한주성(두산), 안규현(삼성) 등과 함께 모교의 청룡기 우승을 이끌었던 만큼 잠재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이미 합격점을 받은지 오래였다. 좌완 기교파로 향후 KIA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KIA가 8라운드에서 지명권을 행사한 야탑고 내야수 최승주는 다소 전략적인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황대인의 입대로 자리가 난 내야 백업 자리를 메워줘야 하는 임무를 지녔기 때문이다. 방망이 실력도 괜찮고, 장타력도 좋아 향후 발전 가능성이 선보인다. 경희대 포수 이정훈은 사실 고교 시절에는 주로 외야수로 뛰었다. 그러다 3학년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는데,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 능력이 장점으로 손꼽힌다. 대학 입학 이후에는 2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나서며,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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