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칼로&디에고리베라'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문화뉴스]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걸작들이 많이 모인 돌로레스 올메도 미술관의 작품을 한데 모인다 해서 기쁜 마음으로 전시를 보러 갔다.

우리는 익히 프리다 칼로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 장애를 겪고도 이를 작품으로 승화한 당찬 예술가. 그리고 그녀를 못살게 굴었던 나쁜 남자 디에고.

사실 멕시코에서는 디에고를 멕시코 대표 화가라고 여기며 추앙 받는 존재라고 한다. 익히 프리다 칼로의 멋진 작품들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컷지만,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그 자신감의 원인을 디에고에게 찾기 위해서 이 전시를 기대했었다.

프리다 칼로의 작품은 우선 뜨거운 고통의 늪에 내가 빠진 것 같았다. 18살 때 겪었던 교통사고로 부서진 척추들, 디에고가 사랑의 배신으로 피투성이가 된 프리다. 하나같이 보면 볼수록 마음이 아파서 이를 견디고 훌륭한 예술가의 반열에 오른 프리다가 대견하고 위대해 보였다.

이러한 아픔 와중에 단연 들어온 작품이 있다면 '벨벳 드레스를 입은 초상'이다. 프리다 나이 19살의 첫 초상화로 남자친구 알레잔드로에게 그려준 작품이다. 평생 고통을 안고 산 프리다지만, 이 그림에서 만큼은 깊고 총명한 매력적인 여인의 모습이다.

비록 교통사고를 겪었지만 아직 디에고에게 상처를 받기 전인지 담담하게 자신의 운명을 받아드리고 계속 남자친구를 사모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뒤에 파도치는 밤바다는 그녀의 아름다운 영혼을 상징하는 것 같고, 빨간 벨벳 드레스에 금실로 장식된 문양 사이로 살짝 비치는 가슴골은 매혹적이다. 이렇게 아름답고 눈부신 소녀가 어째서 인생의 큰 고통을 감당해야만 하는지, 신도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반등하기도 한다.

   
 

그녀의 작품은 강렬한 에너지와 초현실적인 화법이 특징이다. 그래서 후에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초현실주의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현재를 그렸을 뿐이라면서 이에 대한 평가를 부인했다. 사실 그녀의 작품이 훌륭한 예술이라고 생각한 계기는 프리다칼로&디에고리베라 전에서 일하는 스텝 친구의 말이었다.

"오늘 전시를 보지만, 나중에 시간되면 또 보러 오세요. 저는 매일 스텝으로 일하면서 프리다 칼로의 작품을 보지만, 볼 때마다 달라요. 디에고 리베라 작품은 그런 걸 느끼지 못했지만요." 

이 말을 듣고 필자는 큰 깨달음을 느꼈는데, 프리다 칼로는 정지된 회화로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반 사람들에게 생생한 예술로 태어났다는 점이다. 이러한 능력은 평범한 사람이 가질 수 없다. 어쩌면 극심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난이 그녀를 신적 존재로 만들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고통은 그녀에게 축복일까? 아님 저주일까?

   
 

반대로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은 프리다 칼로보다 감동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테가 넓은 모자를 쓴 초상」을 보면 표정이며 담뱃대를 잡은 손이 허세 가득한 뽐내기 좋아하는 남자일 뿐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물론 그는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개인전 및 순회전을 한 유명한 예술가로 정평이 나있었지만, 만약 정말 예술가라면 항상 겸손할 수 밖에 없기에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는 그저 명성을 좇는, 혹시 예술가적 능력이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이를 극복할 수 없었던 허망한 인간일 뿐이라는 걸 이 그림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디에고를 다르게 평가한 부분은 그의 멕시코 민중들의 삶을 그대로 그린 작품들이었다. 바구니를 이고 가는 여인과 그 옆에 나비들이 함께 노니는 풍경은 멕시코의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광경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황홀해졌다. 왜 디에고 리베라를 멕시코의 대표 화가라고 추앙받는지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심지어 양배추를 이고 바닥에서 떨어진 양배추 조각을 받는 장사꾼조차도 멕시코의 자부심과 민족성을 일깨워 주었다. 그는 정말 멕시코의 힘든 시기에 벽화운동을 이끌고 그들의 정체성을 일깨우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만한 인물이라 생각했다. 그가 가진 공산주의 사상과 너무 잘 어울리는 화풍이었다.

"내 최고작의 비밀은 그것이 멕시코산이라는 것이다"는 말이 그의 사상과 그림을 너무 잘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전시를 보았고, 필자의 머리에는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는 내가 너무 오만했구나, ▲두 번째는 내가 너무 기대했구나. 그 까닭은 필자가 여기 오기 전에 본 일 년 전 프리다 칼로전 전시회를 보고 쓴 프리다 칼로에 대한 절하하는 글이 떠올랐기 때문이었고, 최고의 걸작들을 모았다고 해서 그것이 그들의 모든 것을 대변하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늘 전시를 보고 리뷰하는 것을 후회 하지 않는 것은, 내가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가까워진 계기에 대해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오늘은 나도 하나를 배웠다.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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