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리뷰-BIFF①] 부산국제영화제…'2015년'이 기대되는 이유

▶ [문화리뷰-BIFF②] 부산국제영화제…'2014년'이 좋았던 이유

[문화뉴스] 단풍이 시작되고, 개천절과 한글날이 있어 휴일이 많은 10월은 그 자체로도 매력적이다.

가까운 야외만 나가도 높고 맑은 하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어느 곳에 가도 사람이 북적거리는 가을이다. 하지만, 작년부터 10월이면 꼭 가야할 곳이 생겼다. 바로 국제영화제가 시작되는 10월의 부산이다. 작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하기 전까지는 영화제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이 있었다.

국제영화제이기 때문에 다양한 국적의 영화가 있을 것이고, 분명 그런 영화들은 내가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는 느낌이 하나. 그리고 왠지 나 같은 일반인이 갈 곳이 아닌 영화 관계자들만이 화려하게 레드카펫을 밟으며 방문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둘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너무나 충동적으로 방문했던 작년 18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개인적으로 기분 좋은 충격이었다. 먼저,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가는 3시간이 행복하면서 설렜다. KTX를 타기 위해 서울역에 도착하면서부터 마치 해외에 나가기 전에 인천공항을 가는 것처럼 두근두근했다. 그리고 여행에 설레여하는 KTX 안의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도 꽤나 재미있었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10월의 쨍(!)한 부산의 햇빛이 좋았다. 가을이 시작되며 서늘한 느낌이 드는 10월인데, 부산의 10월은 뭔가 포근할 정도로 따뜻하고 심지어 덥기까지 했다. 그런 햇빛 아래에서 찍는 사진은 본인들의 실물보다 훨씬 더 밝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가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나 좋았다. 세계지도에서 찾아봐야 할 것 같은 나라의 영화들 또한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들의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만큼 나에게도 어색할 것 같았던 그들의 영화는 가벼운듯하면서도 짠한 감동이 있었다. 스크린만 일방적으로 얘기하고, 나는 자고 있진 않을까 했던 걱정은 정말 기우였다. 작년의 감동과 함께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를 방문했다.

폐막일 전날 밤 도착한 부산 해운대는 생각보단 조용했다. 그리고 일본을 거쳐 지나가고 있는 태풍 탓인지 하늘도 작년만큼 맑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실망시키지 않는 것은 바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화를 보는 '안목'이었다. 잘 들어보지 못한 신인감독의 작품, 평소에는 절대 영화관에서 보지 않을 것 같은 프랑스 거장 감독의 유작. 영화를 보고 나올 때 독립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지루함과 프랑스 영화를 볼 때 느끼는 무료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은 다른 영화를 통해 느낀 신기함, 영화에서 느낀 감독의 재치와 유머가 전해졌고, 영화관을 나오며 영화 선택이 전혀 후회되지 않았다.

그래서 영화가 있는 10월의 부산은 여전히 기대되고, 매력 있다. 2015년, 내년이면 이제 20살 어른이 되는 부산국제영화제는 과연 어떤 매력으로 자신의 성인식을 치러낼지 기대된다. 내년 10월의 부산의 매력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길 바라며.

[글] 아띠에떠 원 artietor@mhns.co.kr

대중문화칼럼 팀블로그 [제로]의 필자. 을지로 Oneway 티켓으로 인해 조금은 어렵고 즐거운 서울살이 경험 중. 뭐든지 실천하는 청춘이 되려고 노력 중인 24시간이 모자라는 여자. *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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