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반체제 인사 중국 송환 우려, 시위 현장 피하면 여행은 안전해

출처: 연합뉴스 홍콩 시위 중 피켓을 든 모습

[문화뉴스 MHN 이형우 기자] 다가오는 휴가철, 홍콩을 여행지로 계획하던 사람들의 현지 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 9일부터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의 입법회(의회) 심의를 저지하기 위해서다.

지난 9일 기준 10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며 전체 인구의 1/7 가량이 시위에 동참했다. 학생들은 등교를 거부하고 가게들은 문을 닫는 등 노동, 종교, 예술계 등 각계 각층이 이에 협조하고 있다. 초반에는 평화롭게 진행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지난 12일 최루탄, 고무총, 물대포 등이 등장하여 강경 진압이 진행되었다.

 

 

출처: 연합뉴스 홍콩 시위 중 물대포를 맞는 시민

결국 경찰의 강제해산 집행으로 70여 명이 부상, 2명은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정부는 시위를 '폭동'으로 규정하여 시위 관련자 11명을 체포하는 등 사태가 험악하게 진행되고 있다.

시위대가 입법회와 정부청사 건물을 둘러싸고 진입을 막으며 법안의 심의가 연기되었지만 시위는 철회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의 중국 송환을 법적으로 악용할 위험이 크다는 입장이다.

 

 

출처: 연합뉴스 기자회견 중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2019년 도주범과 형사 사무 상호법률협조(수정) 조례초안(2019年逃犯及刑事事宜相互法律協助(修訂)條例草案)'이라는 공식명칭을 가진 이번 법안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이 발의된 것은 20대 홍콩인이 대만에서 임신한 여자친구를 살인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지난해 2월 치정문제로 여자친구를 살인한 후 용의자는 홍콩으로 달아났고 대만 당국의 연락을 받은 홍콩 당국이 지난해 3월 그를 체포했다.

그러나 홍콩은 대만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아 용의자를 범행 지역인 대만으로 송환할 수 없었다. 게다가 홍콩 형법은 '장소적 적용 범위' 조항에서 속지주의를 채택하기 때문에 홍콩 내에서 저지른 죄에 대해서만 판결을 내린다. 따라서 살인범을 살인죄로 기소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사건을 발단으로 '범죄인 인도 법안'이 발의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본 목적이 아닌 민주인사와 반중국, 반체제인사, 인권운동가들을 중국으로 송환하여 처벌하는 것을 합법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천안문 사건 이후 홍콩 역대 최다 인원이 참여한 집회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출처: 연합뉴스 홍콩 시위 규탄하는 중국 외교부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국제여론까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우선 중국 외교부는 시위에 대해 "폭력행위를 강력히 반대한다"며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의 이유를 이해한다"며 "중국과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유럽연합(EU) 역시 "홍콩 시민들은 자신의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바탕해 평화로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는 성명을 내놓으며 시위를 지지했다.

홍콩 시민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 SNS를 통해 전하며 국제 사회에 지지 호소를 보내고 있어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출처: 연합뉴스 홍콩 시위 중 경찰이 최루탄으로 강제 해산 시도하는 모습

홍콩 시위의 진행 상황이 악화되며 휴가철 여행지로 홍콩을 계획하던 이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현재 외교부는 홍콩 시위에 대한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아직 여행경보를 발령하지 않은 상태이다. 미국과 영국 등은 현재 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태이다.

현지에서도 시위 현장을 피하면 특별한 위험은 없고 생활에는 전혀 불편한 것이 없다고 전해졌다. 홍콩 관광청 역시 시위 소식을 전하며 애드미럴티에 위치한 입법회 건물 인근의 집회시위지역을 피하고 대로보다는 작은 골목길, 남부지역, 구룡섬 등을 여행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각종 항공사와 여행사들 역시 홍콩 노선과 여행에 대한 취소 현상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국에서 촛불 시위 등 평화시위를 경험한 덕분에 취소까지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출처: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홍콩 정보 확인 필수

홍콩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시위 지역을 제외하고 동선을 짜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홍콩 여행 중이라면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외교부 영사콜 센터 등 위급시 연락책을 구비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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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홍콩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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