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홍대 앞 공간의 문제를 다룬 홍대 앞 거리미술전(이하 거미전)이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이번 거미전은 홍대 앞
'젠트피리케이션', '도시재생', '환경' 세가지 주제로 진행됐으며 일반시민과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전시가 열리는 나흘간 해설 프로그램인 도슨트 투어를 함께 진행했다.
하루 두차례 열리는 도슨트 프로그램은 설치미술, 벽화등을 둘러보고 홍대앞 공간의 역사와 주변 관광지에 대한 안내로 구성됐다. 사람들로 붐비는 복잡한 거리와 골목 내에 설치되어 자칫 놓칠 수 있는 작품을 살펴 볼 수 있는 워킹투어이다.
홍익대학교 박윤지(영어영문학 15)의 설명으로 진행된 도슨트는 홍익대학교 정문 앞 설치미술 '탁란'으로 시작한다. 본 작품은 앞과 뒤의 모양이 다름을 통해 공간의 의미가 변질되고 정체성이 박탈된 홍대 앞의 모습을 표현한다.
▲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벽화
이후 정문 옆 골목길로 이동하면 23년 이상된 벽에 그려진 벽화들을 만날 수 있다. 1세대 공공미술가 이구영 선생의 30여개 작품들과 더불어 많은 벽화들이 기존에 있던 조형물에 녹아들어 있는데 이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제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조형물들이 유행을 타면서 골목에는 벽화를 찾아 사진을 남기는 관람객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이구영 선생의 작품은 거미전이 끝난 후에도 보존된다 하니 이를 찾아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다음으로는 사람들로 붐비는 홍대 거리를 지나며 미처 알지 못했던 홍대 앞 거리의 역사에 대해 들을 수 있다. 지금의 홍대 거리는 1930년대 도시개발로 인해 철도가 사라진 자리로 여러 개의 건물이 붙어있는 듯한 상가가 이를 증명하듯 남아있다. 실제로는 하나의 건물에 또 다른 건물을 증축한 것이라고 한다.
▲ 평범하고 방치된 난간에 설치한 예술작품
이후에는 걷고 싶은 거리로 이동한다. 거리 곳곳에서 펼쳐지는 공연과 행사들로 인해 붐비는 이 곳에도 예술품을 찾을 수 있다. 걷고 싶은 거리의 이슈를 홍익대학교 학생들의 독특하고도 기발한 발상으로 표현한 표지판이다. 이 외에도 사람들이 홍대 앞 거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알 수 있는 ‘홍대 앞에 가면 OO가 있다, 거대자본과 소규모 자본의 경쟁을 표현한 게임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 술로 인해 사람들의 위가 봉인해제 된다는 의미의 예술작품
이번 거미전은 젊음의 거리라 여겨지는 홍대 앞 거리가 지닌 문제를 홍대생의 시선에서 여과없이 표현했다. 버려지고 훼손된 공간을 예술품에 녹여내어 문제를 제기하고 변화의 움직임도 보여주었다. 쓰레기를 주워서 넣으면 무료로 팔찌를 만들어주거나 캐리커쳐를 그려주는 예술 장돌뱅이 행사등이 그러하다. 즐겨 찾던 소규모 상점이 없어지거나 홍대 앞 쓰레기로 곤혹을 겪은 소소한 경험들. 도슨트를 통해서 작지만 강하게 예술을 통해서 목소리를 낸 ‘홍대 앞 거리미술전’의 진면모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 도슨트는 한국어 이외에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도 진행되었지만 부족한 홍보 탓에 실제 외국인 이용률은 높지 않았다는 것이 후문. 쇼핑과 관광으로 유명한 홍대의 모습만이 아닌 이면의 모습을 널리 알리고 예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문화뉴스 엄희주 기자 higmlw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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