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썸씽로튼' 리뷰...제목 뜻, 패러디, 음악으로 완성한 즐거움의 총체

출처: 클립서비스 썸씽로튼 포스터

[문화뉴스 MHN 이형우 기자] 그야말로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웃긴 코미디'라는 말 그대로이다. 보는 내내 웃음을 멈출 수 없는 뮤지컬이다.

뮤지컬 '썸씽로튼'이 최초 내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을 가진다.

영문학의 가장 위대한 작가인 '셰익스피어'에 대한 발칙한 상상력이 뮤지컬을 이끌어간다. 바텀 극단을 운영 중인 닉 바텀은 실패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의 조카를 만나 아이디어를 구한다. 결국 미래에는 '뮤지컬'이 흥행할 것이라는 아이디어에 더불어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잘못 전해준 '오믈렛'을 소재로 한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다.

'썸씽로튼 코리아'에 따르면 뮤지컬의 제목은 작품 '햄릿' 속 미쳐가는 왕정 속에서 궁의 경호원이 내뱉은 'Something is rotten in the state of Denmark'라는 대사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무엇이 잘못되고 썩어버렸는지 궁금해하며 뮤지컬을 관람했다.

 

 

출처: 클립서비스 썸씽로튼 'A Musical' 무대

뮤지컬은 다양한 패러디와 언어유희가 난무한다. 특히 압권은 닉이 예언가 토마스에게 아이디어를 얻는 장면에서 흐르는 'A Musical'의 무대이다. '레 미제라블', '시카고', '에비타', '렌트', '캣츠', '애니' 등 20개의 뮤지컬 장면과 대사의 패러디가 담겨있다. 수많은 장면 전환과 음악의 변조, 현란한 무용, 익살스러운 연기가 담기며 뮤지컬 중 최고의 장면을 선사한다.

재밌는 점은 작품은 현재 대중 문화 속 뮤지컬을 비꼰다는 것이다. 토마스 노스트라다무스는 닉에게 뮤지컬을 알려주며 "뮤지컬은 대사 중에 갑자기 노래를 부른다", "어떤 뮤지컬은 한 음만 길게 뺀다", "어떤 뮤지컬은 심각한 척한다"며 뮤지컬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극작가 닉이 "관객들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아? 왜 그러는 건데?"라고 물어보자 "전혀 그렇지 않다. 여자 친구랑 놀러가는데 재밌는 거 보는 게 낫지 않겠냐", "결국 다 즐거움을 위한 것"이라며 뮤지컬은 어떤 심각한 주제를 담기보다 흥미 위주라는 것을 자조적으로 보여준다.

 

 

출처: 클립서비스 썸씽로튼 셰익스피어 무대 장면

이러한 유머 코드는 허영심들을 보여주는 것들에서 드러나기도 한다. 마치 현대의 록스타처럼 화려한 의상과 메이크업을 한 '셰익스피어'가 등장하여 많은 팬들을 홀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는 창작 활동보다 인기에 집착하며 아이디어를 훔쳐서까지 인기를 연장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청교도이자 닉의 동생 나이즐 바텀과 사랑에 빠진 포르샤의 아버지 '예레미아 수사'는 금욕에 대한 대찬 주장을 이어간다. 정욕을 일으키고 남자 배우가 드레스를 입는 연극들을 비판하지만 스스로는 동성애적 욕구를 불쑥불쑥 내뱉는다. 결국 무겁고 심각한 주제로 둔갑한 허영심 속 진심은 말초적인 즐거움을 욕망하고 있다는 것을 뮤지컬의 유쾌함으로 풀어낸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뮤지컬은 그야말로 '산으로 간다'. 점차 막장으로 치닫는 뮤지컬은 심지어 '오믈렛' 뮤지컬 장면에서 실소를 하게 만든다.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은 배우들이 등장하며 '정말 이래도 되는가'싶을 정도로 뮤지컬은 망가져버린다. 하지만 이 속에서도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뒤틀고 '드림 걸스'의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 등을 패러디하며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출처: 클립서비스 썸씽로튼 청교도 무대 장면

결국 'Someting Rotten'은 뮤지컬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다. 허영심에 가득찬 셰익스피어, 금욕을 절제하지 못하는 청교도인, 셰익스피어에 대한 자격지심을 이기고자 무리수를 던지는 닉의 뮤지컬 등 인간의 욕심들을 '썩었다'고 꼬집는다. 

무대 장치와 패러디, 연기들이 유쾌하고 엉뚱하게 흘러가지만 이들을 다잡는 것은 음악의 몫이 크다. 절대 가볍지 않고 하나같이 준수한 음악들이 끝없이 귀를 즐겁게 한다. 팝, 록, 가스펠, 스윙 등 다양한 장르들이 연주된다. 특히 마지막 곡 'Finale'의 경우 앞에서 등장한 'Welcome To The Renaissance', 'A Musical', 'It's Eggs!' 등을 갈무리하며 수미상관과 같은 구조로 뮤지컬을 마무리한다. 

 

 

출처: 클립서비스 썸씽로튼 닉과 나이즐 바텀 형제 무대 장면

결국 새로운 뮤지컬의 기원을 세우며 'Bottom's Gonna Be On Top'이라는 언어유희적 노래 가사와 같은 결말을 맞는다. 바닥 인생이던 바텀 형제가 최고가 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관객들 모두 박수를 친다. 결국 욕심을 좇기보다 '뮤지컬'처럼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유쾌하게 전달해준다.

 

 

출처: 클립서비스 썸씽로튼 단체 무대 장면

심각한 주제나 교훈보다 즐거움을 찾는 관객이라면 '썸싱로튼'은 최고의 경험이 될 것이다.

----------------------------------------------------------

뮤지컬 '썸씽로튼' 리뷰, 뮤지컬의 유쾌함으로 표현한 썩은 인간의 허영심

뮤지컬 '썸씽로튼' 리뷰...제목 뜻, 패러디, 음악으로 완성한 즐거움의 총체

뮤지컬, 썸씽로튼, 리뷰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