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3명, 포수 2명, 야수 5명으로 지명 '마무리', 같은 값이면 '연고지 우선'

▲ 지명회의 직후 사진 촬영에 응하는 삼성의 루키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지난 8월 22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 서울 호텔' 그랜드불룸에서는 내년 시즌 신인으로 활약하게 될 선수들을 뽑는, '2016 제2차 신인지명 회의(이하 드래프트)'가 열렸다. 늘 그렇듯, 드래프트 현장은 어떠한 구단이 어떠한 선수를 뽑을지 알 수 없는, 상당히 역동적인 현장이다. 그 현장에서 어느 팀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지명권을 행사하느냐의 여부가 드래프트가 지닌 매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동적인 공간에서 전체 9번 지명권을 보유한 삼성 라이온즈는 부산고 투수 최지광을 시작으로 투수 2명과 포수 2명, 내야수 3명과 외야수 2명을 지명했다. 중요 라운드에서 투수와 포수를 뽑은 이후, 나머지 라운드에서 야수 보강에 힘쓴 결과였다. 야구 읽어주는 남자, 야구 보여주는 남자 27번째 이야기는 '2017시즌 제2차 신인지명회의 리뷰', 10번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삼성 라이온즈 드래프트 키워드, '연고지, 그리고 방망이'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투수를 지명한 삼성은 자신들이 지닌 '팜(farm, 2군)'의 약점을 내/외야, 그리고 포수로 봤다. 삼성 스카우트 팀은 현재 팀 상황에 대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유망주들을 소신껏 있게 뽑아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 능력을 보유한 선수라면, 연고지 선수들을 뽑는 데 주력했다.

삼성이 1라운드에서 지명권을 행사한 부산고 투수 최지광은 올 시즌 내내 꾸준한 모습을 선보였던 유망주였다. 같은 팀에 있었던 윤성빈(롯데 1차 지명)에 많이 가려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사실 올해 모습만 놓고 보면 부산고 에이스는 최지광이었다. 윤성빈이 부상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동안 그 공백을 최지광이 훌륭하게 메웠기 때문이다. 140km 중반대에 이르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마운드에서 가장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삼성 트레이닝 센터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는다면, 삼성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최지광과 함께 삼성에서 유일하게 '고졸 투수'로 지명받은 강릉고 투수 김시현은 부진했던 팀 성적 탓에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스카우트팀 사이에서는 이미 좋은 투수 재원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키 183㎝, 몸무게 81㎏으로 체격 조건도 괜찮은 편이며, 빠른 볼 구속은 140km 중반대에서 형성된다. 다만, 제구력에서 합격점을 받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노력을 해야 한다.

6라운드에서 지명을 받은 사이버대 투수 문용익도 속구 투수 유망주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이 강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제구력이다. 앞서 지명된 김시현과 마찬가지로 '0점'을 잡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제구력만 잡힌다면, 불펜 투수로 일찌감치 자리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

▲ 지명 전 자리를 함꼐 한 경주고 장지훈과 부산고 최지광-윤성빈 듀오(사진 좌측부터). 이때까지만 해도 장지훈과 최지광이 한솥 밥을 먹게 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사진ⓒ김현희 기자

투수 외에 삼성은 지명일 전부터 '좋은 포수 지명'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그리고 이는 두 명의 포수 재원을 영입하면서 이러한 공언은 현실이 됐다. 다만, 고졸이 아닌 대졸 포수를 점찍었다는 점은 그만큼 1군 백업으로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재원들이 필요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세광고 졸업 이후 홍익대에서 그 기량이 일취월장한 포수 나원탁은 내년 시즌 바로 삼성 안방을 책임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그러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점은 스프링캠프에서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다. 국제대학교 포수 최종현 역시 마찬가지. 송구 동작이 빠르고 정확한 것은 물론, 포구 안정감이 좋아 투수가 선호할 만한 스타일이기도 하다. 기존 전력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내/외야 자원 중 가장 먼저 삼성의 간택을 받은 포철고 외야수 김성윤은 스승인 김영직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유망주였다. 체구는 작지만, 1번 타자가 갖추어야 할 컨텍 능력과 빠른 발을 두루 갖췄다. 여기에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장타력과 송구 능력도 일품이다. 여차 하면 투수로도 육성할 수 있는 인재이기도 하다. '리틀 이용규'라는 별명에 걸맞는 활약이 기대된다. 올 시즌 청소년 대표로 선발되어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8라운드에서 삼성의 지명을 받은 경북고 내야수 곽경문은 한때 삼성의 1차 지명 후보군으로도 이름이 오르내리던 유망주였다. 2학년 때부터 선보인 장타력에 합격점을 받았기 때문. '포스트 이승엽'으로도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다만, 장타력에 비해 수비력은 다소 아쉬운 점이 많다. 2~3군 무대에서 수많은 경험을 통하여 완성형으로 거듭나야 한다.

대구고 외야수 조현덕과 성남고 내야수 정성훈은 포지션은 달라도 서로 비슷한 타격 솜씨를 뽐낸 바 있다. 각자 모교에서 주로 3번 타순을 맡았기 때문. 컨텍 능력이나 스피드, 그리고 내/외야 수비 능력까지 동기생들에 비해 나쁘지 않은 편이다. 역시 2~3군에서의 절대 시간 투자를 통하여 완성형으로 거듭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상원고 졸업 이후 한양대에서 완성형으로 거듭난 내야수 김태수는 즉시 전력감. 백업 수비 요원으로 일찌감치 1군에 오를 수 있지만, 컨텍 능력도 빼어나 제대로 성장할 경우 붙박이 2, 3루 요원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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