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6명, 하드웨어 좋은 야수 지명에 중점

▲ 지명회의 직후 스카우트 팀과 미팅을 갖는 두산의 예비 루키들. 사진ⓒ김현희 기자

[문화뉴스]지난 8월 22일, 서울 양재동 '더 케이 서울 호텔' 그랜드불룸에서는 내년 시즌 신인으로 활약하게 될 선수들을 뽑는, '2016 제2차 신인지명 회의(이하 드래프트)'가 열렸다. 늘 그렇듯, 드래프트 현장은 어떠한 구단이 어떠한 선수를 뽑을지 알 수 없는, 상당히 역동적인 현장이다. 그 현장에서 어느 팀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지명권을 행사하느냐의 여부가 드래프트가 지닌 매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역동적인 공간에서 전체 10번 지명권을 보유한 두산 베어스는 제물포고 투수 박치국을 시작으로 투수 5명과 포수 1명, 내야수 2명과 외야수 1명을 지명했다. 상/하위 라운드에서 투수를 뽑은 이후 중간 라운드에서 야수 보강에 힘쓴 결과였다. 야구 읽어주는 남자, 야구 보여주는 남자 28번째 이야기는 '2017시즌 제2차 신인지명회의 리뷰', 마지막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두산 베어스 드래프트 키워드, '마운드, 그리고 하드웨어'

두산 베어스의 드래프트 키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마운드와 하드웨어'에 있었다. 10명 중 6명을 투수로 지명했다는 점, 체격 조건이 좋은 야수 재원들을 뽑았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두산 베어스가 1라운드에서 지명권을 행사한 제물포고 투수 박치국은 사실 올 시즌 고교 사이드암 투수들 중 랭킹 1위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우수한 재원이었다. 다만, 1차 지명에서 같은 유형의 사이드암 최동현(동국대)을 지명한 만큼, 1라운드에서는 다른 유망주를 선택할 가능성도 분명 있었다. 이에 대해 두산의 이복근 스카우트팀장은 "사이드암 투수가 없었던 팀 사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지명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사이드암 투수로는 다소 드문, 140km 중반대의 빠른 볼을 던질 줄 안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르면 내년 개막 엔트리에서 최동현-박치국 사이드암 듀오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2라운드에서 경성대 투수 김명신을 지명한 것은 어느 정도 운이 따라 준 결과였다. 당초 대구/경북지역 유망주들 가운데 빼어난 성적을 선보이며, 삼성의 1차 지명 대상 후보군으로도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었다. 경북고 시절에도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고, 경성대 진학 이후 그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다. 역시 즉시 전력감으로 내년 시즌 곧바로 1군 무대에 투입될 수 있다.

3~4라운드에서는 1~2년 이후를 바라본 고교 졸업 예정 선수들을 선택했다. 제물포고 투수 지윤과 강릉고 투수 문대원이 그 주인공이다. 고교시절에 이어 프로에서도 박치국과 한솥밥을 먹게 될 지윤은 좋은 하드웨어를 갖췄다. 빠른 볼 구속에 대한 부분은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조무근(kt) 못지 않은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강릉고 투수 문대원 역시 마찬가지. 빠른 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에 이르며, 체격조건 역시 좋다. 아쉬운 점은 둘 모두 좋은 하드웨어에 비해 제구력에 다소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두산의 육성 시스템이 필요한 재원들이기도 하다.

9~10라운드에서 선택한 고졸 예정 투수들 역시 2~3년 이후를 바라보고 선택한 재원들이다. 신생팀 영선고를 이끈 투수 전태준은 양투양타가 가능한 보기 드문 유망주. 우완으로는 최고 구속 144km가 나오며, 좌완으로는 최고 구속 138km가 나온다. 어떠한 유형으로 성장하건 간에 체격 조건이 좋아 구속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대구고를 이끈 좌완 박성환은 미완의 대기. 두산의 체계적인 육성만 받는다면, 한화의 김경태처럼 구속과 체격조건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5라운드에서는 북일고 내야수 이병휘를 지명했다. 올 시즌 어려웠던 북일고 팀 사정 속에서도 빠른 발을 앞세워 제 몫을 다했다. 1학년 때부터 실전에 투입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장점을 안고 있다. 제대로 성장할 경우, 유틸리티 내야수로 두산 내야에 힘을 보탤 수 있다. 7라운드에 지명된 장안고 내야수 백민규는 전형적인 '리틀 이대호' 스타일. 195cm, 120kg이라는 체격 조건만 봐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산고 한기원(kt 지명)과 함께 올 시즌 이대호의 후계자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재원이다. 다만, 정말로 이대호만큼 성장하기 위해서는 2~3군에서 꽤 많은 절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2차 지명 회의에서 유일하게 대졸 예정 외야수로 지명을 받은 동국대 박창빈도 괜찮은 체격 조건(180cm, 91kg)을 자랑한다. 고교 시절에는 투수로 활약했지만, 대학 진학 이후 타자로 정착하면서 장타력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6라운드에서 유일하게 포수로 선택을 받은 동산고 박유연 역시 장타력이 강점. 이번 대통령배 대회에서 불방망이 실력을 뽐내면서 단숨에 두산 스카우트 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포수가 아닌 내야수로도 육성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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