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지 잔혹 동화 담은 '테일 오브 테일즈', 인간의 보편적 감정과 욕구를 잔혹한 이야기로 잘 풀어내 끊임없는 흥미 자아내

테일 오브 테일즈
포스터
출처: 오드

[문화뉴스 MHN 박현철 기자] 어린 시절 재미있는 동화를 읽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다. 동화는 항상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로 시작해서 항상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더래요'로 끝났다. 이야기가 주는 원초적인 즐거움을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느낄 수 있다. 잘 짜인 스토리 속에서 인간 본연의 욕망을 느끼고 비밀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다.

'테일 오브 테일즈'는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동화로, 마냥 어린이들이 읽는 '행복한' 이야기만을 담은 것이 아니라 좀더 인간 본성에 충실한 스토리를 담았다.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는 이탈리아의 시인 잠바티스타 바실레의 설화집 '테일 오브 테일즈' Lo cunto de li cunti'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의 구성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총 3가지 이야기가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비교적 같은 시대와 공간을 공유하지만, 특별히 연결되지는 않는다.

 

아들을 낳지 못하는 왕비
출처: 오드

먼저 첫 번째 이야기는 아들을 낳지 못하는 왕비의 이야기이다. 한 왕비는 항상 우울한 표정이다. 자신이 아들을 낳지 못하는 것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염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녀에게는 오직 아들을 갖겠다는 '욕망'밖에 남아있지 않다. 아들을 낳기 위해서는 처녀가 요리한 바다괴물의 심장을 먹어야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왕비의 욕망을 위해서 왕은 바다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의 은신처로 향하고 바다괴물을 죽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바다괴물을 처치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왕도 목숨을 잃었다. 지나친 욕망에 사로잡힌 왕비는 왕의 죽음에도 크게 슬퍼하는 것 같지 않았다.

 

왕비의 아들과 처녀의 아들
출처: 오드

자신의 시녀 중 처녀가 요리한 괴물의 심장을 먹는 왕비의 모습은 괴기스럽다. 그녀의 욕망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괴물의 심장을 먹은 왕비는 다음날 아들을 잉태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 괴물의 심장을 요리한 처녀 역시 임신을 하고 왕비의 아들과 똑같이 생긴 아들을 낳게 된다. 왕비의 아들과 처녀의 아들은 서로를 형제처럼 생각하며 성장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왕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결국에는 왕비가 처녀의 아들을 죽이려고까지 한다. 왕비의 왕자에 대한 욕망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가가 필요할 것이다. 무엇이든지 얻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연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인지 계속되는 전개가 기대되는 이야기이다. 

또 한 가지 이야기는 왕과 벼룩 그리고 공주에 관한 이야기이다. 왕에게는 사랑스런 딸이 있다. 어느 날 왕은 우연히 손에 붙은 벼룩을 보게 되고, 그 벼룩에 사랑을 쏟으며 열심히 키우게 된다. 벼룩에 애정을 쏟는 왕의 모습 역시 일반적이지 않다. 사랑스런 애완동물을 기르듯 벼룩 기르기에 매진한 왕은 자신의 딸이 성장하는 것조차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한다. 왕이 애지중지 키우던 벼룩은 어느새 소의 크기만큼 자랐다. 참으로 그로테스크한 광경이고, 이 영화가 주는 매력 중 하나이다. 어느새 자란 공주는 이성에 눈을 떴고, 왕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달라 하지만 왕은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벼룩에 집착하는 왕의 모습
출처: 오드

그러던 어느날 애지중지 키우던 벼룩이 죽게 된다. 의사를 불러서까지 벼룩을 살리려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왕은 결국 벼룩의 가죽을 벗겨서 이것이 벼룩의 가죽임을 맞추는 사람에게 딸을 주겠다고 선포한다. 많은 남자들 가운데 공주가 원하던 남자는 맞추지 못하고, 어떤 괴물과 같은 남자가 나타나 문제를 맞추게 된다. 왕은 이미 뱉은 말을 지켜야하기 때문에 그 남자에게 공주를 줄 수 밖에 없었다. 공주는 그 남자와 억지로 결혼을 하게된다. 절벽이 있는 동굴에 그 남자와 공주는 함께 살게 되고, 그곳에는 동물 뼈가 여기저기 널려있고, 피가 떨어지는 생고기를 먹으며 살아야했다. 그가 사는 환경을 통해서 그가 어떻게 문제를 맞췄는지 짐작할 수 있다. 영원히 그 남자와 살 수 없는 공주는 탈출을 하기로 결심하는데, 그녀가 성공에 탈출할 지, 아니면 어떤 결말을 맞을지가 관객의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아낸다.

 

괴물같은 남자에게 시집 간 공주
출처: 오드

마지막 이야기는 어느 노파의 이야기이다. 왕은 거리를 다니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고 한 여자에게 반하게 된다. 모습을 본적도 없고, 그저 목소리에 취해 그녀를 상상하며 사랑에 빠진다. 여인은 왕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손가락만 보여주는 등 왕의 마음을 애타게 한다. 그 여인은 자신의 모습을 왕에게 보여줄 수가 없었다. 젊은 여인이 아닌 노파였기 때문이다. 노파는 '밝은 곳에서는 모습을 보여주기 부끄러우니 촛불을 끄고 당신에게 갈게요'라며 왕과 하룻밤을 보낸다. 그렇지만 왕이 그녀가 잠든 사이 촛불로 그녀를 비추고, 정체를 알게 되어 그녀를 창밖으로 던지게 한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노파는 지나가는 마녀의 도움을 받고, 점차 젊음을 되찾는다. 젊음을 되찾은 노파와 다시 만난 왕은 결혼을 하게된다. 노파에게는 여동생이 있었는데 여동생이 등장하면 노파의 정체가 탄로날 것이다. 그리고 여동생은 자신도 젊어지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있다. 노파는 여동생에게 피부를 모두 벗기면 젊어질 수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노파의 여동생은 정말 피부를 벗길지, 노파의 정체는 결국 드러날지가 흥미를 끄는 이야기이다.

노파의 손가락만 봐도 좋은 왕의 모습
출처: 오드

세 가지 이야기 모두 괴기하고 그로테스크한 소재를 다루지만, 그 본질은 의외로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아들에 집착하는 왕비의 생식 욕구를 괴물 이야기에 잘 풀었고, 두 번째 벼룩 이야기에서는 결혼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노파의 이야기에서는 젊음에 대한 추구를 풀어냈다. 다소 징그럽고, 괴기스런 이야기들이지만, 관객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보편적인 감정들을 몰래 자극하며 흥미를 느끼게 하는 영화이다. 동화가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충분히 가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의 본질이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과 욕구임을 알 수 있고, 그 욕구를 잘 자극해서 만든 영화이다.

젊음을 되찾은 노파
출처: 오드

----------------------------------------------

'테일 오브 테일즈'는 어떤 영화? 어른들을 위한 잔혹 동화 모음집

세가지 잔혹 동화 담은 '테일 오브 테일즈', 인간의 보편적 감정과 욕구를 잔혹한 이야기로 잘 풀어내 끊임없는 흥미 자아내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