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에 현대화를 더한 전략
아더보다는 모르가나와 귀네비어, 랜슬롯에 더 무게를...

출처: 연합뉴스, 뮤지컬 '엑스칼리버' 프레스콜 아더 역 카이 시연 모습

[문화뉴스 MHN 김민송 기자] 뮤지컬 '엑스칼리버'의 각색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6월 15일 개막한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아더 역에 카이, 김준수, 도겸, 랜슬럿 역에 엄기준, 이지훈, 박강현, 모르가나 역에 신영숙, 장은아, 멀린 역에 김준현, 손준호, 기네비어 역에 김소향, 민경아, 엑터 역에 박철호, 조원희, 울프스탄 역에 이상준, 앙상블에 이종영, 김강헌 등이 캐스팅되어 화려한 출연진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뒤엔 그 각색 방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많이 알려진 아더왕 신화를 재해석한 공연이다. 국내 것이 외국의 이야기를 한국에서 재해석할 때엔 아예 이국적으로 바꾸거나 전적으로 현지화해야 관객들이 공연 관람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는다.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후자의 방안을 모색했다. 국내 TV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출생의 비밀, 불륜 소재를 가져왔다.

아더왕 신화는 바위에 박힌 엑스칼리버를 뽑은 청년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에 맞서 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출처: 연합뉴스, 뮤지컬 '엑스칼리버' 프레스콜 모르가나 역 신영숙 시연 모습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다루는 것 치고 주인공 아더보다는 조연 모르가나에게 무게가 실린다. 아더가 왜 왕이 되어야 하는지, 미숙한 판단력과 성격 등 결함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충분히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그 과정은 과감히 빼내고 배다른 누이 모르가나가 존재도 몰랐던 동생 아더에게 얼마나 억울하게 후계자 자리를 뺏기는지, 왕비 귀네비어와 기사 랜슬롯이 불륜에 빠지는 과정을 더 오래 보여준다. 아더왕 신화를 다루는 줄 알았던 이야기가 출생의 비밀, 불륜에 초점을 둔다.

넘버(곡)들도 모르가나에게 집중한다. '레베카', '명성황후' 등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입증한 신영숙은 '엑스칼리버'에서도 그 저력을 보여주며 짜릿함까지 안겨준다. 작곡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한 나머지 등장인물의 곡들도 아름다운 켈틱(Celtic) 사운드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느낌을 물씬 내지만, 모르가나에 견줘 무게감은 떨어진다.

이 과정은 현지화에 현대화까지 더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아더왕 신화를 다루며 아더에게 집중한다면 아무래도 지루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여태껏 조명하지 않았던 인물을 보여준다면 관객들은 내가 알던 그 뻔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흥미를 느낀다. 그 과정에서 어색함을 느끼지 않도록 현지화해 출생의 비밀, 불륜 소재와 함께 보여준다.

홍보 문구로 블록버스터급 뮤지컬이라고 적어둔 만큼 시각적인 효과도 눈에 띈다. 주술과 마법이 판타지적인 연출과 만나 감탄을 자아낸다. 실제 비가 내리는 와중 대규모로 전투를 벌이기도 하고, 70여 명의 앙상블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는 아더왕과 색슨족의 전투 장면이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뮤지컬 '엑스칼리버'는 8월 4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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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카이, 김준수, 도겸 아니었나? 뮤지컬 '엑스칼리버'가 주목한 '모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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