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관람에 그치지 않고, 정주행, 굿즈 구입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심을 이어가는 40대 중년층

영화 '라이온 킹' 포스터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문화뉴스 MHN 박현철 기자] 40대 후반의 회사원 송 모씨는 얼마 전 해외직구로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주인공인 보안관 우디 인형 2개를 구매해 사무실 책상과 차량에 각각 하나씩 놓았다.

송 씨는 '토이스토리' 시리즈가 자신의 '인생 영화'라며 "주인공 우디와 함께 성장해온 것 같다"면서 "회사에 다니면서 어렵고 힘든 일이 많지만, 디즈니 세계에 빠져있으면 잠시나마 행복함을 느낀다"고 영화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말했다.

40대 전후 중년층이 디즈니 마법에 다시 한 번 빠지는 것이다. 더이상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들은 1990년대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함께 한 부모 세대들로, 추억을 소환하는 동시에 자녀들과 추억을 공유하며 마음의 치유를 얻는다. 디즈니 콘텐츠가 세대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토이스토리4'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40대 초반의 회사원 강 모씨는 중학교 때 처음 본 '인어공주'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빼놓지 않고 봤다. 강 씨는 "딸이 어렸을 때 두장짜리 디즈니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 모음을 사서 매일 함께 듣고, 디즈니 전집도 장만해서 읽어줬다"면서 "그래서인지 아이도 디즈니 음악과 캐릭터를 무척 친숙하게 생각한다"라며 어떻게 자신의 삶에 디즈니가 들어왔는지를 설명했다.

지난 7일까지 디즈니 실사 영화 '알라딘'을 본 관객 930만명 가운데 40대 비중은 26.8%로, 동기간 전체 40대 평균인 24.8%보다 2.0%포인트 높았다고 오늘(9일) CGV 리서치센터는 전했다.

비슷하게 280만명이 관람한 '토이스토리 4' 역시 40대 비중이 25.7%로, 동기간 평균 40대 비중(25.0%)보다 높게 나타났다. 애니메이션의 관람층 중 40대를 고려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지난달 7월에 열린 '알라딘' 싱어롱 4DX 상영회에도 40대가 상당수 자리를 메웠다. 이들은 '어 홀 뉴 월드'(A Whole New World)'와 같은 명곡을 따라부르며 잠시나마 현실에서 벗어나 동심에 젖을 수 있었다.

 

'토이스토리 4'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들은 애니메이션 관람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알라딘' 원작 애니메이션이나 '토이 스토리' 시리즈를 집에서 다시 정주행하기도 하고, 굿즈를 구매하며 꾸준한 관심을 이어간다.

CGV 씨네샵에서 출시한 '토이스토리' 캐릭터 관절 피규어, 토킹 피규어 등은 출시하자마자 매진되었고, 극장 관계자는 "직접 소장하거나 자녀에게 주기 위해 구매력이 있는 30~40대가 지갑을 가장 많이 열었다"고 애니메이션에 빠진 중장년 층의 파워를 언급했다.

'토이스토리'는 피규어뿐 아니라 케이크, 문구, 의류, 신발, 극장 콤보 등도 앞다퉈 출시돼 품귀 현상이 계속 발생했다. "이태원의 토이 하우스, 하남스타필드의 토이스토리 팝업 마켓에도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관계자는 말했다.

인터넷과 유튜브에선 토이스토리 시리즈의 새로운 등장인물인 '포키 만드는 법'도 많이 올라와 있다. 포키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일회용 숟가락 포크로 만들어진 새롭고 간단한 장난감 캐릭터다.

 

영화 '라이온 킹'
출처: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알라딘'과 '토이스토리'로 달궈진 뜨거운 반응은 오는 17일 개봉을 앞둔 '라이온 킹'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개봉을 앞둔 영화 '라이온 킹'은 1994년작 동명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94년도 개봉 당시,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또한 극장에서 개봉한 애니메이션 중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들으면 바로 아는 노래인 '서클 오브 라이프(Circle of Life)' 등 귀에 척척 감기는 OST로도 유명하다.

일부 극장에서 예매를 먼저 오픈한 '라이온 킹'은 이날 오전 11시 현재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과 '알라딘'에 이어 예매율 3위를 기록했다. 아직은 잠잠하지만 아이맥스관 등이 예매를 시작하면 '예매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야생 동물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실감 나게 즐기는 4DX 상영관도 이날 예매 시작과 동시에 주요 시간대 좌석이 동났기 때문이다.

학부형 이원재(43) 씨는 "'라이온킹'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했을 때를 잊을 수 없다"면서 "너무 좋아하는 작품이라 아이들에게도 보여줬고 같이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한다. 실사로 나온다는 소식에 가족 모두가 개봉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추억을 소환하는 영화는 디즈니 작품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본 스튜디오 지브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만든 추억의 명작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와 '마녀 배달부 키키'도 지난달 잇따라 개봉해 중장년층을 동심의 세계로 초대했다. '이웃집 토토로'는 18년 만에, '마녀 배달부 키키'는 12년 만에 국내 관객을 다시 찾은 것이다.

"관객 분포를 보면 40대가 33%로 가장 많았다"면서 "이들 대부분 예전에 봤던 향수를 떠올리며 자녀들과 함께 극장을 찾았다"고 두 영화 홍보사 이노기획 관계자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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