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의 MIX&MATCH 능력 활용법

   
 

[문화뉴스] YG Entertainment(이하 YG)에서 보이그룹 WINNER(위너)를 선보인 지 몇 달이 지나지 않았다. 이후 YG는 걸그룹을 데뷔시킬 것이라고 모두들 확신하고 있었다. 심지어 걸그룹 멤버에 관련한 기사와 연습 영상이 나왔다. 그러나 양현석 사장은 새로운 결정을 했다.

걸그룹 대신 새로운 보이그룹을 데뷔시키기로 한 것이다.

그 보이그룹의 이름은 IKON(아이콘)이었고, 그들의 구성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바로 Who Is Next에서 WINNER와 경쟁했던 Team B멤버들이었다. 그러나 Team B 멤버가 모두 데뷔를 하는 것이 아니었고, WIN 프로그램보다 잔인한 경쟁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난 10월 30일 IKON이 되기 위한 모든 경쟁이 끝났다. 그리고 11월 4일 B.I., 바비, 김진환에 이어 네 번째 멤버 구준회가 공개되었다. 그리고 이번 주 목요일 IKON의 확정멤버가 발표될 것이다.

IKON은 굉장한 이슈가 될 것이다. YG가 WINNER에 뒤이어 야심 차게 준비한 보이그룹이고, 그 실력 또한 방송을 통해 여러 번 검증되었으며, 인기 역시 기존 가수들 못지 않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IKON이 아닌 YG의 MIX&MATCH 능력에 주목하고 싶다.

지난 10월 30일 Mix&Match의 마지막 경연에서 WINNER와 IKON 확정멤버(B.I., 바비, 김진화)의 합동무대가 있었다. 사실 Winner와 IKON(Team B)의 무대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사실 YG 공연 때 양현석 사장은 이 두 팀의 멤버들을 잘 조합해서 무대에 세우곤 했다. 심지어 이들은 YG 선배 가수들의 곡을 자신들의 색깔에 맞추어 새롭게 해석해내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데뷔한 WINNER와 데뷔 전 Team B는 두 그룹이 모여 새롭고 멋진 무대를 만들어냈다. 그런 공연들을 보면서 느꼈던 것 중에 특히 Winner와 IKON의 래퍼라인의 조화가 거의 한 팀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는 Who Is Next에서 JYP와의 배틀에서도 확인한 바 있다.

이 두 그룹이 한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을 보면 새로운 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나 장난을 치는 모습이나 호흡을 주고 받는 모습이 원래부터 한 팀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이유는 단순히 이들이 같은 YG라는 기획사에 있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사실 IKON이 전형적인 YG 스타일이라면(B.I.의 프로듀싱이나 함께 곡을 쓰는 바비의 성향이 매우 전형적인 YG스타일이다.) WINNER는 전형적인 YG 스타일에서는 약간 비켜서 있다(WINNER를 이끌어가는 리더 강승윤의 색깔이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뚜렷함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YG에서도 WINNER의 색깔을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WINNER의 래퍼 라인은 YG의 색깔이 선명하여, YG라는 기획사 내에서 WINNER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잡아주고 있다. 이 래퍼라인은 IKON과 WINNER의 매끄러운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이들의 조화를 매끄럽게 해주는 것은 이들이 함께 보낸 시간일 것이다. 함께 경쟁을 해왔고, 그 경쟁 가운데에서 서로를 끊임없이 응원했고, 그 경쟁 이전에 함께 연습을 해왔고, 그리고, 서로가 잘 될 것이라는 강렬한 믿음이 이들의 깊은 공감과 조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SM이 작정을 하고 EXO를 만들어 내서 다양한 조합을 보일 생각을 하고 있다면, WINNER와 IKON은 YG에서 의도치 않게 만들어낸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그룹일 것이다. 래퍼라인 보컬라인 각각의 조화, 그리고 래퍼와 보컬의 조화를 생각해 보았을 때 WINNER와 IKON은 어떻게 조합해도 어울릴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EXO가 데뷔할 때부터 단지 K와 M만의 유닛을 운영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완전체 EXO로 늑대와 미녀로 돌아왔을 때에는 댄서라인 보컬라인 래퍼와 보컬 등 다양한 유닛 조합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차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유닛들이 등장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YG에서는 EXO처럼 처음부터 기획한 그룹이 아님에도, 그리고 WINNER와 IKON은 분명 색깔이 서로 다른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어색함 없이 이러한 유닛 조합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유닛 조합은 이들에게도 대중에게도 추억을 상기시켜주고 또 이들 스스로에게도 자극이 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이는 양현석 사장의 의도 하지 않은 수확이라는 생각이 든다. 양현석 사장이 자주 쓰는 서바이벌이라는 시스템 하에서 얻은 수확이다. YG 스타일로 만들어낸 자유로운 스타일로 몇 년을 공들여 만든 유닛 조합이 가능한 그룹을 만들어 낸 것이다. YG는 두 개의 그룹을 만들었지만, 결국에는 세 그룹, 아니 그 이상의 그룹을 만들어 낸 것이다. 양현석 사장의 즉, YG 기획자들은 놀라운 기획을 해 낸 것이다. 어쩌면 YG는 WINNER와 IKON을 만들기 전부터 이러한 기획을 꿈꿨을지도 모를 일이다.

6일이면 YG의 새로운 보이그룹이 확정된다. 그들의 데뷔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데뷔가 확정되면 WINNER와 IKON의 조합을 통한 무대들을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온다. MIX&MATCH를 통해 IKON이 탄생되지만 YG 내에서 어떤 MIX&MATCH를 통해 새롭고 신선한 유닛들이 탄생하게 될지 궁금하다.

또 새롭게 확정되는 IKON멤버가 YG내에서 어떠한 느낌으로 기존 아티스트들과 MIX&MATCH가 이루어질지 궁금하다.

 

대중문화칼럼 팀블로그 [제로]의 필자. 서울대에서 소비자정보유통을 연구하고 현재 '운동을 좋아하는 연기자 지망생의 여의도 입성기'를 새로이 쓰고 있다. 언제 또 다른 종목으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될는지. 여전히 나의 미래가 궁금한 인간. 나는 '꿈을 현실로 만드는 여자, 말 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여자'.* 아띠에터는 문화뉴스 칼럼니스트 그룹이다. 

[글] 아띠에떠 해랑 artieto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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