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전 '척추를 더듬는 떨림'이 지난 11일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삼청에서 개막했다.

카시아 푸다코브스키, 리벤지(패널 29), 스틸 등, 200×172×30cm, 2019
ⓒ The artist & ChertLudde, Berlin
출처: 아라리오갤러리 제공

[문화뉴스 MHN 박현철 기자] 지난 11일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삼청에서 개막한 그룹전 '척추를 더듬는 떨림'을 통해서 현대미술 중심지로 부상한 독일 베를린 화단의 젊은 작가들이 단체로 국내에 소개된다.

이번 전시에는 베네수엘라 출신 솔 칼레로, 영국 태생의 카시아 푸다코브스키, 코소보에서 태어난 페트릿 할릴라이, 네덜란드 출신 조라 만 등의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모두가 태어난 곳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베를린에 머무르며 작가 활동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칼레로는 '남쪽의 학교'를 선보였다. 남미 시각문화를 활용해 런던 소재 스튜디오 볼테르의 빅토리아 건축양식을 재해석했다. 사회가 특정 문화를 차용해 권력의 지배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을 탐구한 작업이다.

코소보 출신의 할릴라이는 전쟁 비극을 겪은 고향 코소보의 한 학교 책상 낙서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책상낙서를 대형 설치물 '철자법 책' 연작으로 탈바꿈시켰다. 한없이 사소하게 여겨지고, 잊히기 쉬운 낙서를 보존함으로써, 어떻게 해도 부정할 수 없는 공동의 역사를 작가가 제시한다.

조라 만은 아프리카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케냐 해변에 버려진 플라스틱 슬리퍼를 재활용해서 만든 커튼 '코스마파기'를 통해 환경 파괴를 초래한 인간 욕망을 지적한다. 함께 나온 방패 작업은 토착 민족의 유산을 드러내 보이며 개성을 감추지 못한다.

푸다코브스키 작업은 커튼 사이에 매달린 새우, 대합실의 빈 의자 등으로 이뤄져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그는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미지들을 병치함으로써 새롭게 조합하는 '지속성없는없음' 작업을 펼쳤다. 설치물은 개인 자유를 통제·감시하는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이들 작가는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국제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독특한 철학과 개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푸다코브스키는 2017년 이스탄불비엔날레에 참여했으며, 칼레로는 올해 영국 테이트리버풀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할릴라이는 2013년 베네치아비엔날레에 참여한 이력이 있다.

이들의 전시는 오는 10월 5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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