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도스, 오는 7. 24 (수) ~ 7. 30 (화) 전시

출처=갤러리 도스
[문화뉴스 MHN 이은비 기자] ‘사적언어’ 2019년 하반기 갤러리 도스 신관 기획공모_이진영 ‘일상적 지층랩’ 展가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28 (갤러리 도스 신관)에서 오는 7. 24 (수) ~  7. 30 (화) 전시된다.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 책장과 선반은 스쳐가는 기억들이 전시되는 특별한 공간이 된다. 그 곳엔 낙서에 가까운 그림, 비뚤배뚤 쓴 글씨, 아무렇게나 주물러 놓은 고무찰흙이 작품으로 선정되고, 때로는 열매, 나뭇잎, 돌멩이와 같은 자연물이, 때로는 구슬, 인형, 팽이와 같은 장난감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머무른다.
 
전시가 지속되는 기간은 기억들이 반짝이는 기간과 같다. 그렇다면, 반짝임이 사라진 사물이 가는 곳은 어디일까?
 
사물의 반짝임이 사라지고 무뎌진 시선이 쌓이는 자리에서 이진영의 작업은 진행된다. 그녀는 끊임없이 하강하고 퇴적하는 엔트로피의 운동에 자신의 감각을 맡긴 채, 기억의 자취에 대해 고민한다. 그녀는 자신의 일상에 저물어 있는 사물들을 차분히 되새긴다.
 
이진영은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뿌옇게 옅어지는 기억, 일상적 사건, 사람, 감정들을 처음의 그것으로 기억하고, 바라보고, 느낄 수 없으며, 이들은 곧 불투명한 시간의 겹 속에 놓이게 된다. 기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순수한 기억을 지닌 객관적 사실 곧 개인의 역사로 우리의 일상에 존재한다."라고 말한다.
 
Layer_사진캔버스, 공업용랩_40x50cm_2017/ 서랍._중고서랍장, 공업용랩, 아크릴거울, 투명시트지인쇄_가변설치_2019

이진영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생경한 공간이 그녀가 거대한 얼음 빙하와 대면했을 때 경험했던 ‘정지된 시간’, 장대한 지층과 마주했을 때 경험했던 ‘순간의 단면’을 미학적으로 구현하는 것이라면, 이와 같은 형상화 작업의 궁극적인 지향점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은 바로 일상에서 산출되는 모든 기억들이 응축되어 사라지는 공간, 즉 현실 기억과 순수 기억이 맞닿는 경계를 감각할 수 있는 무엇으로 제시하는 일이다.     

이진영은 이러한 경계를 드러내기 위해 자신이 기울이는 노력을 ‘객관적인 시선’을 갖는 일이라고 표현한다. 아마도 이는 그녀의 작업에 초대되는 관객들에게도 요구되는 과제일 것이다. 그런데 위의 인용문에서도 나타나듯,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무뎌진 시선’을 가지는 일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서 제시되는 ‘무뎌짐’은 일반적인 둔감함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담담히 수용하면서도, 기억의 빛이 스러지는 지점에 항시 머물러 있는 눈길, 아마도 그것이 이진영이 뜻하는 ‘무뎌진 시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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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오는 7. 24 (수) ~  7. 30 (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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