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판타지 거장' 팀 버튼 감독이 돌아왔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년, 218만)에 이어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 팀 버튼 감독의 국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8일 기준 148만)했다. 여기에 지난 3일부터 같은 날 개봉작 '아수라'를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팀 버튼 감독이 보여준 마법과 같은 상상력이 여지없이 등장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팀 버튼 월드에서 가장 인상 깊게 남은 캐릭터를 많은 영화 중 '다섯 편'에서 골라봤다. 조니 뎁, 헬레나 본햄 카터 등 팀 버튼의 페르소나는 많지만, 이번 캐릭터 소개에선 모두 다른 배우가 연기했다.

   
 
 
1. '비틀쥬스' (마이클 키튼)
'비틀쥬스' (1988년/미국) / 감독 - 팀 버튼
출연 - 알렉 볼드윈, 지나 데이비스, 제프리 존스 등
 
'피위의 대모험'(1985년)의 흥행 이후 팀 버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두 번째 장편영화다. 공포스럽고 기괴한 '팀 버튼 월드'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판타지 영화다. 이중 마이클 키튼이 연기한 '비틀쥬스'는 참으로 묘한 캐릭터다. '비틀쥬스'는 우리 문화권의 '저승사자'처럼 산 자를 심판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악마 '루시퍼'와 같은 존재도 아니다. 오직 자신의 욕망에 따라서 행동하는 캐릭터다. 유령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인간 '리디아'(위노라 라이더)와 결혼하려는 장면에서도 잘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마이클 키튼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로 '비틀쥬스'를 꼽았다.
 
   
 
 
2. '에드워드 시저핸드' (조니 뎁)
'가위손' (1990년/미국) / 감독 - 팀 버튼
출연 - 조니 뎁, 위노라 라이더, 다이앤 위스트 등
 
팀 버튼이 만든 사랑 이야기는 무서우면서도, 아름답고, 슬펐다. 일명 '가위손'(조니 뎁)은 '발명가'(빈센트 프라이스)가 자신의 쿠키 머신을 통해 만들어 낸 피조물이다. 발명가가 사람의 손을 달아주기 전에 세상을 떠나며, '에드워드'는 높은 언덕에 있는 저택에서 홀로 살아가며 조각을 만든다. 어느 날, 화장품 외판원을 통해 세상에 나와 인정도 받고 사랑도 발견한다. 그러나 다시 세상의 버림을 받는다. 이 대목에선 사람들의 어긋난 군중 심리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한편, 이 영화의 명장면은 단연 '에드워드'가 얼음 조각으로 눈을 만들 때, 외판원의 딸 '킴'(위노라 라이더)이 그 밑에서 춤을 추는 씬이다.
 
   
 
 
3. '펭귄/오스왈드 코블폿' (대니 드비토) & '캣우먼/셀리나 카일' (미셸 파이퍼)
'배트맨 2' (1992년/미국) / 감독 - 팀 버튼
출연 - 마이클 키튼, 대니 드비토, 미셸 파이퍼 등
 
팀 버튼의 '배트맨 시리즈'는 마이클 키튼이 연기한 '배트맨'도 인상 깊지만, 빌런들의 활약에 더 큰 박수를 받았다. 1편에선 잭 니콜슨의 '조커'가 그러했고, 2편에선 대니 드비토와 미셸 파이퍼가 그러했다. 특히 2편의 빌런은 단순히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캐릭터다. 펭귄처럼 기형으로 태어난 후 부모로부터 버림받아 하수구에서 키워진 '펭귄맨'과 상사로부터 죽임을 당하지만 고양이처럼 목숨이 질기게 부활한 '캣우먼'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이 악인이 되어, '숨은 빌런'인 '맥스 슈렉'(크리스토퍼 월켄)에게 복수하려는 마지막 장면은 인상 깊다.
 
   
 
 
4. '에드워드 블룸' (청년-이완 맥그리거, 노년-앨버트 피니)
'빅 피쉬' (2003년/미국) / 감독 - 팀 버튼
출연 - 이완 맥그리거, 앨버트 피니, 빌리 크루덥 등
 
'에드워드 블룸'은 젊은 시절 모험담을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그의 아들인 '윌'(빌리 크루덥)은 그런 아버지가 허풍쟁이라며 싫어한다. 그러다 아버지가 암에 걸려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은 아버지의 '허풍 섞인' 발자취를 따라가게 된다. 지금까지 설명한 팀 버튼 영화와 다르게 이 작품은 판타지이지만, 따뜻하고 유쾌하다. 영화를 만들 무렵, 팀 버튼 감독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특히 CG나 미니어처를 주로 사용한 전작들과 달리 팀 버튼은 실제 7,000여 명의 엑스트라, 6개 서커스단, 150마리 동물, 1만 송이 수선화를 동원해 사실성을 높였다.
 
   
 
 
5. '마가렛 킨' (에이미 아담스)
'빅 아이즈' (2014년/미국) / 감독 - 팀 버튼
출연 - 에이미 아담스, 크리스토프 왈츠, 크리스틴 리터 등
 
팀 버튼이 만들어내는 기괴한 이미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빅 아이즈'는 1950~60년대 미국에서 인기를 끈 '월터 킨'의 작품들을 말한다. 그러나 시기가 흘러 부인인 '마가렛 킨'(에이미 아담스)이 '월터 킨'(크리스토프 왈츠)을 고소하면서, 실제 그림을 그린 인물이 '마가렛 킨'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남성중심 사회에 맞서서 '정당'하게 고소를 하고, 팀 버튼에게 큰 영감을 준 '마가렛 킨'을 실존 인물이지만 마지막 캐릭터로 소개한 이유다. '마가렛 린'을 연기한 에이미 아담스는 이 작품으로 제7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는 호연을 펼쳤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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