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립되지 못한 안정된 공간에 대한 욕구를 작품으로 해소
현실에서 그리고 과거의 기억 속에서 피어났던 작가의 심리적 위태로움 보듬어주고 위로

출처=갤러리도스
[문화뉴스 MHN 이은비 기자]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위치한 갤러리 도스에서 ‘보통의 예술’ 2019년 하반기 갤러리 도스 본관 기획공모_이 현 ’Going home ; 집으로 가는 길’ 전시 오는 31부터 8월 5일까지 열린다.
 
가족의 품과도 같은 집처럼, 저마다의 아지트는 본인만이 알 수 있는 특정 공간으로 오로지 나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다.
 
누군가에겐 방 한구석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놀이터, 또 누군가에겐 작업실이 될 수도 있는 다양한 형태는 아지트는 일반적인 집의 개념보다 조금 더 비밀스럽고 사적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이현에게도 어린 시절 아지트라 명명하였던 작가만의 장소가 있었다. 집을 대신하여 만들어낸 아지트가 주는 공간의 안정감에 대한 갈망은 곧 작업으로 이어졌다.
 
잦은 이동으로 인해 확립되지 못한 안정된 공간에 대한 욕구를 무의식적으로 키워왔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공허함과 불안감을 느끼던 작가는 결국 작품으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영원하고도 안전한 화면 안에 형성된 마을은 현실에서 그리고 과거의 기억 속에서 피어났던 작가의 심리적 위태로움을 보듬어주고 위로하여준다.
 
이현은 창조자로서 작품 속 세상의 편안함을 관망하기도 하고 그 안에 직접 들어가 하나의 주체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정서적 안정을 되찾고 자아를 발견하며 긍정적인 삶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연필은 흑백으로 하는 소묘나 스케치를 하는 데에 가장 흔히 쓰이기 때문에 특색 있는 재료는 아니지만 연필의 흑연에서 나오는 특유의 빛깔은 의외로 매우 깊이 있고 감성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현은 이러한 특성을 살려 연필을 한지 위에 연출한다. 여린 한지에 살며시 스며든 흑연 가루는 물의 물성과는 다른 궁합을 보여주며 단조로운 회색 조의 풍경은 화려한 색에선 느끼기 어려운 잔잔한 정서적 울림을 유도한다.
 
공간에는 언제나 그곳에서 보냈던 시간과 그로 인한 추억이 함께 한다. 추억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정신적인 안락함을 제공한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적으로 인생에서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집을 더욱 편안한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현은 이렇게 기억이 공존하는 장소를 소중하게 여기고 이에 집착한다. 집착이 일궈낸 세밀함은 결국 작가만이 할 수 있는 표현적 특성으로 이어진다.
 
작가의 욕망과 기억을 간직한 포근한 공간에서 우리 또한 마치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 듯 마음의 평온을 느끼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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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립되지 못한 안정된 공간에 대한 욕구를 작품으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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