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오전 서울시 성동구에 있는 CGV 왕십리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하이라이트 상영과 라이브 컨퍼런스 행사가 진행됐다. (왼쪽부터) 스콧 데릭슨 감독, 틸다 스윈튼, 베네딕트 컴버배치, 제작자 케빈 파이기가 참여했다.

[문화뉴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Marvel Cinematic Universe)가 그 영역을 초자연적 세계관으로 확장했다.

 
25일 전야개봉을 앞둔 MCU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의 맛보기가 공개됐다. 14일 오전 서울시 성동구에 있는 CGV 왕십리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하이라이트 상영과 라이브 컨퍼런스 행사가 진행됐다. 라이브 컨퍼런스엔 '닥터 스트레인지' 역의 베네딕트 컴버배치, '에인션트 원' 역의 틸다 스윈튼, 스콧 데릭슨 감독, 마블 스튜디오의 대표이자 제작자인 케빈 파이기가 참여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하이라이트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MCU의 '인셉션'이었다. 지금까지 MCU가 크게 보여주지 않았던 초자연적 세계와 차원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능력은 환상적이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 아카데미 시상식 시각효과상을 차지한 것처럼, 이번 작품 역시 시각효과 면에서는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선 압도적이었다.
 
MCU 특유의 '개그 포인트' 역시 작품을 관통한다. 이번 영화에도 어김없이 '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가 카메오 출연을 하며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또한, MCU에 단골로 등장하는 올드팝 관련 이야기는 관객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빌런과의 전투에서 나오는 잔재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개그 포인트'로 보인다.
 
새롭게 MCU에 합류한 베네딕트 컴버배치, 틸다 스윈튼, 레이첼 맥아담스, 매즈 미켈슨, 치웨텔 에지오포 등 이미 아카데미 시상식이나 칸 영화제 등에서 수상 경험이나 후보에 오른 '능력 있는' 스타 배우들의 캐스팅 역시 영화를 기대하는 큰 관심사 중 하나다.
 
현재 홍콩에서 영화 홍보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틸다 스윈튼, 제작자 케빈 파이기, 감독 스콧 데릭슨이 참석한 라이브 컨퍼런스를 통해 '닥터 스트레인지' 이야기와 추후 MCU의 계획을 들어봤다. 특히 이제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질린다는 이들의 의견엔 어떻게 답했는지 소개한다.
 
   
▲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닥터 스트레인지'를 연기한다.
 
'닥터 스트레인지'를 연기한 소감을 전해달라.
ㄴ 베네딕트 컴버배치(이하 컴버배치) : 환상이다.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상징적인 배역을 마블에서 캐스팅 제안해 줘서 좋았다. 당시 연극('햄릿')을 하고 있어서, 진행 일자와 달라 걱정을 했었다. 연극이 끝나고 일정을 조정해줘서 출연할 수 있게 해줬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유머도 있고, 사연도 있는 복잡한 인물이다. 권위적이었던 캐릭터가 힘들고 외로운 길을 걷게 된다. 오만했지만, 굴욕을 느끼며 밑바닥까지 떨어지지만 슈퍼히어로가 된다. 독특해서 즐길 수 있었다. 도전 과제가 있었는데, 촬영을 길게 해서 신체적으로 좀 힘들었다. 새로운 경험이었다.
 
이번 작품은 슈퍼히어로 뿐 아니라 '매트릭스'나 '인셉션' 등에서 보여준 시각 효과가 많이 들어있다.
ㄴ 케빈 파이기(이하 파이기) : 영감은 물론 원작 코믹스에서 나왔다. 우리는 MCU를 통해 관객이 기대하는 것을 넘어서길 원한다. 코믹스에 나오는 영감을 다 활용하고자 했다. 거기서 나오는 영감의 원천은 깊이가 있고 환상적이다. 이런 시도를 통해 MCU가 어떤 존재인지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모든 차원을 다루는 것이 앞으로 우리의 목적이 될 것이다.
 
스콧 데릭슨(이하 데릭슨) : 시나리오를 쓰면서 영화 팬으로, '닥터스트레인지'의 원작 코믹스 팬으로 접근했다. 원작은 한 차원 다른 것인데, '닥터 스트레인지'가 슈퍼히어로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구가해다. 상상하지 못한 마법과 힘의 세계는 다른 차원을 열어줬다. MCU의 팬으로 마블 영화가 좀 더 의외의 차원을 건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일러스트레이션의 시각화는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았다. 1960년대에 영화로는 실현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실현할 수 있게 됐다.
 
   
▲ 틸다 스윈튼(왼쪽)이 '에인션트 원'을 맡았다.
 
다양한 캐릭터를 해왔는데, '에인션트 원'은 원작 캐릭터의 설정과는 다르다. 어떻게 준비했나?
ㄴ 틸다 스윈튼(이하 스윈튼) : 스콧 데릭슨 감독에게 질문을 돌리고 싶다. 배역 조정은 감독님이 하셨고, 그 배역을 수락했을 뿐이다. 나는 '예스'와 '노'로 답한 것 같다.
 
데릭슨 : '에인션트 원'은 조정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1960년대 원작에 나오는 '에인션트 원'은 미국의 '스테레오 타입'을 보여줬다. 동양에 대한 환상과 고정관념을 반영했다. 그것을 영화에 반영하기 싫었다. 하지만 원작의 등장인물 요소 중엔 꼭 필요한 요소가 있었다. 마법적이고 신비로운 캐릭터이면서,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승 자격으로 필요한 등장인물이어야 했다. 그래서 원작은 남성이지만, 여성으로 바꾸게 됐다. 원작에서 나왔던 것 중에 유머러스한 요소들이 있었다. 여성으로 바꾸겠다고 생각한 이후엔 틸다 스윈튼 외엔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출연을 제안했다.
 
스윈튼 : 스콧 데릭슨 감독과 케빈 파이기 프로듀서가 아주 나이가 많은 사람이라고 설정해서 할 수 있다고 했다. 내 일상생활, 성격과 겹치는 게 있다고 봤다. 오랜 시간을 살았고, 평범한 사람과 다른 관점을 가진 캐릭터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2018년 개봉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합류한다고 들었다. 합류 소감을 들려 달라.
ㄴ 컴버배치 : '어벤져스'의 어떤 슈퍼히어로가 나오는지 잠시 생각해보겠다.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토르', '헐크' 등 다 나올 텐데 기대가 된다. 솔직히 코믹스와 나의 관계를 말한다면, 유럽에 다니면서 마블과 DC 코믹스 모두를 섭렵했다. 또한, 마이클 키튼이 출연하고 팀 버튼이 감독을 했던 '배트맨'을 보면서 세상이 바뀌는 것 같았다. 주제가를 부른 프린스의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는 생각도 했다.
 
영화는 항상 돈을 내고, 팝콘을 먹어가며 열심히 봤다. 스스로 즐기며, 가상의 세계로 빠지는 상상을 했다. 영리한 방법이었다. 도전 과제도 있겠지만, '아이콘' 영화의 일원이 되어 행복했다. 의상, 무대 디자인, 제작, 감독 등 각층의 전문가들과 함께 촬영 내내 너무나 즐겼다.
 
   
▲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불의의 사고로 절망에 빠진 천재 신경외과 의사가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깨닫고 세상을 구원할 능력을 얻게 되는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설국열차'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재미가 없는 캐릭터는 연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어땠나?
ㄴ 스윈튼 : 마블의 큰 특징으로 여러분도 모르는 것이 하나 있다. 나도 합류 전에는 몰랐다. 가족 같은 것인데, 케빈 파이기 대표 때문이었다. 진정한 리더가 아닌가 싶다. 영화 찍는 것은 유치원에 가는 느낌이었다. 가담하는 것 자체가 기쁘다. 영화를 선택할 때, 내가 정말 기대가 되는 작품이 아니면 안 한다. 어울리고 싶은 사람이 없으면, 영화를 찍고 싶지 않다. 작은 영화라도 수년간 영화 홍보를 위해 돌아다녀야 하는데, 밤에 술 마시고 아침밥을 먹을 수 있냐도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영화 촬영은 정말 행복했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대부분이 세트 촬영일 텐데, 촬영할 때 힘들지 않았는가?
ㄴ 스윈튼 : 모든 영화를 찍을 때, 보지 못하는 것을 믿어야 할 때가 많다. 눈앞에 볼 수 없는 것을 상상하고, 믿고 연기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항상 연기하는데, 더 극대화된 것이 이번 영화 같다. 예를 들어, 위에 지구 행성이 떠 있다고 설명을 들으면 믿어야 한다. 그게 화면으로 구현되는 것을 보면 놀랍다. 그냥 아이가 되어, '상상 놀이'를 하는 것 같다.
 
컴버배치 : 나 역시 마찬가지다. 틸다 스윈튼과 매즈 미켈슨과 연기할 때, 사방이 다 그린 스크린이었다. 그린 스크린에 둘러싸여 연기해야 하는데, 방향 감각을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MCU의 놀라운 점은 액션의 한가운데에서 우리가 항상 등장해 표정 하나하나를 잡아내는 것이다. 우리 몸이 왜곡되는 때도 있어서, 둘러싸고 있는 벽이나 거울이 왜곡되면 같이 왜곡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실사 액션을 카메라 앞에서 계속 해야 한다. 렌즈를 쳐다보면서도 하고, 옆에서 거울이 지금 깨지고 있다고 하면 거울을 쳐다봐야 한다는 것도 복잡했다.
 
홍콩 거리를 재현한 세트를 예로 들면, 복잡한 세트였다.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실제 홍콩 거리인 줄 알았다. 딤섬을 먹는 식당도 있고, 인쇄소도 있었다. 그리고 스토리보드가 잘 되어 있어서,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신비로운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깊이 있는 토론을 하고 나서 연기를 해야 했다. 그래서 정말 어려웠다. 현실을 바라보고 있지만, 우리가 믿지 못하는 현실이었다.
 
   
▲ 다양한 시각효과가 '닥터 스트레인지'에 등장할 예정이다.
 
MCU 영화가 많이 나와서, 이제는 지겹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ㄴ 파이기 : 질리는 관객분들도 있겠지만, 마블에 있는 분들은 관객보다 더 질려버리게 된다. 이번이 14번째 MCU 영화다. 중요한 것은 다른 슈퍼히어로 영화와 차별화하고 유니크하게 만드는 점이다. 그래서 '닥터 스트레인지'를 만들었다. '아가모토의 눈'이나 망토를 입고 있는데, 왜 슈퍼히어로라고 묻는다면 마블 코믹스 원작이기 때문이다. 만약 마블 코믹스가 아니면, 새로운 장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코믹스 영화, 슈퍼히어로 영화라기 보다 개개인이 등장하는 새로운 장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도, 관객도 재밌다고 말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싶었다.
 
컴버배치 : 질려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미디어 발전'의 시대다. 사람들은 새로운 영화를 보고 진화할 것이다. 영화는 재발명의 연속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나 장르가 계속 펼쳐지고 있고, 진입하지 않은 새로운 장르로 들어가는 것이 우리 영화다. '코멘테이터' 역할을 한다고 본다.
 
데릭슨 : 영화의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말한다면, 영화가 존재할 때부터 장르는 존재했다. 슈퍼히어로 영화는 최근 생기지 않았고, 30년 전부터 생겨났다. 끝날 것 같았던, 서부영화도 아직 나온다. 1990년대 슬래시 호러 장르가 한참 인기 있을 때, 더는 안 보겠다고 지겨워해도 계속 나오고 있다.
 
한국영화는 '한류'라는 완전히 새로운 물결을 창조했고, 전개했다. 장르를 재발명하고 진화해야 한다. (편집자 주 : 스콧 데릭슨 감독은 인사말을 통해 "한국영화가 최근 20년 동안 세계 최고인 것 같다"며 "한국영화 팬"이라고 말했다) 슈퍼히어로 영화가 질린다면, 당연히 똑같은 영화만 만들기 때문이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고, 완벽히 새로워야 한다.
 
스윈튼 : 질린다는 것은 절대 나쁜 게 아니고 좋은 징조다. 관객은 결의를 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다. 지겨워한다는 것은 긍정적 징조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끊임없이 나아지는 것이고, 그것을 향해 갈 것이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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