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임영주 개인전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가 22일까지 스페이스 오뉴월에서 열립니다.

임영주는 종교, 믿음, 신비주의 등 현대미술이 보통은 기피해온 주제를 대담한 언어로 다루는 작가입니다.

그 중에서도 불교, 개신교, 천주교, 유교와 같이 제도화된 거대 종교가 아니라, 흔히 '미신'으로 단정되고 배제된 종교문화나 컬트적인 믿음의 현상 속으로 거침없이 들어가는데 부패한 컬트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과는 별개로, 개인의 정신적인 생활에서 '미신'(또는 믿음)이 성립하는 아주 복잡하고 깊은 동기들이 그녀의 관심사라고 합니다.

임영주 작업의 파괴력은 종교, 사회관계, 직업 등등의 모더니즘적 외연이 보기보다 훨씬 더, 유약하고 엉뚱하며 전근대적인 세계들 위에 서있거나 그로부터 끊임없이 위협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는 데 있습니다.

이번 전시 '오늘은편서풍이불고개이겠다'에서 작가는 '믿음'과 대립되는 과학과 자연 관측에서 그와 유사한 '믿음의 구조'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전시를 구성하는 돌, 바람, 별 등의 자연물을 흉내내는 사운드, 영상 설치는 자연을 모방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 본질적 물성을 의도적으로 지우고 혼재시키는데요.

이는 과학적 관찰과 관측의 대상인 자연을 통해 인간의 인지능력 자체에 대해 반문하며, 공기의 기압과 기온이라는 불확신의 상태를 최첨단의 과학적 기술력을 동원해 예측 가능하도록 한 '오늘의 날씨'가 '오늘의 운세' 만큼이나 어떤 '믿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2016 신진미술인 전시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열렸습니다.

   
▲ 달은 인간을 갉아먹고 인간은 달을 가린다, 기록영상, 2016
   
▲ 테스트_물질, 기록사진, 가변크기, 2016
   
▲ 테스트_힘, 기록사진, 가변크기, 2016

[글]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사진] 서울시립미술관

주요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