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현 시대의 미학과 예술계의 민낯을 그대로 엿보여주는 공연이 펼쳐진다.

 
11월 5일부터 1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피카소 훔치기'가 열린다. '피카소 훔치기'는 디트로이트 미술관에서 피카소 작품이 도난당하는 사건을 둘러싸고, 천재 짝퉁 화가였지만 이제는 변호사가 된 아들, 사회주의 예술가인 쌍둥이 누나, 상을 받음으로써 재기하려는 원로 화백 아버지, 예술에 대한 로망을 철석같이 믿는 엄마 그리고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미술관 관장이 벌이는 웃지 못할 가족 코미디다.
 
피카소 작품의 도난사건과 아버지의 미술상 수상을 시점으로 다시 한자리에 모이게 된 가족은 한때 각기 다른 예술적 신념으로 다투고 멀어진다. 가부장적인 가정에서 일어나는 구성원 간의 소통 부재와 그로 인한 고독, 상실감 등을 가감 없이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 가족의 이해와 화해를 유머러스한 실소와 함께 즐기는 '피카소 훔치기'는 유쾌하면서도 감동적인, 예술과 인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피카소 훔치기'는 제목만으로도 흥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희곡이다. 2억 달러나 되는 피카소의 작품을 훔친다는 것은 관객의 호기심과 궁금함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제목이 내포하듯 이 이야기는 예술에 관한 이야기이며, 지금의 우리가 예술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누려야 할지 의문을 제기한다. 상업주의에 훼손되어 예술 작품이 경제적으로 환산되기 급급한 오늘날, 예술의 원론적 존재 이유를 묻는다. 현시대의 미학과 예술계의 민낯을 그대로 엿보게 하는 이 작품은 우리에게 예술이 무엇을 의미하는 가와 관련된 이론적 입장들을 일상의 언어로 이야기한다.
       
원작 '피카소 훔치기'는 지난해 8월 미국 유진 오닐 재단에서 주최하는 2015 내셔널 플레이라이트 콘퍼런스에 최종 선발된 59개 희곡 중 하나다. 지난 51년 동안 매년 창작희곡을 공모해 온 유진 오닐 재단은 2015년 신청된 1,300편의 희곡 중 현 사회의 정서와 세계관을 담은 우수작 59편을 선별해 미국 연극계에 내놓았다. 약 8개월 동안 낭독과 심의, 수정을 거쳐 '피카소 훔치기'는 그 중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어 지난 1월 미국 캔자스 유니콘 극장에서 초연해 호평을 받았다.
 
한편, 작품을 선보이는 극단 사개탐사는 '그 집 여자', '이단자들', '웰즈로드 12번지', '억울한 여자', '타바스코' 등을 통해 현대 사회와 개인의 문제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보여줬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사회에 대한 시니컬한 시선과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아온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 출신의 박혜선 연출이 작품을 맡았다. 홍원기, 정재은, 김수현, 김주완, 이봉련이 출연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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