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고 1학년 이수민 학생이 영어로 쓴 판타지 소설 'Nebulous'가 인기다. ⓒ 어드북스

[문화뉴스] 최근에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호빗 등 많은 번역 판타지 소설이 많은 독자, 특히 청소년 독자들을 사로잡아왔고 국내 작가들이 쓴 판타지소설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국내 작가가 판타지 소설을 영어로 발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판타지 소설과 영화에 한창 열광할 10대 청소년이 저자라면 다른 저자가 쓴 책에 비해 독자층의 상상적 공감대가 훨씬 높을 수 있을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인 저자가 240페이지 분량이 되는 창작 판타지 영어소설을 썼다고 하면 많은 사람이 놀랄 것이다. 더구나 저자가 한 번도 해외 체류나 유학을 하지 않은 데다 외국어 고등학교 재학생이 아니고, 미래 한국의 과학을 책임질 과학영재를 양성하는 과학고 학생이라면 놀라움과 함께 그 학생과 그 책에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이 책은 과학 이야기가 아니고 순수한 판타지 소설이다. 그 나이의 청소년들에게 감동을 주고 몰입시키는 판타지 소설을 고등학생인 저자가 직접 본인의 상상력과 어휘력을 동원해 써내려갔다.

유년시절과 초등학교 시절에 섭렵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한 상상력이 소설에 아낌없이 발휘된다.

이 책에는 전형적인 멋진 주인공 'Wolfson'이 등장한다. 모든 영웅이 그러하듯 세상의 여러 캐릭터와 교류하고 역경을 겪으면서 그의 경험치는 점점 올라가고 결국 세상을 재난에서 구출하는 역할은 그의 몫이다.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필자는 주인공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선과 악의 구도로 이야기를 풀어갈 것인가 아니면 자연재해 같은 인간에게 어쩔 수 없는 요소를 동원할 것인가를 놓고 갈등하다 후자를 택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일반적으로 소설책을 읽으면 재미있긴 하지만 끝나는 순간 허무한 느낌이 들고, 과학책을 읽으면 머릿속이 꽉 차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재미는 없다. 어중간하게 둘을 섞은 책은 어디까지가 소설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헷갈려서 그냥 소설만 못하다. 이 책에서는 몰입도가 높은 판타지 소설을 주축으로 하고 챕터가 끝날 때마다 '실제 사실(Real Fact)'를 삽입해서 과학 또는 역사적 사실들을 쉽게 접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불특정 다수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설 속에서뿐만 아니라 실제 사회에서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다. 평생 절약하며 모은 돈을 이름 모를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부하는 사람들, 인도의 독립을 위해 단식도 하고 감금당하기도 한 간디, 세계 2차대전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생전 처음 보는 유대인들을 도와주었던 소수의 독일인 등이 그런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의 고귀한 희생이 평화로운 우리의 현재를 만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기억하기는커녕 현대사회 대부분 사람은 개인의 안락한 생활만 추구하며 남을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남을 위한 봉사와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이라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이 오롯이 느껴진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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