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달빛크로키' 배우들의 진솔한 인터뷰
'옥상맨의 슈퍼맨', '참깨라면' 등 2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연극 '달빛크로키'

출처: 으랏차차 스토리, 연극 '달빛크로키'

[문화뉴스 MHN 김민송 기자] 2019년 4월 12일, 사랑의 단면을 이야기하는 연극 '달빛크로키'가 개막한 지 약 넉 달이 지났다. 본래 6월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연극은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공연을 쭉 진행하게 되었고,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달빛크로키'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히 사랑을 논하는 연극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빛크로키'의 배우들을 만나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자신이 슈퍼맨이라고 주장하는 ‘지석’역의 이희원 배우와 권오율 배우, 평범하게 일상을 보내는 것이 꿈인 ‘여은’역의 한지희 배우와 김희성 배우, 불현듯 찾아와 참깨라면을 먹겠다며 전 남친을 찾아온 ‘세경’역의 권진란 배우와 반은세 배우, 그런 ‘세경’을 어이없게 바라보는 전 남친 ‘지훈’역의 이재남 배우와 박중근 배우를 만나 '달빛크로키'의 모든 것을 물었다.

출처: 으랏차차 스토리, 연극 '달빛크로키'

먼저 '달빛크로키'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옥상의 슈퍼맨’ 배우들을 만났다. 연극 '달빛크로키'를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한지희 배우는 “사랑에 관한 관점을 내레이션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위트있게 또는 진솔하게 바라볼 수 있는 격정멜로극”이라고 소개했다. 김희성 배우는 “부부 이야기, 헤어진 연인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외로움을 전달하는 작품”이라 '달빛크로키'를 소개했다. 한편, ‘지석’역의 이희원 배우는 “인물들의 다른 소통 방식으로 인한 사랑의 갈등을 보여주는 연극”이라며 “두 가지 에피소드가 옴니버스로 묶여있어 두 가지 이야기를 한 번에 즐길 수 있고, 내레이션이 인물의 속마음과 속사정 등을 절묘하게 말해주는 독특한 연극”이라 덧붙였다. 또한 권오율 배우는 “옥탑방이란 공간에서 각자 다른 시간 속 남녀 사이 갈등과 사연을 격정적으로 보여주는 연극”이라 답했다.

'달빛크로키'라는 연극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묻자 이희원 배우는 “제작사인 으랏차차 스토리의 공연이 좋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 오디션에 지원했습니다. 지정 대사가 제 마음을 울렸고, 공연을 보니 매력적인 인물과 매력적인 상황 때문에 꼭 공연에 참여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답했고, 권오율 배우는 “으랏차차 스토리의 '형제의 밤'이라는 예전 작품에 참여했었고, 달빛크로키라는 작품을 읽어 본 후에 꼭 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운 좋게도 연출님께서 불러주셔서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한지희 배우는 “2016년에 ‘참깨라면’ 에피소드에서 ‘세경’이란 역할로 달빛크로키를 처음 만났었고, 그 이후 연기를 쭉 쉬었습니다. 우연히 2019년 '달빛크로키'의 오디션 공고를 발견하고 그때의 열정을 되찾고 싶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제목도 좋았고, 제작하는 팀도 좋았고, 딱 제 연령대의 이야기라 오디션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라고 김희성 배우는 말했다.

김희성 배우는 “특별한 일은 아닌데 서로 대사를 분석하고 연습하며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어요. 그러다 두 작품 안에 각 캐릭터와의 비슷한 경험들을 조금씩 섞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네요.”라며 작품을 준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화를 말했다. 이어서 이희원 배우는 “연습 과정에서 제가 헤매니 연출님께서 자기 개인 시간까지 할애하시며 직접 개인 교습까지 해주셨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항상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라며 제작팀에 애정을 표현했다. 한편 권오율 배우는 “작가님과 함께 리딩을 한 적이 있었어요. 독백하는 부분에서 외운다는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독백을 했는데 혼자 엄청 버벅거려서 작가님이 보고 읽지 왜 오버하냐고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있네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한지희 배우는 “작품에 참여하면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사실 매 순간순간이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작품의 매 순간들이 실수의 연속이었고, 행복 그 자체였고, 제게 너무 간절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는 한지희 배우의 표정은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다.

'달빛크로키'의 첫 에피소드, ‘옥상의 슈퍼맨’이 관객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권오율 배우는 “연인 관계 혹은 사회생활 속에서 갈등이 생긴다면 기분 나쁘지 않은 선에서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희원 배우 역시 “말하지 않는다면 오해가 생기기 마련이죠. 이야기라는 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며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희성 배우는 “사랑하는 사람이 누가 되었든 대화를 정말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야 힘든 때가 와도 사랑으로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자기 생각을 드러냈다. 한지희 배우는 “‘옥상의 슈퍼맨’이라는 에피소드는 사랑에 표현이 서툰 우리의 연애를 담고 있습니다. 참는 것이 곧,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하다 보니 서로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고, 그런 작은 다툼들이 어느덧 커져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거죠.”라고 자신이 생각하는 메시지를 말했다. “극 중 인물인 ‘지석’과 ‘여은’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상처를 해결하는 방법이 달랐죠. 물론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도 중요하지만,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법도 중요하다 생각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건 무엇이든 함께 해결해나가려는 의지죠. 혹여나 사랑하는 사람과 다툼이 생겨 지쳐버리고 외로워질 때도 있겠지만, 서로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걸 잊지 않길 바라요. 비 오는 날이나 안개 낀 날도 있지만 눈부시게 아름다운 오늘 같은 날도 있다는 것을요.”라며 메시지를 건넸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최애’ 장면과 대사를 꼽아달라고 하자 김희성 배우는 내레이션의 ”돌림 노랜가?“라는 대사와 ‘참깨라면’ 에피소드의 ”갈 데가 없더라고.“라는 대사를 말했다. 한지희 배우는 ”나도 외로워, 여은아.“라는 대사를 꼽으며 ”그냥 ‘외로워’가 아니고 ‘나도 외로워’라는 말이 이 부부의 사랑과 시간이 담겨있어 마음이 아픕니다.“라며 생각을 덧붙였다. 권오율 배우는 ‘지석’이 ‘여은’에게 가지고 있던 갈등을 꾹 참고 있다가 그동안 답답했고 서운했던 점을 말하는 독백씬을 손꼽았다. 이희원 배우는 ”‘지석’의 과거를 들은 ‘여은’이가 ‘지석’을 꼭 안아주는 장면을 자신의 ‘최애’ 장면으로 꼽았다.

생생하게 진행되는 작은 소극장 공연. 그렇기에 생기는 에피소드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권오율 배우는 “‘옥상의 슈퍼맨’ 상황 속에 ‘여은’이 ‘지석’에게 설마 바람을 피웠느냐며 의심하고 남자 아랫부분을 때리려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맞은 적이 있어요. 아랫배가 너무 아팠는데 티 내면 서로가 너무 민망해질까 봐 티를 내지 않았던 게 기억에 남네요.”라며 자신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한지희 배우는 “리허설을 하는 도중, 제가 입고 온 옷이 화려하고 예쁘다고 ‘참깨라면’ 에피소드의 ‘세경’배우한테 제 블라우스를 뺏겼던 것이요. 하지만 언니를 위해서라면… 줄 수 있어요…”라고 웃음을 자아내는 일화를 말했다. 이희원 배우는 “첫 리딩 날이었어요. 제가 너무 과몰입한 탓에 펑펑 울어서… 첫 만남이었는데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것이 생각나네요. 분명 이상한 애로 봤을 거예요.”라며 풋풋한 에피소드를 말했다. “최종 리허설 때 대사를 건너뛴 일이 있었어요. 대본으로는 거의 한 페이지 정도를 날렸고요… 심지어 당시에는 날린 줄도 몰랐어요. 다음 씬으로 넘어가면서 뭔가 이상하다 싶어 곰곰이 생각해보니 글쎄, 한 장면을 날린 거 있죠? 그래서 첫 공이 정말 많이 떨렸어요.”라며 실수담을 전했다.

작품에 직접 참여하는 배우들이 말하는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김희성 배우는 “누구나 겪었을 만한 평범한 이야기들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 번에 두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손꼽았다. 권오율 배우 역시 “많은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있지만 한 공간, 다른 시간 속 두 남녀의 격정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이라 답했다. 한편 이희원 배우와 한지희 배우는 내레이션을 '달빛크로키'의 매력으로 꼽았다. 두 배우는 각각 “적재적소에 나오는 내레이션, 이 내레이션을 제3의 배우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의 말과 생각은 완벽하게 일치하기 어렵죠. 표현은 괜찮을지언정 내면은 아닐 수 있으니까요. 그 부분을 아주 위트있게 볼 수 있으실 겁니다.”라며 내레이션을 매력으로 손꼽은 이유를 설명했다.

배우들과는 '달빛크로키'의 오디션에 관한 이야기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이희원 배우는 “찢어진 정장 느낌을 내려고 오디션장에 너저분하게 입고 갔습니다. 근데 그것보단 무언가 진심을 보여 드렸던 게 제일 크지 않았을까 싶네요.”라며 오디션 당일의 이야기를 꺼냈다. 권오율 배우는 “오디션을 준비하면서, 아무래도 슈퍼맨 역할이니 그런 이미지를 살려야겠단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멋있게 날아갈 수 있는 법이나 앞머리 한 가닥을 내려볼까,하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였다. 한지희 배우는 “오디션 준비를 하면서 연습실을 대관했었어요.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는데 대사가 너무 안 외워지는 거예요. 잘하고 싶고 꼭 하고 싶은데. 제가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많이 답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라며 고충을 전했다. 반면 김희성 배우는 “특별한 건 아닌데, 오디션 지정 대사가 생각 외로 빨리 외워졌어요.”라고 말했다.

'달빛크로키'의 배우들은 사람들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권오율 배우는 “관객이 저를 봤을 때 항상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달빛크로키' 같은 작품을 많이 참여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을 했다. 한지희 배우는 “좋은 사람이라고 느껴지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지금껏 보여주기 식의 배우였던 느낌이 있어서요. 예쁜 척이나 당당한 척, 잘난 척했던 그런 모습이 아닌, 겉 보다 내면이 예쁜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자신이 되고 싶은 배우의 모습을 말했다. 김희성 배우는 “항상 새로운 작품, 처음 해보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생각해보면 비슷한 느낌의 역할들만 만났던 것 같아서,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또한 이희원 배우는 “'달빛크로키'는 제게 첫 2인극이다 보니 파트너의 소중함을 많이 깨닫는 공연입니다. 앞으로 더욱 동료들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며 자신의 이상향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묻자 김희성 배우와 권오율 배우는 각각 “꼭 보세요! 빨리 보세요! 이렇게 익숙하고도 재미있으면서 감동적인 연극은 진짜 없을 겁니다.”, “좋은 작가와 연출, 배우들이 모여 열심히 준비한 작품이니 더 늦기 전에 오셔서 감동과 웃음을 갖고 가시길 바랍니다!”라며 각자 하고픈 말을 전했다. 또한 한지희 배우와 이희원 배우는 “공연이 끝난 후, 여러분들이 돌아가시는 길에 후회가 남지 않게끔 노력했고, 노력하겠습니다. 사랑에 아직 서툴다 하시는 분들, 사랑에 상처를 받았다 하시는 분들 모두를 환영합니다.”, “짧지만 강한 이야기 두 편을 동시에 보실 수 있습니다. 화려한 무대효과 보단 두 배우의 진심 어린 연기로 말해드리겠습니다. 꼭 보러오세요!” 라며 추천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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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대학로 멜로 연극 '달빛크로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든 외로움을 이야기로 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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