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성열 작가

[문화뉴스] 한국의 '액션 저널리스트' 최승호 감독이 한국, 중국, 일본, 태국 등 4개국을 넘나들며 40개월간의 추적 끝에 드러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실체를 담은 추적극 '자백'의 명장면을 찾아봅니다.

 
먼저 최승호 감독이 간첩 조작 사건과 연관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거침없이 카메라를 들이대며 인터뷰를 시도하는 장면입니다. 최승호 감독은 서울시 공무원 스파이 사건을 비롯해 여러 사건이 조작된 의혹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취재를 시작하게 됩니다.
 
사건의 실체를 파헤쳐가던 최승호 감독은 사건의 중요한 인물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간첩 조작 사건에 대해 사과하실 생각은 없습니까?"라고 물었지만 하나같이 "잘 모릅니다", "저와 관계없는 일입니다"라며 답합니다. 우산을 들추자 웃고 있던 그들의 표정에 객석에서는 분노의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이어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핵심 증거로 내놓은 사진에 의혹을 품은 최승호 감독은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중국 연길을 방문하는데요. 그곳에서 최승호 감독은 사진 속 장소를 직접 찾아가는 것은 물론 사건의 피해자와 함께 있던 사람들을 만나며 집요하게 취재를 진행해 검찰의 주장이 거짓이었음을 밝혀내게 됩니다. "왜 이 사진을 제출하지 않았을까요?"라고 묻는 최승호 감독의 성역 없는 취재와 확실한 증거를 뒤집어엎는 집념은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깁니다.
 
   
 
 
한편, 재일동포이자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 김승효 씨는 1974년 5월 4일 중앙정보부에 잡혀가 강압적인 수사에 몸과 정신에 큰 피해를 보게 됩니다. 가족들은 그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한 번도 듣지 못했죠. 그런 김승효 씨가 "한국은 나쁜 나라입니다. 나는 무죄야"라며 최승호 감독의 카메라 앞에서 말하기 시작합니다.
 
최승호 감독은 "취재를 하면서 김승효 씨 같은 분께서 계시리라고는 처음에 상상도 못했다"며 "그러나 한국 사회의 심연에 깔린, 여전히 작동 되고 있는 것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과거 사건들을 보고 일정한 정도의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관객들에게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에 대해 깊이 느낄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끝으로 영화 '자백'은 영화가 끝나도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여운을 전합니다. 지난 40년간 이어진 간첩 조작 사건 무죄 판결 리스트는 총 95건으로, 세대를 거쳐 지금 현재를 비롯해 특정 기간에 더욱 늘어나는 사건의 양을 보면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전하며 영화가 보여준 것 이상의 의미를 전합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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