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의 영화 '연결고리' #005 '걷기왕'

   
문화뉴스 아티스트 에디터 석재현 syrano63@mhns.co.kr 영화를 잘 알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영화를 보면서 배워갑니다.
[문화뉴스] '영알못' 석재현과 '평점계의 유니세프' 양미르 기자가 이번에 연결고리로 선정한 영화는 '인페르노'와 같은 날에 개봉한 '걷기왕'이다. 두 남자의 선택을 받을 만큼, '걷기왕'의 매력은 대체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관심 있을 법한 '인페르노'를 거르고 남들이 잘 주목하지 않는 '걷기왕' 을 선택한 이유를 알려주었으면 좋겠다. 
ㄴ 아띠에터 석재현(이하 석) : '걷기왕'은 상업영화를 가장한 현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주는 영화였기에 선택했다. 성공해야만 노력이 인정받고, 성취감을 얻지 못하면 "노력이 부족하다", "의지가 없다" 는 식의 편견에 휩싸여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상대방의 기를 꺾어버린다. 요즘 우스갯소리와 비꼬는 식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노오력을 해야 한다" 사회 풍토를 향해 돌직구를 던졌다. 
 
양미르 기자(이하 양) : 일반 상업영화의 틀로 '걷기왕'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선택의 이유가 나온다. 심은경이 연기한 '만복'은 멀미가 매우 심한 소녀다. 그것을 극복하고 '경보 선수'가 되는 과정에서, (물론 등장하지만) 사족과 같은 러브라인도 과하게 들어갈 것이고, 그 러브라인 때문에 주인공은 고뇌에 빠지고, 클라이맥스에선 온갖 눈물을 짜낼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그렇지 않다. '소'처럼 우직하다.
 
   
 
 
이 영화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을 하나 꼽아본다면? 
ㄴ 석 : 담임 선생님(김새벽)과 '지현'(윤지원)의 대화가 아직도 아른거린다. 온 힘을 다해 최신을 다해도 안 되니 적당히 노력해서 공무원이 되어 마음 편히 살겠다는 '지현'의 자세가 사회의 시선과 지적에 기가 죽어 현실적이 되어가는 20대의 자화상이라서 슬펐다. 담임 선생님은 '지현'의 생각과 태도를 보고 벌써 그런 자세를 가져선 안 된다고 말하지만, 그 아무도 만류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 
 
양 : 클라이맥스를 살펴보면, 심은경의 전작 '부산행'이 떠올려졌다. 모두가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선수들은 마치 좀비처럼 걷는다. 심지어 표정도 비슷하다. 그러다 한 명이 넘어지니 여러 명의 선수가 같이 넘어진다. 그런데 주변인들이 하는 말이 참 가관이었다. "괜찮니?"라는 말은 없고 빨리 일어나서 레이스를 하라고 손짓을 다 동원한다. 우리의 경쟁사회를 잘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관객들에게 크나큰 메시지를 던져주는 '걷기왕'의 영화 속 옥에 티가 있었던가? 
ㄴ 석 : 그래도 영화는 영화였다. '만복'이와 '수지'(박주희)가 서울을 처음 가본다고 해서 관객들이 서울을 잘 모를 줄 알았나 보다. 그녀들이 종합운동장까지 가는 길을 담은 장면이 있었는데, 스마트폰 보고 가는데 어떻게 길을 반대로 가는 건가? 그리고 서울 종합운동장이 안산에 있을 줄이야(실제 종합운동장 촬영장면이 안산 와! 스타디움이었다)! '만복'이를 혹사하지 말라!(웃음) 
 
양 :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관객은 알 것이다. 양궁, 수영, 유도, 체조 등 '일반부' 중심의 중계가 그나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전국체전 여자 경보 10km를, 그것도 '고등부' 경기를 스포츠 케이블채널에서 생중계를 한다니. 그것도 리우 올림픽에서 활약한 윤여춘 해설위원이 특별 목소리 출연을 한다니. 아마 그 대회에 뛰고 있는 '이하니'(심은우)와 '나애리'(임연희), 아니면 '수지'가 분명히 차기 올림픽 메달 유력 후보임이 틀림없다. 물론 영화는 영화이니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걷기왕'의 당신들의 총평은? 
ㄴ 석 : ★★★☆ / 되든 안 되든 노오오오오오력하는 이 땅의 모든 남수지 & 이만복, Cheers! 
 
양 : ★★★☆ / '노오력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정반대 시선을 중심으로 한 전개, 노력해도 성공하지 않았으니 미련하다고 외치는 이들에게 보여주는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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