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기의 공연산책] 셰익스피어가 그리는 로마의 공화정, 연극 '코리올라너스'
  • 문화뉴스 박정기
  • 승인 2016.10.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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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발극장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해성 재창작 연출의 코리올라너스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재창작 연출을 한 박해성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출신이다. <십 이분의 일>로 제1회 Project Bigboy 선정, <타이터스>로 CJ영페스티벌 연극부문 우수상, <믿음의 기원2:후쿠시마의 바람>으로 2015년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된 발전적 앞날이 예측되는 연출가다.

<황혼의 시> <십 이분의 일> <타이터스> <아이에게 말하세요-가자지구를 위한 연극> <영원한 너> <천개의 눈> <비상사태> <믿음의 기원 2:후쿠시마의 바람> <유사유감> <믿음의 기원 1> <3분 47초> <자유가 우리를 의심케 하라> <코리올라너스> 등을 연출했다.

<코리올라너스>는 1608년경 쓰여 졌을 것으로 여겨지는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비극이다. 귀족 계층과 민중 계층의 극심한 대립을 갈등의 축으로 하는 이 극의 겉 줄거리는 이 극을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정치적인 극으로 읽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코리올레라너스>는 셰익스피어의 다른 많은 극들처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반민중적인 목소리뿐 아니라 반귀족적 태도까지도 내포한 작품이다. <코리올라너스>는 매우 정치적인 극이지만, 정치극의 차원을 훌쩍 뛰어넘는 셰익스피어의 위대한 비극이다.

셰익스피어가 그리는 로마의 공화정은 시민적 자유의 보장이라는 맥락에서 이상적 정치 체제로서 기능하기가 힘들다는 점을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다. 평민의 정치 적 자유와 공공선의 증진을 위해 시민 각자가 스스로 정치 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골고루 부여되어야하지만, 정치적 권리는 평민은 제외된 채 여전히 소수의 귀족과 호민관들에게만 주어져, 공화정을 지탱하는 기반이 되는 평민의 권리는 볼 수가 없고 정치권력 층의 농단과 부패로 인해 결국은 멸망의 길로 갈 것이라는 제시를 한다. 이처럼 셰익스피어가 그린 로마 공화정은 이상적 정체(政體) 로서 기능할 수 없다는 점을 <코리올라너스> 개인의 생애를 통해 그려내고 있다.

1613년에 쓴 <헨리 8세>가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이었는데 이 연극이 공연되던 글로브 극장에 화재가 나서 이 극장이 소실되고 말았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616년 셰익스피어는 그의 고향 스트랫퍼드 어폰 에이번에서 52세로 타계했다.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비극이 <코리올라너스(Coriolanus)>다. 이 비극은 정치성이 너무 짙다고 하여 그가 살던 시기에는 공연이 되지 않았다. 근자에 이르러 영국 BBC방송에서 제작되고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12월에 국내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경기고등학교 출신 화동연우회에서 <코리올라너스(Coriolanus)>의 한국초연이 이루어졌다.

카이우스 마르티우스는 기원전 500년경 로마 공화정 초기의 유명한 장군이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에도 나오는 인물이다. 그는 당시 로마의 최대 적이었던 라티움 지역의 볼스키 족의 수도인 코리올을 함락시켰다고 하고 하여 코리올라너스라는 이름을 하사받았다. 로마 스키피오 장군이 아프리카 대륙의 카르타고를 격파하였다고 하여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라는 칭호를 얻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코리올라너스는 로마가 강력한 이민족의 위협을 받아 절체절명의 위기에 섰을 때 귀족의 의무로서 전쟁에 출정하여 혁혁한 전공을 세운다. 물론 민중은 환호한다.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은 그는 마침내 집정관으로도 거명이 된다. 귀족들의 집단인 원로원은 대찬성이고, 민중을 대변하는 호민관은 반대한다. 호민관으로는 시시니어스와 브루터스가 나온다. 여기서 브루터스는 시저를 죽인 브루투스와는 다른 사람이다.

호민관은 왜 코리올라너스를 싫어했을까? 이유는 원래 귀족 명문가 출신의 코리올라너스 장군이 지나치게 권력을 많이 가질 것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그래서 호민관은 코리올라너스가 건방져서 민중을 무시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코리올라너스가 집정관이 되지 못하도록 방해 공작을 벌였다. 그 당시는 원로원의 세력은 약해지고 호민관의 세력은 강세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에 호민관의 이러한 작업은 가능했다. 그래서, 코리올라너스는 아예 민중의 적으로 매도되어 로마에서 추방되고 만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전쟁을 승전으로 이끌었는데 자신을 추방시킨 로마에 심한 배신감을 느낀 코리올라너스는 그전에 자신이 쳐부수었던 볼스키 족에게 가서 로마를 같이 치자고 설득한다. 그래서 로마를 공략하기 위해 포위망을 좁혀 함락 직전까지 몰고 간다. 이에 당황한 로마는 코리올라너스의 어머니로 하여금 코리올라너스를 설득하라고 적진에 보낸다.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그런 어머니의 감성 공략은 성공하고 만다. 로마를 치겠다고 하여 군대를 기꺼이 내준 볼스키 족의 오피디어스 장군은 정말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코리올라너스를 볼스키 족 장군들은 칼로 찔러 암살한다.

작품 재창작을 우리 현실에 어울리도록 각색을 했기에 내용전달이 명확한 것은 물론이고, 무대를 세 겹의 원형으로 객석을 배치하고 십자형의 통로와 원형객석 사이의 통로를 동선으로 활용하고 십자형 통로 끝에 높은 연설 대를 배치했기에 관객이 아닌 청중구실을 하도록 연출을 했다. 또한 무대 벽 상층부 전체를 한 바퀴 두른 스크린을 만들어 거기에 시위대 영상과 자막을 투사하고, 시대를 현대로 옮겨 가상의 국가를 로마로 설정했지만 우리의 현실과 방불함을 느끼도록 만들었다. 의상도 현대와 고전이 융합된 복장과 군복을 착용하지만 낯이 익은 의상이라 현실감을 증폭시킨다. 칼 대신 권총을 사용하고 주인공을 암살할 때는 단검을 사용한다. 그리고 호민관 대신 원로원이라 호칭한다.

   
 

강명주가 코리올라너스의 어머니 볼럼니아로 출연해 탁월한 연기로 갈채를 받는다. 선명균이 시시니어스, 신안진이 메니니어스, 최요한이 브루터스, 허정도가 마셔스 코리올라너스, 김훈만이 오피디어스, 변효준이 아드리안, 김 현이 타이터스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이 적역을 맡은 듯 성격창출과 호연 그리고 열연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는다.

무대 조명 김형연, 영상 음향 윤민철, 의상 조상경, 분장 이지연, 사진 장우재, 조연출 무대감독 장한새, 조연출보 이혜리, 기획 이시은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열정과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상상만발극장의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해성 재창작 연출의 <코리올라너스>를 우리 현실에 어울리는 걸작 셰익스피어 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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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박정기 | pjg5134@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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