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9위에서 시리즈 3위로 시즌 마감, 올해 '가장 핫 했던 팀'

▲ 젊은 선수들이 모인 LG는 올해 가장 '핫'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LG트윈스 구단 제공

[문화뉴스]2016 KBO리그 포스트시즌이 이제는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지난 25일을 끝으로 플레이오프가 마감된 가운데, 남은 것은 올시즌 프로야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한국시리즈 뿐이다. 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의 기세를 꺾고 올라 온 정규시즌 2위 NC 다이노스가 1위 두산 베어스를 만나는 일정으로 한국시리즈가 진행되는 셈이다. 정규시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만난 만큼, 누가 우승을 해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프로가 아무리 성적으로 모든 것을 말해준다 해도 이번 2016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핫(HOT)'했던 팀으로 이 팀을 뽑는데 주저하는 이는 없을 듯 싶다. LG 트윈스가 그 주인공이다. 정규시즌 4위로 가을잔치에 진출했던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KIA에 신승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을 비롯하여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정규시즌 3위 넥센에 승리하며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비록 그들의 질주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마감됐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시작으로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LG는 분명 이전보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 팀이었음에는 틀림없다.

'밑바닥에서 4위까지', 누가 그들을 약하다고 했나?

재미있는 것은 이번 한국시리즈가 6차전 이내에 끝난다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긴 경기를 소화한 팀은 LG가 될 가능성이 크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 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4경기를 치르면서 5할 승률(5승 5패. 와일드카드 1승 어드벤티지 제외)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 경기 경험이 적은 영건들이 많았지만, 이를 패기로 극복한 점도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이다. 아니, 오히려 그 '영건'들이 팀을 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올시즌 LG가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라고 평하는 것도 틀린 말이 아니었다.

실제로 LG 양상문 감독은 틈이 날 때마다 전국을 누비는, 몇 안 되는 '학구파' 사령탑이기도 하다. 고교야구 인재들을 보기 위해 휴식일에는 아무 소리 없이 목동구장 한 쪽에 나타나 경기를 보기도 하고, 고려대/연세대 정기전에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 감독의 이러한 행보는 결코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이다.

고교/대학야구를 눈으로 직접 보며,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양 감독의 뚝심은 올해 그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후반기부터 김용의를 톱타자로 자리 잡게 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이천웅과 이형종, 안익훈, 양석환 등을 적재 적소에 배치했다. 아울러 투수진에서는 단 한 번도 마무리 투수를 교체하지 않는 뚝심 속에 임정우를 중용했고, 대기만성형인 김지용의 발굴, 내일이 기대되는 임찬규-이승현의 재발견이 꽤 눈에 띠는 부분이었다. 여기에 군에서 전역할 예정인 젊은 선수들이 다시 합류하고, 여전히 잠재력을 갖춘 유망주들이 1군을 기다릴 경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정상의 자리에서 하위권으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그러나 반대로 하위권을 전전하다가 상위권으로 치고 들어오는 일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일'보다 더 어려운 법이다. 실제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전후하여 확정되는 전반기 팀 순위표는 후반기에도 거의 굳혀지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그 시점에서 한 시즌의 50~60%가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두산과 NC, 넥센의 순위 자리가 거의 변하지 않았고, 하위 3팀 역시 약간의 자리 변동만 있었을 뿐 그 순위에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LG는 그 어려운 확률 싸움에서 살아남아 시즌 4위, 시리즈 3위(포스트시즌 기준)를 기록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시점에서, LG는 포스트시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유광점퍼를 입는 데 성공했고 LG팬들은 지난 10경기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강하다.'라는 캐치 프라이즈가 올해 더욱 빛이 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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