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의 한 시골 마을에 일어난 양 도살 사건

[문화뉴스] 설원이 펼쳐진 아름답고 평화로운 아이슬란드의 한 시골 마을에서 한 사건이 일어난다. 마천루가 가득한 도심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가진 이 외딴 시골 마을에서는 양이 오래전부터 마을 사람들의 생계수단이다. 그래서인지 마을 사람들은 양 떼를 자식처럼 돌보며 가족처럼 살아간다.

 

이 마을에서의 큰 행사는 바로 우수 양 선발대회이다. 이 곳에 주인공 형제도 참여하게 된다. 형 키디와 동생 구미는 40년 동안 키우는 개의 입에 편지를 물려 전달하는 등 서로 말 한마디 섞지 않고 지낸 남다른 사연을 가진 사이이다. 우수 양 선발대회에서 1등을 한 형 키디, 그리고 2등을 한 동생 구미. 어떤 점에서 자신이 진 것인지 비교하는 도중, 키미의 양이 양에게 치명적인 양 전염병, 스크래피를 앓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갑자기 마을은 그동안 애지중지 키워오며 의존해왔던 양들에게 전염병이 퍼짐에 따라 모두 도살하라는 지시를 받고 힘들어한다.

키미와 구미 역시 그들의 양들을 쉽게 보내지 못한다. 그렇게 동생 구미는 몰래 집 지하실에서 몇 마리를 키우고, 형 키미는 양 도살 후 양들의 흔적들을 지우지 못한다. 결국, 동생의 비밀을 알게 된 키미, 양들을 살리기 위해 두 형제는 40년 만의 침묵을 깨고 비밀리에 의기투합하게 된다.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진행되는 영화 '램스'는 굉장히 단순하다. 주인공들의 표정은 메말랐고, 양들은 애교조차 없다. 그 와중 두 형제의 끊어지지 않는 형제애는 웃음을 자아낸다. 유리창을 깬 형에게 편지를 써 반려견에게 물려 보내는가 하면, 만취 상태로 동사 직전인 형을 중장비로 싣고 가 병원 응급실에 내던져놓기도 한다. 감정표현이 둔감하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강한 시골 사람들의 관계를 잘 담아두기도 하였다.

아이슬란드는 조정석, 정우, 정상훈, 김하늘이 출연한 tvN '꽃보다청춘-아이슬란드'를 통해 잘 알려진 나라였다. 이곳의 배경, 그리고 언어를 담은 영화 '램스'는 관광지와는 전혀 다른 한적한 시골 양 목장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아이슬란드 시골 마을을 뒤흔든 두 형제의 특별한 양몰이, '램스'는 11월 3일 개봉한다.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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