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요?

[문화뉴스] 같은 공간, 다른 시간, 하나의 일기장, 이 안에서 작은 로맨스가 펼쳐진다. 태국 영화 '선생님의 일기'는 자연과 감성을 하나로 만들었다. 전기도 없고, 겨우 만들어둔 수도에서는 도마뱀이 나오는 청정 지역에 언제든 떠내려갈 것만 같은 한 수상학교가 있다. 직접 배를 타고 돌아다니며 학교의 개학을 알리지 않으면 아이들은 방치되어 있다. 

그러한 수상학교에 전직 레슬링 선수인 '송'이 임시교사로 가게 된다. 전교생은 고작 5명, 아이들의 마음을 열기란 쉽지 않고, 실수만을 연발하면서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송'은 한 일기장을 발견한다. 바로 이 전 선생님 '앤'이 두고 간 일기장이었다. 자기 자신과 비슷한 점도 있고 그녀의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그는 그녀의 매력에 빠지고 그녀를 보고 싶어 하게 된다. 태풍이 와서 일기장이 망가지면 그 일기장을 필사적으로 구해내며, 그 안에 그녀와 대화하듯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간다. 1년 후, 수상학교로 다시 돌아오게 된 '앤'은 자신의 일기를 보며 '송'을 궁금해한다.

영화 '선생님의 일기'는 두 개의 실화를 바탕으로 완성되었다.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한 한 남성이 우연히 자신의 책상 서랍에서 한 여성의 일기장을 발견하게 되고, 일기장 속 그녀의 매력에 반한 남자가 일기장의 주인을 찾아 결국 결혼에 골인하였다는 이야기와 태국 북부 지역에 위치한 수상학교에서 근무하는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였다. 1년에 걸쳐 두 가지의 이야기를 합치고 영화로 만들어지게 된 계기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상대와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라는 니티왓 다라톤 감독의 질문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서는 현재 우리가 사는 삶에서 벗어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보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는 어설픈 '송'은 스마트한 세상에만 살다가 아무것도 없이 살아간다면 보일 우리의 모습과 닮았다. 틀에 박힌 도시 교육 환경에서의 편안함과 성공을 뒤로하는 '앤'은 진정한 교육애를 보여준다. 그들의 로맨스는 수상학교가 자리한 무공해 청정 지역처럼이나 깨끗하고 사랑스럽다. 쌀쌀한 가을,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 로맨스를 느끼고 싶다면, 11월 3일 개봉하는 '선생님의 일기'를 추천한다.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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