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뮤지컬 '아이다'에 출연하는 민우혁, 아이비, 장은아, 윤공주, 이정화, 김우형이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뉴스] 배우들이 '한 번쯤 꼭 해보고 싶은 꿈의 공연'이라고 말한 그 무대의 막이 열렸다.

 
2005년, 2010년, 2012년 세 차례 한국을 찾아 574회 공연, 55만 관객을 모은 뮤지컬 '아이다' 이야기다. '아이다'는 '디즈니 씨어트리컬 프로덕션'의 엄격한 관리 시스템으로 최고 수준의 배우들만이 참여할 수 있으므로, '꿈의 공연'으로 배우들에게 인식되는 뮤지컬이다.
 
'아이다'는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와 이집트 파라오의 딸인 '암네리스' 공주, 그리고 그 두 여인에게 동시에 사랑받는 장군 '라다메스'의 전설과도 같은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이 작품은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두 국가의 사이에서, 인종차별이 남아 있는 곳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사랑 이야기를 담으면서, 현대적이면서 현실적인 공감을 준다. 1871년 수에즈 운하 개통 기념으로 만들어진 베르디의 동명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사랑을 받는 작품이 됐다.
 
2017년 3월 11일까지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아이다'의 프레스콜이 4일 오후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엔 하이라이트 6곡 장면 시연과 함께, '아이다' 역의 윤공주, 장은아, '암네리스' 역의 아이비, 이정화, '라다메스' 역의 김우형, 민우혁이 참석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 뮤지컬 '아이다'의 박칼린 국내 협력 연출(왼쪽)과 키이스 배튼 오리지널 연출(오른쪽)이 인사말을 남겼다.
 
한편, 하이라이트 시연에 앞서 키이스 배튼 오리지널 연출은 "한국에서 3번째로 '아이다' 연출을 맡았는데, 다시 오게 되어 영광스럽고 기쁘다"며 "외국 공연이나 브로드웨이에서도 5년 동안 연출을 해서, 나만큼 '아이다'를 잘 아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아이다'의 국내 공연이 매번 할 때마다 성공적으로 이뤄졌는데, 더 나은 공연을 만드는 게 목표다. 10년 사이에 한국 뮤지컬 '배우 풀'이 커졌다. 이번 공연엔 1,000여 명의 배우가 오디션을 했는데, 이번에 캐스팅된 배우들이 제일 멋진 배우가 아닐까 싶다"며 환영과 소개 인사말을 남겼다. 배우들의 첫 공연 소감과 캐릭터의 매력을 들어본다.
 
   
▲ '아이다' 역의 윤공주 배우가 한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3일 프리뷰 첫 공연을 펼쳤다. 윤공주, 김우형, 아이비 배우의 소감을 들려 달라.
ㄴ 윤공주 : 너무나 좋은 작품의 첫 공연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었고, 아쉬움도 많이 남았다. 공연 기간이 몇 개월 더 있으니 부족한 점을 채워서, 끝까지 좋은 공연을 하겠다.
 
아이비 : 어제(3일) 긴장이 많이 되어서 청심환 2병을 마시며, '약발'로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다행히도 무사하게, 큰 실수 없이 공연을 잘해냈다는 안도감이 제일 먼저 들게 됐다. '아이다'는 2005년 초연부터 너무나 훌륭한 배우들이 한 작품이다 보니, 비교되지 않겠냐는 그런 생각을 연습하면서 많이 하게 됐다. '내가 부족한데 해낼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 의심할 때도 있었다. 자신감도 없을 때가 있었는데, 연출진, 동료 배우분들이 용기를 주셔서 관객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서 '아이다'가 사랑받도록 하겠다.
 
김우형 : 어제 첫 공연을 했는데, 다들 떨었다. 나도 그랬다. 나는 아파도 아파 보이지 않는 게 단점이다. 다들 '넌 자신감 있어서 안 떨릴 거야'라고 했는데, 엄청 떨었다. 6년 만에 다시 이 무대에 서서 설렘, 긴장감, 한편으론 책임감도 들었다. 최선을 다해 공연을 올렸고, 이 작품이 주는 영감이 있다. 무대에 오르기 전 많이 울컥했는데, 그 에너지를 공연에 많이 소화했다. 앞으로 기대를 해줬으면 좋겠다.
 
   
▲ 장은아(왼쪽), 민우혁(오른쪽) 배우가 'Written In The Stars' 넘버를 부르고 있다.
 
장은아, 민우혁, 이정화는 이제 프리뷰 첫 공연을 펼친다. 3일 첫 공연을 본 소감을 듣고 싶다.
ㄴ 장은아 : 오늘(4일)부터 나는 첫 공연이다. 한 두 시간 정도 남으면 떨릴 것이다.(편집자 주 : 기자간담회는 공연 세 시간 전인 오후 5시에 진행됐다) 열심히 달려온 것처럼, 여러분께 준비한 거 최선을 다해 앙상블 분들, 배우분들과 좋은 공연 올리리라 다짐한다. 꼭 보러오셨으면 좋겠다.
 
민우혁 : 어제 '첫공'하셨던 배우들 긴장 많이 하신 거로 아는데, 나 또한 그랬다. 객석에서 볼 때, 같이 호흡하면서 1막을 본 것 같다. 어느 순간 내가 객석에 앉아서 보는데, 관객 관점에서 바라보게 됐다. 두 손을 모으고 봤다. 옆에 계신 분들이 힐끔 쳐다볼 정도였다. 리허설이나 런스루를 계속했는데도,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는 배우들을 볼 때마다 큰 감동을 했다. 그런 에너지를 나 또한 받았고, 잘 받아서 전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정화 : 어제 '첫공'이 공연으로 본 첫 번째 '아이다'였다. '첫공'이어서 하시는 분도 긴장하고, 바라보는 저희도 긴장했다. 그런데 긴장과 떨림이 잘 안 보였고 공연이 안정적이었다. '첫공'을 보면 보통 힘이 넘치는데, 힘이 넘치면서도 안정적이었다. 그게 다 앙상블 분들의 힘인 것 같다. 다들 안정적으로 하시니 '첫공'할 때 나만 잘하면 되겠다고 했다.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 이정화 배우가 '암네리스'를 연기한다.
 
이집트 장군 '라다메스'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하고자 했나?
ㄴ 민우혁 : '라다메스'가 이집트 파라오의 계승자인 걸 알고 있는데, 그저 왕좌엔 관심 없고 새로운 곳을 찾아 모험하길 좋아하는 '상남자'다. 이 사람이 그저 모험을 즐기는 것만이 아니라, 자기가 짊어지는 무거운 운명을 좀 벗어나고 싶어서 이집트를 떠난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아이다'라는 여자가 나타난다. 이 여자를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자신이 아는 왕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던 것 같다. '라다메스'가 '아이다'를 왜 사랑할까 고민했다. 사랑의 감정을 알고 있어도 설명하기 모호한 부분이 있다. '라다메스'가 '아이다'를 사랑한 이유는 존경심도 있고, 남자가 겪지 못한 여자의 감정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 생각한다.
 
김우형 : 사실 어려움이 많다. 우리가 언제 장군을 해봤겠는가? 무대 위의 연기는 자신의 경험치를 활용해서 표현해야 하는데, '라다메스' 역할은 무대 위에서만 누릴 수 있는 역할이다. 30~40평도 아니고 1,000평 정도 되는 궁궐에서 사는 사람이다.
 
늘 자신감 넘치고, 모험도 하고, 내가 갖고 싶은 여자는 쟁취하려 하고, 귀하게 자랐고, 철부지 같은 부분이 있는 남자다. 그런 요소요소를 어떻게 끄집어내느냐가 어려웠다. 무대에서 거침없이 행동하고 말하는 남자가 '아이다'라는 노예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 게 로맨틱하다. 현실은 그런 점이 어려울 것이라 감성적으로 잘 표현해야 할 텐데 잘하는지 모르겠다. 끝까지 노력하겠다.
 
   
▲ 김우형 배우가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암네리스'는 철부지 공주에서 여왕으로 성장하는 캐릭터다. 어떤 방향으로 연기하려고 했는가?
ㄴ 이정화 : 정신을 차리는 캐릭터라고 해야 할까? 아이비 언니가 하이라이트 시연으로 보여준 'My Strongest Suit' 넘버부터 '암네리스'가 등장한다. 공주로 걱정 없이 살아왔고, 좋아하는 '라다메스'만 바라보는 발랄한 캐릭터다. 오로지 걱정은 "'라다메스'가 날 사랑하는 걸까?"이다.
 
그러다 '아이다'와의 관계를 보고, '내가 늦었구나. 내가 아무 생각 없이 살았구나'를 깨닫고 차분해지고, 여왕으로 멋있어지려는 캐릭터다. 나는 차분한 성격이라 변화도 중요하겠지만, 내면의 발랄함을 꺼내려고 노력했다. 평소 생활도 그래서 즐거워졌다. 삶이 막 즐거워졌는데, 그것을 무대에서 발현하도록 노력하겠다.
 
아이비 : 나는 반대로 여왕이니까 차분해져야 했다. 정화 씨가 차분해서 부럽다. 나는 술도 안 마셨는데, 술을 마신 것처럼 분위기가 '업' 되어 있어서, 발랄한 역할은 곧 나 자신이다. 이 작품은 '암네리스'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극을 이끌어가는 해설자 역할도 하는데, 결단하는 평화주의자이기도 하다.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받아 평화를 보여주고 싶은 역할로 변신한다. 이 캐릭터엔 카리스마도 있어야 한다. 사실 내 목소리가 발랄한데, 죽이면서 하는 게 좀 어렵다. 많이 배우고 있다. 그런 모습을 정화해서 연기해야 하는 정말 매력 있는 역할이 아닌가 싶다.
 
   
▲ 아이비가 '암네리스'의 넘버인 'My Strongest Suit'를 부르고 있다.
 
끝으로 '아이다' 역할의 두 배우는 캐릭터를 어떻게 보여주고자 접근했나?
ㄴ 윤공주 : 대본에 충실히 하는 편이다. 누비아 공주로 강인하면서, 사랑에 빠진 모습을 보여준다. 나라와 사랑 사이에서, 사랑을 하면 안 되는 '라다메스' 장군을 사랑하게 된다. 그 중간에서 정말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이나 갈등이 드라마 상황에 많이 녹아있다고 생각한다. 그 상황에 집중하고 캐릭터에 맞춰 표현하는 것 같다.
 
장은아 : 윤공주 언니 말씀대로 대본에 답이 다 있다. 접근했던 단계들이 나름대로 있다. 가장 먼저 어떤 캐릭터를 만드느냐가 있다. 공주의 자세, 공주가 가지고 있는 특징들이 완전히 대놓고 나오진 않는다. 그래서 공주의 내면, 드러낼 수 없는 감정과 이면을 보여줘야 해서 고민을 많이 한다. '아이다' 캐릭터에 대해 관객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점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어렵긴 하지만, 여러분께 '아이다' 캐릭터가 왜 입체적인지 이해시켜 드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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