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리뷰] 연말연시 스트레스는 잠시 잊고 보기 좋은 연극 '톡톡'
  • 문화뉴스 이민혜
  • 승인 2016.11.08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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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강박증을 가지고 있을까?

[문화뉴스] 200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의 초연으로 10년 동안 유럽에서 큰 사랑을 받아 온 연극 '톡톡'이 국내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대학로에서 공연된다. 스트레스가 일상인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약간의 강박증 하나씩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연극 '톡톡'에서는 각기 다른 강박증을 지닌 이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상담소에 모이면서 한시도 평화로울 수 없는 상황을 보여준다.

"'X자식!' 아닙니다. 고의로 그렇게 말씀드린 건 아닙니다" - 프레드 (서현철, 최진석)

말할 때마다 욕을 할 수밖에 없는 이 병은 틱이라 불리는 뚜렛 증후군 현상 중 하나이다. 스스로 조절하기 힘들며 갑작스럽고 단순하다. 반복적인 동작을 하는 운동틱이나 소리를 내는 현상인 음성틱이 있는데 '톡톡'의 '프레드'는 원치 않지만 찰진 욕을 내뱉는다. 어릴 때부터 놀림을 당하고, 병을 고치려 애썼지만 나을 수 없었던 프레드는 사람들과 어울렸던 적이 없다. 하지만 반면에 어쩌면 시원하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13개월 반, 410일, 9,840시간, 590,400분, 35,424,000초나 기다렸다고!" - 벵상 (김진수, 김대종)

강박 증상에 의해 모든 물체나 동작의 수, 걸음 수나 시간 등을 계산해야만 하는 병이 있다. 숫자에 집착하다 보니 자폐증으로도 보일 수 있는 이 병으로 인해 이혼까지 당한 '벵상'은 가장 현실적이며 오히려 가장 똑똑해 보인다. 오히려 병처럼 보이기보다는 그 두뇌가 부러워지기도 한다.

"두 분 손에 세균이 있어요. 제 눈에는 세균이 보여요" - 블랑슈 (정수영)

자꾸만 창문을 열어야 하고, 매번 손을 씻어야 하고, 남들과 악수조차 할 수 없는 병이 있다. 결벽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옷과 가방 등 그녀의 소품들은 모두 하얀색이다. 요즘은 초미세먼지나 다양한 전염병들이 많은 탓에 어쩌면 블랑슈처럼 조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겠다. 

"하느님 아버지. 우리 집 가스, 수도, 전기를 다 끄지 않고 나왔으면 어떡하지?" - 마리 (정선아, 김아영)

많은 일을 하고, 많은 것들을 보고 접하면서 현대인들은 건망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알치하이머 병이 생기기도 한다. 방금 했던 말과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불안하여 생기는 확인 강박증은 현대인의 불안 심리를 잘 보여준다. 

"제 이름은 릴리예요. 제 이름은 릴리예요" - 릴리 (이진희, 손지윤)

슬픈 사연으로 인해 무조건 두 번씩 말을 하게 된 릴리는 동어 반복증을 가지고 있다. 말 되풀이 병이라고도 불리는 동어반복증은 투렛증후군과도 비슷하고 확인 강박증이랑도 비슷하다. 하고 싶었던 말을 하지 못하고 담아두었기 때문에 결국 두 번씩 말하게 된 것이 아닐까?

"저도 들어가고 싶은데…여기는 바닥에 선이 너무 많아요" - 밥 (김지휘, 김영철)

이름은 BOB, 나이는 33세, 직장은 AIA, 헤어스타일은 5:5, 좋아하는 색은 무지개의 가운데 색인 녹색. 그의 모든 것은 대칭이고 대칭이어야만 한다. 그런 그는 선을 두려워하여 바닥에 선이 있으면 밟지 못한다. '톡톡'에서 나오는 등장인물 중 가장 공감도도 적을 수 있고, 말로 웃길 수 없으므로 행동으로 표현해줘야 하는 역이기도 하다. 

우리 주변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욕을 입게 달고 사는 사람, 깔끔한 체를 하는 사람, 자꾸만 확인하고 싶고 했던 말을 또 하게 되는 불안 심리, 계산에 집착하는 사람, 대칭 집착과 선에 대한 공포 등을 겪는 사람들이 생각외로 적지 않게 존재한다. 하지만 보통 그런 사람을 보며 우리는 함께 공감하지 않고 나무라기만 한다.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중요하다. '톡톡'을 통해 연말연시 유쾌한 대학로 코미디 연극도 보고 자기 자신의 문제점을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져보면서 상대방을 생각하는 가치에 대하여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문화뉴스 이민혜 기자  pinkcat@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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