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뮤지컬 '청춘밴드제로'가 15일 개막을 앞두고 언론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12월 31일까지 대학로 세우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청춘밴드제로'는 배우들이 직접 악기 연주를 함께하는 콘서트형 뮤지컬로 거대 기획사 사장 '황용'의 압력에 대항하는 락 밴드 '블루스프링'의 이야기를 다룬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간 '블루스프링'에게 과거의 악연을 이유로 근거 없는 혹평을 가한 '황용'과, 그런 그에게 반감을 품은 밴드 리더 '최강인'이 TV 생방송 중 맞붙고, '황용'의 압력으로 인해 활동이 어려워지고 이윽고 밴드의 존속 자체가 흔들리는 위기에 처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뮤지컬 '청춘밴드제로'는 위기의 현실에 놓인 청춘들의 다양한 모습을 '락' 음악이란 소재 안에서 재치있게 풀어간다.

'형제의 밤', '달빛크로키' 등을 만든 대학로의 '믿고 보는' 제작사 으랏차차스토리의 작품으로 여러 차례 공연을 거듭하며 관객들에게 '청춘'의 의미를 다시금 되묻게 한 뮤지컬 '청춘밴드제로'는 최강인 역에 조환준, 유환웅, 이준호, 설사준 역에 박상언, 박승원, 정지오 역에 제희형, 문종민, 오덕원 역에 김권, 남정우, 조미료 역에 이설, 김민지가 출연한다.

11일 열린 프레스콜에선 1막 공연을 통해 작품의 분위기와 후반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조선형 연출과 함께 11명의 배우가 모두 참여한 기자간담회 현장의 이야기를 살펴본다.

   
▲ 좌측부터 조선형 연출, 이준호, 박상언, 제희형, 유환웅, 이설, 김민지, 남정우, 조환준, 문종원, 김권, 박승원

하우스 음악으로 레드제플린 곡이 나오더라. 레드제플린의 락 정신과 극에서 이야기하는 락 정신이 어떻게 부합을 한다고 생각하는지.

ㄴ 조선형 연출: 하우스 음악은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고 있다. 사실 '청춘밴드'가 이모펑크나 하드락, 데스 같은 느낌도 있고 다양한 음악을 한다. 저는 락이라는 음악을 통해 청춘들의 외침, 반항 이런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차용해 공연을 만들게 됐다. 굳이 콕 집어 어떤 밴드의 뭔가를 썼다기보단 반항이나 외침이란 면에서 락의 정신이 우리 공연과 일맥상통하는 맥락이 있지 않나 싶다.

실제 요즘 상황과 거대 기획사를 이용해 권력을 남용하는 '황용'이란 인물이 닮아 보인다. 현실과 작품 간의 이야기가 어떻게 맞닿은 지 궁금하다.

ㄴ 이준호: 요즘 세태가 쉽지 않다. 최근 회자된 인물과 황용이 비슷한 점이 있다. 실제의 그 인물이 더 센 면도 있을거다. 저도 연기를 하면서 좀 더 감정을 이입하기 위해 그런 면을 황용과 비교해보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무대는 보는 이의 해석에 맡기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ㄴ 조선형 연출: 잠깐 부연 설명을 하자면 많은 시련과 오해로 6장에서 멤버들이 다투지만,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잘하는 것을 잘하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우리의 소리를 내고 우리의 일을 하는 것이 복수, 반항이 된다고 생각하며 다시금 밴드의 꿈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은 저희의 예술혼을 세상에 외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작품에선 세계적인 밴드가 되는 희망적인 엔딩을 그린다(웃음).

ㄴ 유환웅: 블루스프링이 ‘청춘’이다. 작품 속에서 '최강인'이 사랑했던 '한나'가 '황용'에 의해 자살을 한다. 황용이란 절대적 권력 앞에 무너지고 싸우고 하지만 대사에도 나오듯 인생은 오디션이 아니라 축제라는 마음가짐으로 우리의 소리를 외쳐보자고 이야기한다.

   
 

사실 요즘 음악 시장에서 락 음악이 인기 있는 장르는 아니다. 이 시점에서 락 음악을 소재로 한 뮤지컬을 관객들이 봐야 할 이유가 무엇일지.

ㄴ 조선형 연출: 락보다는 힙합이 대세다. 하지만 저는 락을 신봉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락은 '클래식'이라고 생각한다. 반항이란 것도, 어쨌든 청년, 청춘들의 외침이란 게 그림, 노래, 연기, 행위예술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락이란 소재를 제가 고른 거고. 꿈을 가진 청춘들에게 꿈을 향해서 계속 정진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공연을 만들게 됐다. 그것에 대한 소재를 좀 강한 락 음악으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다. 작가, 음악감독과 함께 하나의 소리를 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100% 라이브로 하고 있다. 드럼 연주가 상당히 어려웠을 텐데.

ㄴ 이설: 다른 연습들보다 고생했던 것 같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는 밴드 '와우터'(문종민 배우)나 (제)희형 배우도 있어서 많이 도와주셨지만, 연습 때는 너무 칼 같아서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지금은 즐길 수도 있는 단계까지 오른 것 같다.

ㄴ 김민지: 뮤지컬을 한 5년 전까지 했다. 이번 작품 오디션 공고가 떴을 때 드러머 역을 찾더라. 뮤지컬을 쉬고 사회생활을 하다 5년 만에 다시 참여한 작품이다. 전 실용음악을 전공했고 부전공으로 드럼을 배우기도 해서 오디션 공고를 본 순간 '꽂혀서' 뛰어들었다. 결론적으론 연습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하고 싶던 걸 억누르다가 도전했기에 즐기며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결국, 연기든 음악이든 합이 중요하지 않나. 연주에 있어선 앙상블 위주로 하려고 신경 쓰다 보니 완성도도 높아지고 더 즐기며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악기를 전혀 안 배웠다가 '청춘밴드제로'를 위해 연습한 분들이 있나.

ㄴ 조선형 연출: 제희형 배우와 문종민 배우가 원래는 기타리스트지만 연기를 배워서 무대에 오르고 있다. 박승원 배우도 밴드 와우터에서 리더이자 보컬이고 기타를 좀 치고 있기도 하다. 다른 배우들은 '청춘밴드'를 위해서 악기를 배웠다.

연기와 기타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운지.

ㄴ 제희형: 아주 어릴 적부터 기타를 오래 쳤다. 뮤지컬 오케스트라 팀에서 연주를 하다가 배우들의 기를 받아 31살부터 연기를 준비해서 이번에 작품을 하게 됐다. 아무래도 악기를 더 많이 다루다 보니 연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어떤 부분은 비슷하기도 다르기도 한데 지금의 제 생각은 연기가 어렵다.

하고 싶은 일과 가정을 양립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런 부분을 오덕원 캐릭터가 대변하고 있는데 연기하는 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ㄴ 남정우: 저는 만약 어떤 여인이 제 꿈이 된다면 그 꿈을 따라갈 용의가 있다. 아직까진 한 여인을 떠나보냈다. 배우로서 목표와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ㄴ 김권: 저도 결혼을 하면 어쩔 수 없이 꿈을 접을 수도 있겠지만, 그 갈증이 심해져서 밴드에 돌아온 오덕원처럼. 가정도 지켜야 하지만 꿈도 꾸라고 있는 거기에 꿈을 놓을 순 없을 것 같다.

ㄴ 조환준: 서른일곱의 가장 조환준이라고 한다(웃음). 처음에 아이를 가졌을 땐 많은 고민을 했다. 무대 제작, 세트 감독도 하면서 배우를 병행하기 시작했다. 배우만 하면 살 수가 없어서 처음에는 힘들었다. 스텝으로 일할 때와 배우로 있을 때의 스트레스를 양쪽으로 다 받아서 나쁜 생각을 하기도 했다. 가정이 없었으면 나도 좋은 배우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착각. 하지만 사실 전 가족들 안 굶기기 위해, 또 절 자랑스러워하는 가족들이 있어서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문화뉴스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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