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이 벼랑 끝에 몰린 슈틸리케호를 구해내며 대표팀에 2-1 승리를 안겼다

   
▲ 우즈벡에 역전승을 거둔 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제공

 

[문화뉴스] 승점 3점이 필요한 순간 귀중한 역전골이 터졌다. 너무나도 절실했고 필요했다. 시원한 사이다 같은 역전승이었다. 승리의 기쁨도 좋지만 대표팀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했다. 특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메인 전술은 여러 문제점을 보여주며 보완점을 다시금 시사했다. 오히려 교체 투입된 김신욱이 제 역할을 해내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 플랜A가 아닌 플랜B가 빛을 발한 것이다.

대표팀은 15일 밤(한국시간)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A조 5라운드' 우즈벡과의 홈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기쁜 승리다. 승리가 필요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정조준했지만 어딘가 불안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이를 이겨낼 발판이 필요했다. 전반 실점을 내주며 벼랑 끝까지 몰렸지만 어떻게든 승리했다.

우즈벡전 승리로 대표팀은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우즈벡을 제치고 A조 2위로 올라섰다. 짜릿한 홈 경기 역전승이었다. 게다가 후반 막판 결승골까지 터졌으니 금상첨화다. 나라 안팎으로 비보가 날아든 탓에 실망감에 안긴 축구 팬 아니 대한민국 국민에게 시원한 사이다 한 잔을 선물한 경기 결과였다.

승리의 기쁨도 좋지만, 이날 슈틸리케 감독이 내세운 플랜 A는 또 다시 실패의 쓴 맛을 봐야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4-1-4-1 전술을 메인 포메이션으로 내세웠다. 우즈벡을 상대로 최대한 공격적인 경기 운용을 약속한 셈.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전에서 득점포를 맛 본 이정협을 최전방에 내세우면서 2선에는 해외파 손흥민과 구자철 그리고 지동원과 남태희를 배치했다. 한국영과 정우영이 빠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기성용이 나섰다. 포백에는 김창수와 김기희 그리고 장현수와 박주호가 나왔다. 골문은 김승규가 지켰다.

상대를 강하게 흔들고 두드리는 취지는 좋았다. 그러나 답답했다. 생각 만큼 공격 전개가 원활하지 않았다. 기성용이 막히면서 빌드업 작업이 엉망이 됐다. 기대를 모았던 손흥민도 반대쪽의 지동원도 답답한 움직임을 보여줬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공격 전개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정협의 움직임 역시 단조로웠다.

이른 시간 실점은 뼈아팠다. 변화의 시점이 필요한 순간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성공적이었다. 김신욱이 들어가면서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고, 동점골에 이은 역전골까지 나왔다.

진격의 거인이었다. 장신의 키를 활용한 김신욱은 포스트 플레이에서 이점을 보여주며 우즈벡 수비진을 흔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이 계산했던 부지런한 움직임이 아닌 육중한 피지컬을 무기로 상대 수비진을 압박했고, 무너뜨렸다.

김신욱의 진가는 후반 39분 제대로 들어났다. 홍철이 내준 패스를 김신욱이 머리로 내줬고 이를 구자철이 결승골로 연결했다. 구자철의 위치선정과 골 감각도 좋았지만 김신욱의 포스트 플레이가 다시 한 번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결과는 2-1 승리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전술은 실패했다. 적어도 아시아 무대에서는 피지컬이 좋은 김신욱을 활용한 전술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날 슈틸리케호는 감독이 생각했던 패스 플레이가 아닌 크로스 플레이를 통한 제공권 싸움이 승리 요인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플랜A가 아닌 플랜B가 제대로 먹힌 것이다.

문화뉴스 박문수 기자 pmsuzuki@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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