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제24회 정영한 개인전, '예술가의 초상_Portrait of Artist' 시리즈
2019년 제24회 정영한 개인전, '예술가의 초상_Portrait of Artist' 시리즈
  • 문화뉴스
  • 승인 2019.09.18 13: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20일부터 30일까지, 평택 북부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
출처: 평택시청

[문화뉴스 MHN 김은노 기자] '이음새를 이탈해 버린 우리의 시간'에 관한 숙고는 윌리엄 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햄릿(Hamlet)'(1599~1601)에서 자크 데리다(Jacque Derrida)의 '마르크스의 유령(Specters of Marx)'(1993)으로, 그리고 동시대 미술가 정영한이 그의 근작 '이미지, 時代의 斷想 아이콘'(Image, fragment of the time–ICON)으로 수 세기를 거듭하며 이어지고 있다.

오늘을 사는 우리의 시간 즉 ‘컨템퍼러리(contemporary)’를 데리다의 방법대로 쪼개어 읽어보자면 일시적인 순간들(temporary)의 합(con)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데리다가 그의 저서 『마르크스의 유령』에서 종종 언급했던 햄릿의 시간, 역사적 흐름에서 절대적이고 영속적인 진리의 존재에 대한 물음은 컨템퍼러리 또는 동시대라는 단편적이고 변화무쌍한 시간 속에 얽히고설켜 있다. 

 

출처: 평택시청
출처: 평택시청

정영한의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개념이 있다면, 그것은 오늘 또는 우리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정영한은 1990년대 중반 이후 '現代-理想의 喪失(The Present age-Loss of Ideal)' 연작을 시작으로 '現代-21世紀 風景(The Present age-21st C. Landscape)' 연작, '우리時代 神話(Myth of our time)' 연작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이미지, 時代의 斷想' 연작에 이르기까지 그의 작품의 철학은 언제나 시간을 향한 예술적 상상력에 기대어 있다.

이번 정영한의 개인전은 '이미지, 時代의 斷想-아이콘(Image, fragment of the time–ICON)' 연작으로 그가 스스로 'Portrait of Artist : “You Are My Hero! (예술가의 초상, 나의 영웅들에게 헌정하는 그림)'이라고 부르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이미지, 時代의 斷想-아이콘'이라는 작품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역사를 넘어 오늘날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예술가들을 그려내 보여준다.

 

출처: 평택시청
출처: 평택시청

정영한의 '아이콘' 연작은 2007년부터 '우리時代 神話-아이콘'이라는 명제 아래 앤디 워홀(Andy Warhol), 마릴린 먼로(Marilyn Monroe), 오드리 햅번(Audrey Hepburn) 등 오늘날 ‘신화’로 존재하는 20세기의 우상들의 초상으로부터 출발한 것으로, 21세기 미술가인 그에게 시공간을 초월하여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유령들에 대한 회화적 해석이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오늘 정영한이 그려내고 있는 아이콘은 시간의 경과에 비례하여 한층 깊은 예술의 역사 속 유령들로, 그림의 소재 또한 직접적인 초상화의 형식뿐만 아니라 예술가들을 상징하는 무언가 이른바 ‘아이콘의 아이콘’이라는 점에서 그의 해석이 회화라는 방법론적 틀을 밖에 있는 철학적 입장과 연구자적 태도까지 끌어들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요기사


 

출처: 평택시청
출처: 평택시청

이러한 지점에서 'Portrait of Artist : “You Are My Hero!”' 전시는 군중들의 높은 지지율에 의해 신화가 된 히어로(hero) 또는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가 아닌 ‘초(超)-영웅’이라고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마치 오늘날 그 자신 또한 유령이 된 데리다가 그의 저서 곳곳에 겹겹이 텍스트로서 위치시켜 둔 유령들과 같이, 정영한은 ‘그림’으로써 ‘오마주(hommage)’라는 방식으로 그의 영웅들을 우리의 시간 속 아이콘으로 살아 숨 쉬게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정영한은 오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아주 작은 단편일지도 모를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 그리고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등 별이 된 예술가들을 ‘초-영웅’으로 되살려 시공간을 뛰어넘은 존재감 보여주고자 한다.

 

출처: 평택시청
출처: 평택시청

나아가 이번 개인전의 신작들은 ‘아이콘의 아이콘’을 그리는 수법을 통해 그림 속 대상, 모델 또는 이미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창조적 영감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것으로부터 정영한은 그의 ‘영웅’ 각각이 가지고 있는 상징들을 알레고리적 맥락과 연결함으로써 다양한 방식으로 축적되어 온 이미지의 역사와 동시대를 보는 눈의 조우를 유도한다.

결국 'Portrait of Artist : “You Are My Hero!”' 전시는 우리의 시간에 함께 호흡하는 한 사람의 예술가가 급변하는 시간의 지층을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의 산물이자, 그 스스로에게만 집중되어 있던 예술적 에너지를 타자와 사회적인 것으로 확장하려는 노력이라는 지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출처: 평택시청
출처: 평택시청

또한, 작품 곳곳에서 묻어나는 미술가 정영한의 진정성 어린 모험정신과 구도자적(求道者的) 자세는 우리의 시간 속에서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유령들의 컨템퍼러리에 대한 존재론적 고찰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나아가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자신이 그려 보이는 '아이콘'이 오늘을 사는 사람들과 아주 유쾌한 만남을 가지기를 기대한다는 미술가 정영한의 바람처럼, 'Portrait of Artist : “You Are My Hero!”' 전시는 어느 미술가가 쪼개놓은 시간의 이음새 사이에 그 틈에 채워진 상상 그 이상의 의미를 발견해내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Noella. K. Chung (Art Critic & Independent Curator) -


 
MHN 포토
문화뉴스 | press@mhns.co.kr

독자와 공감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겠습니다.

영화
미술·전시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