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피오르의 김성민 작 임후성 연출의 비극의 일인자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김성민은 희곡 <개고기 숲> <비극의 일인자> <술에 취한 두 남자><안심> <최선의 목적> <훨훨> <우주의 물방울 너는 영원해> <표절작가> 등을 발표 공연하고, 조선일보 신춘문예당선(2004), 신작희곡페스티벌당선(2006), 창작 팩토리 희곡당선(2012), 아르코창작기금 수혜(2015), 공연예술창작산실 대본공모에 당선한 미모의 여류 극작가이자 극단 피오르의 대표다.

임후성은 희곡 <저쪽 풍경> <터널 아래 카페> <3일> <소나기> <물 위의 글씨> <단 한 번의 아이>를 발표공연하고, <저쪽 풍경> <개고기 숲> <비극의 일인자> <라르고> <우주의 물방울 너는 영원해> 등을 연출해, 2013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우수작품제작지원에 선정되고, 2014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연극우수작품 재공연지원에 선정, 2015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 2015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우수작품재공연지원에 선정된 연출가다.

무대는 무대 중앙에 다섯 자 폭과 이십 여 자 길이와 세자 높이의 높은 대를 세로로 놓고 대 앞에는 투명한 아크릴 판을 벽처럼 부착시켰다. 이 긴 대는 출연자들이 회전을 시켜가며 장면변화에 따라 사용을 한다. 삼면 벽은 촘촘한 테이프 같은 재질로 둘러싸여 그 테이프를 열어젖히고 출연자들의 등퇴장을 한다.

극의 도입에 초로의 노벨상수상작가와 부인의 등장, 그리고 작가와 인터뷰를 하려는 여기자의 질의와 작가의 귀찮아하는 듯한, 응답에 관객의 관심이 집중된다. 작가는 부인과 20여 년 전에 사별한 것으로 소개가 되지만, 무대에는 부인이 등장해, 작가와 대화를 하고, 계절과 날씨는 물론 주변 해변의 풍경까지 묘사가 된다. 여기에 작가 자신 같기도 하고, 다른 인물 같기도 한 젊은 작가가 등장한다. 그는 비극의 일인자가 되려는 야심을 갖고 있고, 그도 부인이 있지만, 부인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듯싶고, 작가는 외출중 공원에서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을 한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꽃 모자까지 쓴 미모의 여인과 만난다. 서로 상대에게 호감을 느껴 두 사람은 가까이 다가서지만, 사실 그 여인은 와병중인 남편을 살해해, 그의 시신을 분쇄해 트렁크에 넣어, 바닷물에 버리려고 나타난 것으로 설정이 된다.

   
 

노벨상을 수상한 작가와 비극의 일인자가 되려는 작가는 서로 마주치는 일은 없다. 그리고 두 인물 다 과거와 현재를 혼동하는 듯, 노 작가는 20년 전 사별한 아내와 대화를 나누고, 게다가 첫사랑의 소녀까지 대면을 하면서, 그 모습 그대로라느니, 여전히 예쁘다느니,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소리를 내뱉는다. 젊은 작가 역시, 부인 이외의 여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도록 연출된다. 그리고 과거 첫사랑의 소녀 역시 이미 저 세상으로 간 것으로 소개가 되니, 죽음이 비극의 소재인지, 죽음을 비극의 소재 일위로 삼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단원에서 젊은 작가는 죽은 부인의 일로 가슴아파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등장한 부인과 포옹을 한다. 노벨상 수상자는 부인과 마찬가지로 죽은 인물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연극은 끝을 맺는다.

상처(喪妻)를 한 경험이 있는 인물에게나, 오랜 병마에 시달리다가 세상을 하직한 부인이 있는 관객에게는 이 연극은 비극이라기보다는 가슴을 파고드는 슬픔으로 다가서는 공연이다.

   
 

김태훈과 김준삼이 노작가로 더블 캐스팅되어 출연해 더할 나위 없는 호연을 보인다. 주수정이 노작가의 부인으로 출연해 독특한 성격설정과 호연으로 극의 분위기를 환상처럼 이끌어 간다. 문형주가 여자 1과 2로 출연해 역시 발군의 기량과 관능적인 몸매로 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킨다. 장우정이 첫사랑의 여인으로 출연해 이른 봄에 핀 예쁜 꽃망울 같은 모습과 상큼 발랄한 연기로 남성관객의 시정을 끌어들인다. 김나미가 젊은 작가의 병든 아내로 출연해, 상처한 남성들의 서글픈 추억을 이끌어 내지만 그 아픔이 비극이 아닌 하나의 아름다움으로 간직되기를 바라는 듯 치유 적 표현을 한다. 노창균...이렇게 젊고 미남에다가 뛰어난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있었다니...젊은 여성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킴은 물론 연모의 숨결소리가 극장 여기저기에서 들려나올 정도로 그의 등장은 주목과 찬탄을 받는다.

무대디자이너 이윤수, 조명디자이너 유은경, 조명크루 김보미 장효철 염광일 윤희원 황성희, 의상디자이너 강기정, 분장디자이너 김수연, 프로듀서 김성민, 음향 임후성, 조연출 김동형, 소품 임서현, 영상 하형주, 사진 박종명, 그래픽디자인 김우연, 기획 공연기획 감탄사 등 제작진과 기술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단 피오르의 김성민 작, 임후성 연출의 <비극의 일인자>를 명작연극으로 창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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