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구 지도중인 김성근 감독 ⓒ 한화 이글스 제공

[문화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전무후무한 통합 4연패로 2014 한국프로야구가 막을 내린 가운데 모든 구단이 마무리 훈련까지 마친 현재 벌써 내년 시즌을 기대하게 하는 팀이 있다.

'5886899' 바로 한화 이글스다. 최근 7년간 PS 진출에 실패한 한화는 야신 김성근 감독을 데려오며 내년 시즌 PS 진출 또는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과거 김성근 사단으로 불렸던 코치들이 대거 합류하였고 FA 권혁과 송은범을 잡아왔다. 그야말로 구단이 전적으로 김성근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내년 시즌 성적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과거 SK에 부임한 첫해와 현재 한화의 팀 사정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타선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당시 SK에는 박재홍, 이호준, 정근우, 이진영, 최정, 박경완 등으로 최강 타선을 꾸렸다. 이진영과 정근우를 테이블 세터진에 넣었고 박재홍, 이호준, 최정 등으로 이어진 중심 타선에 안방마님 박경완이 팀을 이끌었다. 때에 따라 조동화, 박재상을 번갈아가며 외야에 포진시키기도 했고 나주환을 리그 탑 유격수로 만들었다.

한화 역시 별반 다를 게 없다. 이용규, 정근우의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진에 피에, 김태균, 최진행 등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타 팀에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원조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김성근 감독이 만나 어떤 조화를 이뤄낼지가 더욱더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문제는 마운드다. 위 표는 김성근 감독이 SK 첫해 꾸렸던 선발진이다. 원 투 펀치인 레이번과 로마노가 29승을 합작했고 뒤이어 채병용이 11승.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던 송은범이 6승에 그쳤지만, 선발과 불펜으로 전천후 역할을 해줬고 김광현은 데뷔 첫해 정규시즌에선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KS에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한화 역시 2007년 SK처럼 외국인 투수가 대박을 터트릴 수가 있다. 최근 전 롯데 투수였던 유먼과 계약을 한 한화는 유먼이 첫해 보여준 위력적인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먼은 지난해 무릎 부상을 안고 뛰었다. 투수에게 있어 무릎은 어깨보다도 더 중요한 부분이다. 국내 첫해 보여줬던 모습을 보여줄지는 아직 미지수란 뜻이다. 또한, 토종 선발진은 올 시즌 팀 내 미래 에이스로 평가받았던 이태양과 유창식이 현재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여기에 김혁민은 입대, 스윙맨이었던 윤근영의 KT행. 송창현은 어깨 수술로 내년 5월에나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FA 송은범과 배영수가 가세했지만 2007년 송은범과 2015년 송은범은 분명 차이가 있다. 올 시즌 역시 4승 8패 7.32로 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했다. 배영수 역시 마찬가지다. 푸른 피의 에이스라 불렸던 배영수는 지난 15년간 124승을 기록한 삼성의 레전드다. 하지만 최근 7년간 보여줬던 성적은 56승 54패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다. 더 심각한 점은 이 기간 피안타율이 .301였다는 점이다. 삼성의 강타선과 짜임새 있는 타선을 등에 지고 던질 때와 그렇지 않은 한화의 타선을 등에 지고 던질 때는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기에 제아무리 타선이 10점을 뽑아 준다 해도 11실점을 하면 패배 하게 돼 있다. 불펜 역시 마찬가지다. 신구조화를 이뤘던 과거 SK 불펜은 이 때문에 벌떼 마운드를 완성할 수가 있었다. 확실한 추격조, 필승조, 특급 마무리까지 모두 갖춘 SK는 사실상 패전조는 없었다 해도 무방하다.

반면 한화의 사정은 다르다. 지난해 안영명-박정진-윤규진의 '안정진' 트리오가 시즌 중반 이후 쏠쏠한 활약을 보인 것이 전부다. 권혁의 가세로 조금은 힘이 실렸다 하나 아직은 부족한 점이 더 많다. 또한, 어린 선수들의 성정은 매우 더디다. 확실한 셋업맨, 확실한 마무리가 절실한 상황인 한화다. 데뷔 이래 가장 힘겨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김성근 감독이 과연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을지 벌써 다음 시즌이 기대되고 있다. @문화뉴스 스포츠칼럼니스트 박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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