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FORNASETTI 포르나세티 특별전(부제: PRACTICAL MADNESS)이 22일부터 내년 3월 19일까지 DDP 동대문디자인플라자 M1 배움터 디자인전시장 B2에서 개최된다. 그럼 '피에로 포르나세티'와 그의 작품들에 대해 '포르나세티 특별전 스케치'로 간략하게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다. 이 전시는 밀라노의 포르나세티 아카이브에서 선정한 1300여 점으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더 많은 작품과 그에 대해 알고 싶다면 직접 전시장을 방문하도록 하자. 포르나세티 특별전은 2017년 3월 19일까지 전시된다.

▲피에로 포르나세티 Piero Fornasetti

화가, 조각가, 판화가, 디자이너, 수집가, 스타일리스트, 숙련된 장인, 갤러리스트, 전시 홍보 담당자 등 그를 수식한 단어들은 매우 다양하다. 어릴 때부터 독서광이자 디자이너였던 그는 다른 사람의 간섭보다 자신의 선택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는 사람이었다. 그는 당시 모더니즘 시대의 정제되고 단순한 형태를 받아들이면서도 현재의 디자인 사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풍부한 상상력과 유머, 꿈, 환상을 작업에 표현하였으며, 약 13,000여 점의 오브제와 장식품을 통해 보인다. 현재 포르나세티의 수장이자 창의력의 원천인 바르나바 포르나세티는 아버지의 유산을 성실히 지켜나가며 포르나세티의 감성을 현대의 디자인과 결합한다.  

   
 

▲ICONS 대표작들
관람객들은 전시장에 입장하면서 장식장과 병풍 그리고 테이블에서 펼쳐지는 포르나세티의 상상력으로부터 환영을 받는다. 원래 지오 폰티가 디자인했던 이 장식장은(사이드보드, 바, 그리고 책상의 역할을 해내는 교집합) 다음에 피에로 포르나세티가 더 정사각형 모양으로 만들면서 더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소량으로 제작한다. 이 구조를 더욱 중립적이고 다용도적으로 만든 이후, 피에로 포르나세티는 문과 캐비닛을 설치하고 내부 장식 역시 더욱 극적인 진화를 통해 신선한 시각으로 놀라움을 표현한다.

   
 

▲BIBLIOPHILE 책 애호가

이 전시장은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서적에 대한 열정에 헌정하는 공간이다. 피에로 포르나세티는 평생 책과 잡지, 그가 미학적으로 영감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하는 이미지 자료와 응용미술 관련 문서를 수집했다. 그는 몇 가지 서적을 인쇄하거나 제작하기도 했으며 또한 캐비넷이나 테이블, 병풍, 벽지, 직물 등을 장식하는데 책의 패턴을 사용했다.

▲THE CULT OF THE BLACK LINE 검은 선에 대한(혹은 검은 선을 위한) 숭배

연필과 펜, 인디언 잉크로 그려진 드로잉에 대한 애호를 시작으로 포르나세티는 음각기법, 석판화, 목판화, 드라이포인트 동판기법, 그리고 모노타입과 같은 여러 가지 기법을 연구하는 것에 빠져들었다. 곧 그는 피에로 포르나세티 예술 출판사를 설립하게 되고 당대 최고의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 카를로 카라, 알베르토 사비니오, 루치오 폰타나, 자코모 만추, 알리지 사수, 그리고 유진 버만 등과 함께 작업한다.

▲OF PAINTING AND DRAWING 페인팅과 드로잉의 공간 (혹은 페인팅과 드로잉을 위한)

그가 브레라 예술학교에 입학했을 당시, 과도하게 아방가르드한 실험과 장발주의 운동에 대항했던 예술운동-리턴 투 오더(질서 회귀 운동)와 이탈리아 예술운동-노베첸토 이탈리아노가 주장하는 전통적인 페인팅의 가치를 목격하면서 그는 이미 그 시대 예술에 대한 논쟁에 매우 숙달해 있었으며, 또한 노베첸토 이탈리아노의 중심 인물들 역시 그의 인쇄소 때문에 포르나세티를 정기적으로 방문했다.

   
 

▲FORNASETTI AND PONTI: TWO REAL ITALIANS 포르나세티와 폰티: 이탈리아의 진정한 인물

포르나세티는 당시 밀라노 트리엔날레의 감독이자 건축가였던 지오 폰티 주최의 젊은 작가를 위한 경연에 그의 실크 스카프 몇 가지를 출품했다. 이 경연은 도자기류나 다기 세트를 위한 경연이었으므로 포르나세티의 실크 스카프는 수상 대상에서 제외되었지만, 이 계기로 1950년대와 60년대 가장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졌던 지오 폰티와의 우정과 협업이 시작됐다.

   
 

▲VARENNA VILLA 바렌나 별장

바렌나에 있던 집은 20세기 초반 포르나세티의 아버지가 작고 가파른 부지에 지어놓은 그의 가족을 위한 여름 별장이었으며, 피에로 포르나세티는 그곳에서 보이는 호수의 페인팅과 드로잉을 즐기며 여러 차례 휴가를 즐겼다. 공간과 규칙에 대한 이해가 보이는 장식을 새기고, 그만의 이미지와 오브제, 수집품을 극적으로 표현하며 건물의 외관과 내부를 마음껏 채워 개조했다. 따라서 그의 취향대로 두 개의 거주지를 독창적으로 확장하고 손질할 수 있었다. 그 결과물인 두 개의 집은 건축과 장식, 개인의 취향과 획기적인 감성 간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제가 됐다.

▲WUNDERKAMMER 수집가의 방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열정 중 하나는 바로 수집이었다. 그의 상점이 다양하고 독특한 물건으로 채워진 바로크의 분더캄머를 닮은 것도, 또 그가 자신을 비정형의 수집가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검소한 재정 상황이 허락하는 한, 나는 모양과 품질이 만족스러운 모든 물건을 모으기 시작했다.", "나는 물건을 사랑한다, 또 그것을 소유하고 싶어 하다가 결국 그것을 몇 년 동안 소유하게 되고 연구하고, 또 잊어버리고, 결국엔 새로운 물건을 만들기 위해 그것을 희생한다 (생략). 나는 이 물건들을 내가 사랑해온 방식처럼 그대로 사랑해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 양도하는 것도 좋아한다. 그래서 그들이 감정을 생산하고 또 아이를 낳는 것을 절대 멈추지 못하도록."이라고 말한다.

   
 

▲STANZA METAFISICA 형이상학의 방

저명한 스탄자 메타피지카는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가장 표현적이고 거대한 병풍이다. 여러 해석과 기로, 복도, 오르막길, 내리막길, 계단 그리고 사다리의 비현실적인 상상의 연속이 살아 움직이며 흑백의 장식으로 이루어져 대략 50센티미터 너비와 2.5m 높이의 32개 패널로 구성된다. 이 병풍은 공간 안에 또 다른 공간으로 설치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자체적으로 명상을 위한 공간으로 변형된다. 포르나세티는 본래 자신의 좀 더 현대적인 작업 방식을 예고하기 위해 빈방에 검은색 카펫을 깔고 작고 빨간 쿠션을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예술과 삶, 양식, 그리고 영성을 느낄 수 있는 환경으로 계획했다.

▲A PLACE FOR UMBRELLAS 우산을 위한 공간
이러한 유형의 포르나세티 작업물은 이성적인 형식에 대한 우선순위를 유지함과 동시에 그의 자유로운 창의성을 실험하며 1950년대 초반부터 1970년대 사이에 제작됐다. 포르나세티는 당시 변전소에서 단열 용도로 쓰인 원통형의 매조나이트 나무자재 튜브에 심취해 있었으며 그러한 튜브를 다양한 지름과 높이로 때론 램프 받침대, 휴지통, 우산꽂이 등으로 변형해보기로 한다.

   
 

▲TRAYS: HOW TO SERVE A DREAM 트레이: 꿈을 담아내는 방법

피에로 포르나세티 작업이라는 거대한 레퍼토리에서, 트레이는 진정으로 디자인의 다양함에서나 형태와 양식에 있어 가장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트레이의 여러 가지 변형을 제외하고서라도 트레이 장식의 숫자는 이미 460개가 넘고 트레이의 양식은 총 8개의 직사각형, 4개의 원형, 4개의 타원형의 형태로 구성된다.

▲TEMA E VARIAZIONI Tema e Variazioni (주제와 변형들)

포르나세티의 폭발적인 창의력의 생성 요인의 기저는 수집이다. 자신이 수집하는 물건을 속속들이 이해하는 수집가는 보통 사람들이 절대 꿈꾸지 못할 이것의 가능성을 느낀다. 어떠한 특정 주제를 다양하게 변형하는 것은 포르나세티 작업 대부분을 대변하는 방식이다. 계속해서 변형하며 재생산되는 그의 주제로는 태양과 손이 있겠지만, 주제와 변형들 (Theme and Variations)이라고 불리는 시리즈는 가히 그의 이러한 작업방식의 진정한 대표작이다.

▲IMAGINATION RELOADED (상상력은 새롭게 거듭나고)

작업실이 곧 집이고, 몽상적인 공기로 가득한 곳에서 자란 바르나바 포르나세티는 그의 아버지와 함께 1980년대부터 작업하기 시작했다. 그는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곁에서 힘든 시간을 인내하며 버텨주었던 마지막 장인들로부터 작업의 비법들을 전수받았고 그때부터 그는 포르나세티 아카이브를 성공적으로 유지했다. 그뿐만 아니라 장인정신을 실현하는 작은 규모의 제조회사와의 라이선스를 통한 협업과 대기업과의 협업, 석판화로 꾸며진 장식용 쟁반이나 가구 등에서 알아챌 수 있듯이 아카이브의 패턴을 다시 편집하거나 재창조하고, 나이젤 코츠(Nigel Coates)와 같은 현대 디자인계의 거장과 재기발랄한 협업을 끌어내며 현대의 디자인 감각에 맞추어 소통이 가능한 상품들을 제작했다.

   
 

▲CINEMA 시네마

다방면의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는 명망 있는 사진작가, 혁신가, 실험자, 연구가인 토니 메네구조는포르나세티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밀라노 트리엔날레 디자인 미술관에서 바르나바 포르나세티와 함께 기획하고 주최한 포르나세티 전시회와 피에로 포르나세티의 세계에 헌정하는 그의 최근 작품, 일상의 경계로 부터를 "총애하는 작품 중에서 선정한 인내의 만트라 염주"라고 표현한다.

패션계에서 오랜 기간 이룩해온 성공적인 커리어 이후, 현재의 그는 건축과 디자인 사진에 몰입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여태껏 개인이나 그룹 전시 등을 통해 전 세계에서 선보여 왔으며 국제적으로 유명한 사진, 패션, 생활, 디자인 잡지로 발간되거나 서적으로 출판됐다.

문화뉴스 김민경 기자 avin@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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