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바야흐로 이제는 거대 미디어가 아닌 콘텐츠가 트렌드를 선도하고, 지금은 크리에이터의 시대인 것은 분명합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이 있죠. 영상 퀄리티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아주 좋은 '꿀 보이스'의 소유자가 있습니다. 달달한 목소리로 게임 속 숨은 이야기와 사건 사고를 전해주는 이 남자. 화려하진 않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매력의 소유자, 게임 전문 크리에이터 홍개 님을 모시고 이야기 나눠봅니다.

▶ 진 행 자 : 이우람 (문화뉴스 편집장· 마포 FM_100.7MHz 이우람의 트렌드픽업쇼DJ)
▶ 패 널 : 김도연 PD(영상콘텐츠 컨설턴트), 시선 작가(SNS 캘리그래퍼)
▶ 게 스 트 : 게임 크리에이터 홍개 님

(▶) 버튼을 누르면 이번 인터뷰 전문을 육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ㄴ 유튜브에서 게임 대한 스토리와 사건·사고 등을 영상으로 만들고 있는 홍개입니다. 지금은 오버워치 영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고그 레전드와 같은 다양한 게임 스토리에 도전해 볼 예정입니다.

마포 FM 홍대 인근에는 자주 오시는지?
ㄴ 자주 온다. 많은 추억이 깃들어 있는 장소다. 어떤 추억인지는 좀 이따 말씀드리겠다.

도연 PD와 시선 작가가 게임 크리에이터 홍개 님에 대해 소개해주기 바란다.
ㄴ 도연 PD: 게임 MCN, 게임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어떻게 플레이하느냐'를 먼저 생각해왔는데 게임의 스토리에 대한 리뷰를 하는 것도 인기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프런티어선구자) 크리에이터가 아닌가 싶다.
ㄴ 시선 작가: 홍개 님 영상을 봤는데 정말 매력 있더라.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직접 게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매력의 소유자인 것 같다.

   
▲ 홍개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 출처

본인에 대한 평가를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ㄴ 이렇게 좋은 평가를 하실 줄 생각도 못 했다. 그런데 사실 '프런티어(선구자)' 역할은 이미 많은 분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내 방식대로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 같은 소스와 스토리를 가지고 홍개만의 가장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활동명이 굉장히 특이하다. '홍개'라는 이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
ㄴ 원래 게임 세계에서 악역 이미지로 유명한 '용개(Dragondog)'라는 분이 있다. 그분 때문에 블리자드 게임에 입문하게 됐을 정도로 팬이다. 그래서 이름을 비슷하게 지었다. 본명에 '홍'이 들어가니까 나는 '홍개'로 지었다.

영상 퀄리티가 상당하다. 혹시 현업 PD 출신인가
ㄴ 음, 만약 2016년에 크리에이터가 이렇게 유명한 직업이 아니었다면 게임 PD라고 얘기했을 것 같다. 하지만 게임 크리에이터가 맞다.

최근에 유튜브에 본인 소개 영상을 올렸다. 거기에 보니 과거에 음악을 했다던데?
ㄴ 고등학생 때 음악을 하고 싶어서 학교를 자퇴하고 음악을 시작했다. 홍대에 살면서 한 3년 정도 힙합 음악을 하고자 노력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됐다. 나한테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다. 바로 고향에 내려가려고 하다가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우연한 계기였다.

이런 영상을 통해 얼굴과 과거를 밝힌 이유는 무엇인가
ㄴ 게임 스토리를 리뷰해주는 '홍개'라는 사람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것을 해 왔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

얼굴이 공개된 후 기사가 나간 것 때문에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고
ㄴ 그 기사 때문에 어떤 일이 있었냐면, 그 기사를 부모님이 보셨다. 나보다 먼저 보셨다. 그리고 전화를 하셨는데 "우리 아들 성공했구나"라고 하시더라. 유튜브를 취미 생활 삼아 하고 있다가 강제적으로 '직업'이 되어버렸다.

본인 소개 영상에 보면 과거 다소 거칠었던 방송활동 얘기가 나온다. 지금처럼 차분하게 방송하게 된 계기가 있나
ㄴ 처음 방송을 시작한 게 18살이었다. 당시 아프리카TV에서 방송했는데 그때엔 욕설과 자극적인 내용으로 방송하는 BJ가 인기 있었다. 그 콘텐츠로 인기는 얻었지만, 문득 '이걸 부모님이 보시면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고 회의감이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깨끗이 방송을 하려고 노력하게 됐다.

옛날 모습을 그리워하는 시청자들도 있을 텐데
ㄴ 거친 옛날 모습을 그리워하고 지금 영상이 재미없다고 하시는 분들에게 내 포부를 전하고 싶다. "차라리 옛날로 돌아와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지금처럼 깨끗하게, 떳떳하게 방송하면서 더 잘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 홍개 얼굴이 공개된 사연을 다룬 기사

현재 소속사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계약하게 된 건지 궁금하다.
ㄴ 샌드박스 네트워크에 소속되어 있다. 회사 창립 당시 내가 들어가고 싶다고 먼저 프러포즈를 했었다. 방송 활동에 대한 동기가 필요했다. 그런데 처음엔 거절당했다. 그 후 2년이 지나고 나서 회사에서 먼저 계약 제의 메일이 왔다. 그렇게 함께하게 됐다.

현재 홍개 유튜브 채널의 주력 콘텐츠는 게임인가?
ㄴ 그렇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게임 콘텐츠에 집중할 예정이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가장 많이 했고 잘한 것이 게임이다. 내가 제일 잘하고 잘 아는 것을 해야 하지 않을까.

오버워치 게임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다룬다고 했는데,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나
ㄴ 게임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유저들끼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게임상에서는 규모가 달라진다. 규모도 커지고 비현실적이랄까. 현실에서는 만져보기도 어려운 '억' 단위의 사기 사건이 생긴다든가, 캐릭터를 죽이는 사건도 일어난다.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게임상에서 실제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게임의 스토리와 사건·사고 콘텐츠 외에 다른 콘텐츠는 어떤 걸 생각하고 있나
ㄴ 현재 게임 2~3개 정도를 주력 아이템으로 잡고 있는데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게임의 스토리를 정리해보고 싶다. 누구든지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이 하나씩은 있지 않나. 그 게임들을 모두 다뤄보고 싶다.

유튜브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70만 조회 수를 기록한 콘텐츠가 있다던데.
ㄴ 각자 다른 채널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었다. 처음엔 친구가 나보다 구독자 수가 훨씬 많았다. 친구가 "야 넌 나한테 안 돼" 이런 말을 했는데 거기에 발끈해서 "조회 수 10만 건짜리 영상 만들어온다"는 호언장담을 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때 올린 영상이 조회 수 70만 건을 기록했다.

자고 일어나니 조회 수 70만 건을 기록했는데 기분이 어땠나
ㄴ 그 영상을 올린 날 잠자기 전 새벽까지는 조회 수가 1,000건이었다. 그런데 자고 일어났더니 20만, 하루가 지나고 나니 50만이 늘어났다.

편집 기술이나 소셜미디어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준 조력자가 있다던데 어떤 분인가
ㄴ 크리에이터 잉여맨이라는 분이다. 그분을 만났을 때가 음악을 그만두고, 고향에 내려가기까지 두 달이 남았을 때였다. 그런데 방송을 제대로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그분에게 직접 연락을 했다. 그랬더니 나를 본인 집으로 불러서 '유튜브라는 게 어떤 것이고 어떻게 방송해야 하는지'를 모두 알려주셨다. 그리고 이사에 필요한 돈도 빌려주셨다.

현재 운영 중인 채널이 어떤 게 있나
ㄴ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지금은 운영하고 있지 않다. 아프리카TV에서 진행되는 개인 방송 형식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예전 아프리카TV에서 활동했던 과격했던 모습을 지우고 싶었다. 유튜브 구독자는 75,000명 정도 된다. 페이스북은 개인 계정으로 소통용으로 이용하고 있다.

게임 플레이어가 아니라 해설로 콘텐츠 방향을 설정한 이유는 뭔가
ㄴ 게임을 직접 하는 것보다 내레이션을 하는 게 더 재미있고, 멀리 봤을 때 그게 내 꿈에 더 가깝다고 판단했다. 영화는 리뷰하고 평점을 매기는 분들이 있지 않나. 나는 게임에 있어서 그런 역할을 하고 싶다. '홍개가 하는 말이라면 믿을 수 있지'라는 말을 듣고 싶다.

목소리만 듣고 최소 20대 중반일 거라고 생각했다. 원래 성격도 방송과 많이 다른가?
ㄴ 목소리와 유튜브 영상만 보고 내가 '심하게 '착할 거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나도 평범한 20대 초반의 청년이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서 악플이 달리면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속풀이도 한다.

게임 콘텐츠를 위해서 자주 방문하는 사이트나 읽는 연재물이 있나
ㄴ 위키피디아에 자주 접속한다. 웹 서핑을 통해서 객관적인 사건·사고 자료를 모았다면 위키피디아에서 유저들의 주관적인 의견이나 시각들을 관찰한다.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는지?
ㄴ 대본 작성에 가장 신경 쓴다. 내 영상을 보면 말이 조금 느리긴 하지만 막히는 부분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문맥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작성한 원고를 5번씩 읽어본다. 그리고 또 하나는 발음에 많이 신경 쓴다. 지금 교정기를 하고 있어서 '시옷' 발음이 굉장히 신경 쓰인다.

영상 작업량을 보면 살인적인 스케줄일 것 같은데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ㄴ 3분짜리 영상을 하나 만드는 데에 대본 작성 3시간, 편집 3시간, 업로드 3시간 총 9시간이 걸린다. 그 시간 동안 계속 앉아 있다 보니 허리 디스크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콘텐츠 제작자의 숙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 홍개 게임 리뷰 유튜브 채널

홍개만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ㄴ 같은 스토리라고 하더라도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끼고 몰입도를 느낀다는 것. 내 영상이 대부분 3~5분 분량인데 그동안 긴장감을 유지하고, 지루할 틈이 없도록 만든다. 하나의 영상 속에서도 BGM(배경음악)과 억양을 다르게 해서 재생 시간 동안 긴장감을 주려고 한다.

그럼 그중에서도 특히 남들이 따라 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면?
ㄴ 듣기 편안한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만의 편집 기법? 베가스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편집하는데 화려하게 효과를 넣고 하지는 못한다. 딱 자르고 붙이기만 할 줄 안다. (웃음)

게임 크리에이터 활동 외에 최근 크리에이터 심사위원도 했다고 들었다.
ㄴ 크리에이터 분들이 만든 영상 심사위원을 한 적이 있다. 말만 번지르르한 것 보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드리고 싶어서, 본의 아니게 독설을 하고 왔다. '아무리 좋은 기기, 화려한 기술로 콘텐츠를 만들어도 결국 시청자들이 보지 않는다면 의미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인터뷰 막바지에 이르렀는데, 인생에 목표가 무엇인가
ㄴ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간단하면서도 확실한 목표인 것 같다. 홍개의 좌우명은?
ㄴ 해보지도 않고 해봤다고 하지 말자.

마지막으로 팬들과 인터뷰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ㄴ 많은 분에게 사랑받을 줄 몰랐다. 홍개를 몰랐던 분들, 알고 있었던 분들이 모두 '홍개'가 영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걸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주신 부모님, 정말 사랑하고 좋은 아들 되겠습니다.

게임마다 주요 캐릭터에는 꼭 마법사 캐릭터가 있다. 게임 크리에이터 홍개 님 역시 우리가 게임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법사가 아닐까 생각해보면서 오늘 인터뷰 마칩니다.

문화뉴스 최예슬 dptmf6286@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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