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식 후 로맨스? 제대로 미쳤다
오는 10월 17일 개봉, 권상우, 이정현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출처 : 리틀빅픽쳐스

[문화뉴스 MHN 이솔 기자] 영화 '두번할까요'가 지난 8일 시사회를 통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감독과 배우분들의 고민과 고뇌, 그리고 열연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특히 박용집 감독은 "배우분들의 순발력이 돋보였다"고 할 만큼 배우분들의 애드리브와 상황대처능력이 돋보이는 영화였다고 할 수 있다.

영화는 이혼식을 시작으로 선영(배우 이정현)이 현우(배우 권상우)에게 의지하는 극의 초반부, 그리고 선영과 현우가 상철(배우 이종혁)을 만나는 극의 중반부, 그리고 이 세 등장인물이 서로 알게 되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그려내는 영화의 후반부로 나뉜다.

영화의 초반부는 사건의 구성과 극이 전개되는 방식이 돋보였다. 전개 속도와 방식에는 최소한의 씬으로 최대한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할 수 있는데, 불필요한 회상, 단편적인 사건의 묘사 등으로 시간의 흐름을 정지시키지 않으면서도 선영과 현우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설명하는 데 효과적으로 다가왔다. 감독분의 연출력에 더불어 배우분들의 매끄러운 연기가 이러한 초반부를 전개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초반부 아쉬웠던 점은 명태의 역할을 꼽을 수 있다. 명태는 이혼식의 사회를 보는 현우의 절친한 친구인데, 극 초반부터 경쾌하고 가벼운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감독의 시도는 좋았으나, 아직 캐릭터가 확립되기도 전에 '너무 지나치게 웃음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초반부터 명태라는 인물이 아닌, 배역을 맡은 '배우 정상훈'의 캐릭터성에 의존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어 아쉬웠다.

 

영화의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사운드와 연기가 돋보였다. 로맨스라는 장르가 사실 큰 변화를 꾀하기가 어렵다. 다른 장르보다 연인 두 사람의 행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SF영화나 스릴러 영화들처럼 큰 사건이 일어나거나, 엄청난 계기로 인해 눈을 사로잡는 사건을 묘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로맨스장르에서 중요시되는 심리 묘사를 배우들의 표정과 행동 그리고 상황이라는 세가지 요소를 통해 재미있고 웃기지만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마저 더했다. 특히 상철과 선영, 그리고 현우가 한 자리에 모인 상황에서는 웃기지만 웃을 수 없는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이처럼, 사건 없는 긴박감이라는 소재는 특히나 시나리오와 연출에 힘을 쏟지 않으면 안된다. 등장인물 개개인의 감정 묘사는 물론,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상황을 통해 서로간의 관계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연기보다도 그 상황과 연출, 그리고 상세한 전개과정을 그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스릴러 영화를 예시로 들면, 범죄자가 인접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긴장감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로맨스에서는 '두 사람의 다툼'이라는 상황 외에는 큰 긴장을 만들기 어렵다. 이를 '상철에게 드러나지 않은 관계'라는 극적 포인트를 통해 유발하는 연출력에 감탄이 나왔다. 

중반부 아쉬운 점은, 너무 우연이라는 요소에 기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건이 구성되어 있다. 상철이 속옷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점 치고는 상철의 속옷 사랑이나 관련 활동들이 극 내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학교 동문 출신으로 동창회 등의 좋은 소재가 있음에도 이런 극 전개는 살짝 주말 드라마다운 느낌을 줄 수 있다고 보였다. 물론 이러한 느낌을 노린 것이라면 그 나름대로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 리틀빅픽쳐스

영화의 전반적인 모습을 보면 깔끔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으며, 결말부를 생각나지 않게 할 멋지고 유쾌한 장면들이 영화 곳곳에 위치해 있다. 특히 '물'이라는 소재를 새롭게 다룬것이 신비했는데, 영화속에서 대부분 위치하는 '물'이 나오는 씬은 이전까지의 기억(다툼이나 슬픔, 상길감 등)을 잊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이러한 참신한 시도를 통해 몰입감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하나의 사인을 영화속에 넣은 것이 소품 활용 측면에서 인상깊었다.

출처 : 리틀빅픽쳐스

영화의 명장면은 위에서 말한 '맥주집과 뒷골목' 장면, 말죽거리 패러디 장면, 그리고 현우가 짐정리를 하며 옛 기억을 회상하는 장면이 있다.

맥주집과 뒷골목은 회식을 가자는 부장님의 권고에도 회식에서 빠져 선영과 만난 뒤, 회사의 모든 팀원들이 회식 후 우연히 현우와 선영이 있는 맥주집을 찾은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는 부장님을 마주한 선영의 술주정에 웃었고, 현우의 명대사 "서로 마주치지 말고, X나게 쌩까고, 서로 불행하길 바라자고"에서 마음이 아팠다.

말죽거리 패러디 장면에서는 두 주연 연기자인 배우 권상우, 이종혁이 소감을 이야기했는데 권상우는 "이 장면으로 유명해진 만큼, 이번 작품인 '두번할까요'에서도 20년동안 회자될 장면이 나왔으면 한다"는 소감을, 이종혁은 "같은 앵글에 나이만 든 배우들이 똑같이 연기한다는 사실이 웃기고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패러디 장면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는 장면이었다.

마지막 짐정리 장면에서는 정말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인, 가족, 혹은 자녀들에게 느낄만 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앨범을 정리하며 옛 추억을 떠올리던 현우와, 이와 반대로 회상이 끝난 후 비치는 빈 앨범에서는 왠지 모를 쓸쓸함과 미안함, 그리고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리뷰를 하며 다소 진지하게 영화의 구성요소와 장치 등에 집중했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게 무슨소리야'하는 의문이 드는 리뷰일 수 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아 이 말이 그 말로 해석될 수 있구나'라고 느낄 것이라고 확신한다. 단순히 즐거움과 웃음, 그리고 연인과의 추억을 쌓기 위해서도 가볍게 볼 수 있고,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그 주제와 장치, 그리고 연출에 대한 것을 공부하는 측면으로도 볼 수 있는 '볼 게 많은'영화였다. 물론 주연배우들의 명품 연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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