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야에 히잡, 니캅, 차도르를 쓴 아랍 아미 "방탄소년단이 우리의 삶을 바꿔놓았다"
방탄소년단 사우디 콘서트 이슬람 문화 정서 고려해 복근 노출, 친밀한 동작은 수정

출처::리야드/연합뉴스, 방탄소년단 아랍 아미 10대 팬

[문화뉴스 MHN 박은숙 기자] 방탄소년단이 11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 사우디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공연을 개최한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10일 오전 두바이를 경유해 리야드에 입성하자 아바야(목부터 발목까지 가리는 검은색 긴 통옷)를 입은 100여 명의 아랍 아미 팬들은 공항을 찾았고, 트위터에는 '#BTSinRiyadh', '#RiyadhWelcomesBTS'란 해시태그가 실시간 트렌딩에 올랐다.

이곳에 모인 팬들은 아바야에 히잡, 니캅, 차도르를 쓴 10~20대가 대부분으로, 12살, 13살의 초등학생 소녀들은 "한국어를 각기 4년, 2년 공부했다"며 수줍게 다가와 서툰 한국어로 인사했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과 보수적인 문화로 미국이나 유럽에서처럼 공연장 인근에 노숙하거나 텐트촌이 형성되진 않았지만, 사우디뿐 아니라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 등지에서 온 아랍 아미들의 열기도 만만치 않았다.

아랍 아미들은 사우디 콘서트에 오는 다른 아미들을 위한 굿즈를 만들고, '멀리 하늘에서 빛난 별이 봤는데, 이제 이 별이 내 옆에 있다', 'BTS ARE OUR HOBI'(방탄소년단은 우리의 사랑이란 뜻)란 글귀의 배너도 제작했다. 같은 날 저녁 리허설 현장 밖에는 아바야를 입은 팬들이 아미봉을 흔들며 멤버들 이름과 "BTS"를 외쳤다. 멤버들이 머문 호텔에도 아랍 아미들이 모여들었다.

3시간 차를 타고 리야드에 왔다는 고등학생 자나(17) 양은 "방탄소년단 음악을 통해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이 내 삶을 바꿔놓았다"고 전했고, 하노프(21) 씨는 "지인을 통해 유튜브를 보며 방탄소년단을 알았다"며 "예전엔 미국 팝이 인기였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K팝이 더 인기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무대는 방탄소년단이 사우디에서 비아랍권 가수 최초로 열리는 스타디움 공연으로, 지난 2016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류 박람회 케이콘에서 공연한 이후 3년 만에 대중문화가 척박한 땅에서의 스타디움 입성이라는 역사적인 첫걸음을 의미한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무대 설비와 시야 확보 등을 고려해 이번 공연을 3만석 규모로 개최하고, 미국과 유럽 등지에선 온라인으로만 티켓을 판매했지만 이번엔 현장 판매를 동시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전에 출연진과 직원들에게 이슬람 문화권에 대한 교육을 여러 차례 진행했으며, 단체로 아바야를 구입해 여성 스태프가 입도록 권장했다. 또 "현지 정서를 고려해 멤버가 복근을 노출하거나, 멤버들의 친밀한 동작은 수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국 아미들도 사우디 공연까지 원정 관람을 오는 열의를 보였다. 10일 리야드 공항 입국장에서 만난 40대와 30대 여성 팬은 "사우디 정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외국인(한국을 포함한 49개국 국적자)에게 관광 비자를 발급하면서 올 수 있었다"며 "온라인으로 신청한 지 30분도 안 돼 비자가 발급됐다. 함께 뜻을 모아 온 아미가 11명가량 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 서울을 시작으로 달려온 투어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며 "감회가 새롭다. 내일 팬들을 만날 생각에 무척 설렌다. 최고의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아랍 아미 "완전히 준비됐다" BTS 월드투어 사우디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공연에 환호 준비!

아바야에 히잡, 니캅, 차도르를 쓴 아랍 아미 "방탄소년단이 우리의 삶을 바꿔놓았다"
방탄소년단 사우디 콘서트 이슬람 문화 정서 고려해 복근 노출, 친밀한 동작은 수정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